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못사는 사람들 미쳤다고 밥 사먹냐” 과거 발언 논란

입력
기사원문
김주영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구의역 사고’는 희생자 탓 돌려… 결국 “사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으로 재임할 때인 지난 10월 8일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후임으로 발탁된 변창흠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시작도 전부터 과거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그는 2016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시절 “못 사는 사람들이 미쳤다고 밥을 사서 먹느냐”고 말하는가 하면, ‘구의역 사고’를 두고는 희생자의 부주의를 탓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변 후보자는 공개 사과했지만, 청문회에서 야권의 맹폭이 예상된다.

18일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공개한 SH공사 건설안전사업본부의 2016년 6월 회의록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공유주택(셰어하우스) 사업 관련 논의 중 건축설계부장이 해외 사례를 들어 ‘공동 식당’에 대해 설명하자 “못사는 사람들은 밥을 집에서 해 먹지 미쳤다고 사 먹느냐, 그렇지요?”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설계를 잘해놔도 (입주민) 뽑는 것을 기존대로 못 사는 순서대로 쫙 뽑아서서로 모르는 사람 6명 같이 있어라 그러면 미치는 것”이라고도 했다. 회의의 전반적인 맥락을 고려할 때 공유주택 입주민 입장에서 여러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풀이되지만, ‘못 사는 사람’이란 단어는 비하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변 후보자는 또 역세권 행복주택의 주차장 설립 문제에 대해 “역에 붙어있으면 아예 차 없는 대상자를 선정하거나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입주민들이 들어온 후에 ‘으샤으샤’ 해서 우리한테 추가로 (주차구역을) 그려달라고 하면 참 난감해진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같은 날 안전하자관리상황실과의 회의에서는 당시 사회적 이슈였던 구의역 사고를 언급하면서 “하나 하나 놓고 보면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받은 업체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며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걔(희생자)가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일이 시정 전체를 다 흔든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 7일 경기 정부과천청사 서울국토관리청에 마련된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임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는 변창흠 후보자. 과천=뉴스1
이게 끝이 아니다. 변 후보자는 주 5일, 40시간 근무에 대해서는 “하루 벌어 먹고 사는데 월, 화, 수요일 비가 오고 우리 공기도 급하면 토요일, 일요일 일해서 돈도 벌고 우리 공기도 맞추고 싶은 것 아닌가”라며 “그런데 5일만 하라고 하면 비 많이 오는 날 너 굶으란 이야기”라는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건설사업처와의 회의에서는 서울 서초구청이 훼손지 복구 지역의 체육시설을 요구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구청에 ‘나무가 이렇게 우거지게 하려고 하는데 너희가 이것을 없애고 건물을 세우는 것’이라고 보여주고, 환경단체에 슬쩍 (문건을) 줘서 떠들게 하고, 이렇게 좀…”이라고 해 부적절한 발언이었단 지적을 받았다.

변 후보자는 임대주택 하자 점검과 관련해 실무자에게 질문을 하면서는 “우리 아줌마들은 뭐 하시고?”, “아줌마들이 하는 것 있지 않나”라는 발언으로 점검을 담당하는 주부모니터단을 ‘아줌마’라고 지칭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변 후보자는 국토부를 통해 ‘SH 사장 재직 시 발언에 관한 사과의 말씀’이라는 자료를 내 공개 사과했다. 그는 “4년 전 SH 사장 재직 시 발언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게 돼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특히 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변 후보자는 “앞으로 공직 후보자로서 더 깊게 성찰하고 더 무겁게 행동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