손보사, '치킨게임' 승자가 없다…상반기 순이익 모두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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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손보사 순이익 10~30% 급감…손해율 급증 탓
실적부진에도 장기인보험 경쟁…결국은 제살 깎기


장기인보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손해보험사들의 상반기 순이익이 급감했다.ⓒ각사


장기인보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손해보험사들의 상반기 순이익이 급감했다.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이 상승한 상황에서 제살깎기식 경쟁이 실적 하락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426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감소한 수치다. 작년 상반기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에 따른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22.3% 하락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상반기 2565억원에서 올해 1639억원으로 36.1% 감소했으며 DB손해보험 (-31.3%), KB손해보험(-11.6%)도 실적이 하락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3.1% 늘어난 1361억원을 기록하며 유일하게 순이익이 늘어났지만 일회성요인에 따른 것이다. 메리츠화재는 보험영업적자가 1245억원으로 확대됐지만, 채권처분이익으로 인한 투자 영업이익이 1190억원 증가해 보험영업실적 악화를 상쇄했다. 결국 메리츠화재도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부진한 것이다.

상반기 부진한 실적은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상반기 기준 5대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7~87.1%에 달한다. 실손보험도 의료 이용량이 급증하면서 손해율이 115.6~147%에 달한다.

통상 손해율이 높으면 사업비 지출을 최소화하고 자산 운용수익률을 높여 실적 메꾸기를 한다. 하지만 저금리 장기화로 자산 운용수익률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비 지출까지 늘면서 실적 악화에 한 요인이 됐다.

문제는 이런 실적 악화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은 손해율을 반영해 보험료를 올려야 하지만 정부의 입김으로 올해 보험료 인상은 불가능하다. 자산 운용수익률도 저금리가 지속하면서 쉽게 반등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영업 경쟁도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경쟁이 멈추지 않는 한 연간실적 전망도 낮춰야 한다. 전반적으로 2019년 실적은 전년 대비 감액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 더욱이 단순한 비용경쟁이 아니라, 언더라이팅 완화 경쟁을 통한 수익성 하락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신계약 실적에 대한 경쟁이 특정한 계기를 통해 자제 국면으로 접어든다면 손보사들의 실적 전망은 크게 상향될 여지가 충분하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계기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데일리안 이종호 기자 (2pres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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