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 잔혹한 현실 향한 들끓는 분노 [TV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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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송오정 기자]

'마우스'에서 범죄자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현실을 향한 들끓는 분노가 느껴진다.

4월 8일 방송된 tvN '마우스'(극본 최란/연출 최준배) 11화에서는 범죄자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를 보호한 법과 현실을 리얼하게 묘사했다.

10년 만에 출소한 아동성범죄자 강덕수(정은표 분)는 출소 후 피해자 오봉이(박주현 분)에게 기어이 접근했다. 이를 알게 된 고무치(이희준 분)는 경찰서로 달려가 전자발찌 대응팀에 언성을 높였다. 그러나 이들 역시 강덕수가 일을 벌이기 전까진 법적으로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걸 막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가해자가 피해자를 스토킹하고, 또 다른 범죄를 계획 중이었지만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었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것. 이와 함께 작품은 강덕수가 어린 오봉이에게 계획적이고 잔혹한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심신미약으로 10년을 선고받은 재판,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해도 막지 못하는 현실을 통해 무력감과 울분을 드러냈다.

그런 점에서 오봉이를 비롯한 피해자를 대신해 범죄자에게 격분하는 고무치, 오봉이 과거 상처를 알고 눈물 흘리는 정바름의 모습은 제작진과 대중을 대변하고 있었다. 또한 강덕수는 심신미약이라며, 반성하는 척 감형받고 오봉이는 불충분한 처벌과 보상에 평생을 괴로워하며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는 모습은 솜방망이 처벌과 안일한 사후처리 현실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었다.



이런 현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오봉이였다. 미성년자 시절부터 권투 등 무술 도합 10단이 된 이유는 강덕수가 언젠가 출소할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법과 경찰은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없고, 스스로 보호해야 한단 걸 너무 일찍 깨달은 것이었다.

앞서 방송된 10화에서도 작품은 범죄자를 보호 아닌 보호 하고 있는 현실을 신랄하게 묘사했다. 증거 불충분으로 영장이 기각돼 풀려난 우영철(송재희 분)은 결국 또 다른 연쇄 살인으로 여성혐오 범죄를 이어갔다. 결국 우영철이 법의 철퇴가 아닌 흑화한 정바름에게 목숨을 잃으면서, 범죄자를 대하는 사회의 안일함과 허점이 드러났다.

'마우스'는 범죄자를 미화하지 않고 종국엔 패배자로 그려내며 분노를 드러내 왔다. 여기에 남은 피해자의 아픔, 범죄를 대하는 법과 사회의 안일함,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무력감과 슬픔까지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 덕분에 '마우스'의 잔혹성은 자극을 통해 피해자가 느낀 고통을 생경하게 전달하고 사회를 각성시키기 위한 장치로 느껴진다. (사진=tvN '마우스' 캡처)

뉴스엔 송오정 songo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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