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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9월 그리고 유연석



‘앳스타일’ 마감 기한에 맞춰 조금 타이트하게 진행한 화보와 인터뷰. 조금 정신없이 임했던 시간 속에서 유연석(33)은 참 강한 사람이었다. 어려울 수도 있었던 화보 콘셉트를 완벽하게 소화했고, 즉흥적인 인터뷰에도 한 치의 망설임이 없었다. 부드러운 얼굴선, 나긋한 목소리, 꾸밈없는 눈빛 등 유연석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따라오던 무른 이미지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 시간이었다. 그동안 숱한 인터뷰를 하면서 말 잘하는 사람은 봤어도 이토록 잘 들어주는 배우를 만난 적은 없었다. 사소할 수 있는 질문에도 눈을 맞춰가며 들어주던 그는 정말 깊고 단단한 사람이었다.










Q 오늘 화보 촬영 어땠나.
▲ 루스한 느낌의 화보,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음악도 콘셉트와 어울리고, 특히 제가 좋아하는 분위기라 그런지 아주 편안하게 촬영했던 것 같아요.



Q 연기와 다르게 사진 촬영을 위해 카메라 앞에 서면 기분이 다를 것 같다.
▲ 다르죠. 계속 영상이 촬영되는 카메라랑 순간을 잡아내는 사진 촬영은 많이 다르죠. 한 컷의 사진에 많은 걸 담아내야 하니까 화보 촬영 역시 어려워요.



Q 어떤 각도로 찍어야 잘 나오는지 스스로도 잘 알고 있나.
▲ 워낙 비대칭이라서요. 하하. 저는 오른쪽이 잘 나와요. 눈도 다르고 얼굴선도 다르거든요.



Q 이제 본격적인 연기 이야길 해보자. 뮤지컬 ‘헤드윅’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 ‘헤드윅’이라는 작품은 예전부터 봐왔어요. 소극장에서 할 때도 봤고, 대극장에서 할 때도 봤고요. 처음에 봤을 땐 그런 생각이 안 들었는데 조승우 선배님의 ‘헤드윅’을 보고 나서는 ‘나도 도전할 수 있을까’라는 욕심이 좀 생기더라고요. 나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좋은 기회로 출연하게 됐어요. 최종적으로 마음을 결정하는 순간까지 고민도 많았죠. 그런데 만약 ‘헤드윅’에 출연할 수 있다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결심한 것 같아요.



Q 수준 높은 가창력을 요구하는 작품이다. 그런 부분에서 부담감은 없었나.
▲ 많죠. 록이 주를 이루는 작품이잖아요. 그런데 오히려 음을 하나하나 정확하게 표현해내는 음악이 아니라 제가 느끼는 대로, 제가 해석한 대로 노래할 수 있어서 좀 더 편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주변에 여쭤봤어요. 로킹하게 부르는 건 어떤 거냐. 정답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냥 느낌 가는 대로 부르라고요. 그래서 나만의 스타일로 잘 소화해서 불러보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Q 대중에게 ‘헤드윅=조승우’라는 인식이 여전한데 어떻게 뛰어넘을 생각인가.
▲ 뛰어넘는다기보다 유연석만의 헤드윅을 보여드려야죠. 저 역시 조승우 선배님의 ‘헤드윅’을 아주 감명 깊게 본 관객인데 선배님께선 연기를 한다기보다 그냥 헤드윅 자체시더라고요. 그 모습이 참 멋져 보였어요. 역대 헤드윅을 연기하신 선배들을 봐도 전부 다 달라요. 저 역시 그렇게 저만의 헤드윅을 표현하고 싶어요.



Q 비주얼적으로는 누구의 헤드윅이 가장 예뻤나.
▲ 음. 유연석의 헤드윅이 가장 예쁘고 싶네요. 푸하하.



Q 여장이 정말 잘 어울리더라. 이 정도일 줄 알고 있었나.
▲ 전혀 몰랐어요. 여장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을뿐더러 상상도 잘 안 됐으니까요. 그런데 풀메이크업을 하고 나니 주변에서 다들 예쁘다고 해주시고 사진이 공개됐을 때도 반응이 좋더라고요. 감사하죠. 저 역시 예쁘다는 소릴 듣고 기분 좋긴 처음이고요.



Q 첫 공연이 얼마 안 남은 이 시점에서 기분이 어떨지 궁금하다.
▲ 많이 긴장되죠. 떨려요. 어느 정도냐면 무대에 올라서자마자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하얘지는 꿈도 꾸고요, 모든 대사를 까먹고 가만히 서 있는 제가 그려지기도 해요. 그만큼 긴장된다는 뜻이겠죠? 그런데 또 그게 없는 일은 아니잖아요. 실제로 그런 분들도 계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쁜 상상도 들어요.



Q 관객이 어떤 평가를 해주길 원하나.
▲ 아, 유연석에게 이런 모습도 있었구나 하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헤드윅’은 워낙 골수팬이 많은 작품이거든요. 역대 선배님들의 ‘헤드윅’을 빠짐없이 보신 팬들도 많을 거라 생각해요. 그런데 유연석의 ‘헤드윅’은 처음이었지만 ‘신선했다’라는 평가면 만족할 것 같아요. 그렇게 되기 위해 제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SNS를 보니 여전히 여행 사진이 많더라. tvN ‘꽃보다 청춘’ 때도 그렇고 여행에 대한 열정은 여전한가.
▲ 여행 사진이 많다기보다 그냥 서울 생활 하면서는 사진을 잘 안 찍게 되더라고요. 여행을 가면 분위기도 신선하고 장소도 새롭고, 보여드리고 싶은 순간이 생겨 사진을 찍게 돼요. 그래서 주로 여행 사진을 업로드하는데 요즘도 틈이 나면 떠나려고 해요. 작품이 끝나면 더더욱 생각이 많이 나고요.



Q 나이가 들면서 변하는 여행 스타일이 있다면.
▲ tvN ‘꽃보다 청춘’ 때는 제 여행 스타일의 과도기였어요. 어릴 때는 대개 그렇잖아요. 그 나라에 가면 유명한 관광지는 다 둘러봐야 하고 하나라도 빠뜨리면 큰일 날 것 같고.(웃음) 요즘은 시간 되는 대로 둘러보고 마음을 좀 편하게 먹게 되더라고요. 많은 걸 경험하고 보고 배우는 게 예전에 생각한 여행이라면 요즘은 생각을 정리하고 쉬고 힐링하는 게 여행이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Q SNS에서 몰디브 사진을 보고 배경이 너무 예뻐서 깜짝 놀랐다.
▲ 석양, 바다, 하늘 모든 컬러가 다 예뻤어요. 적도에 있어서 그런지 색감이 엄청 강하다고 할까? 막 찍어도 예쁘게 나오는 곳이었어요. 첫날은 워낙 커플과 신혼부부가 많아서 부럽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아무것도 안 하고 쉬기에 참 좋은 여행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뭐 사랑하는 사람이랑 함께 가는 것보다 좋겠어요? 굳이, 꼭 굳이 특별한 이유가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과 가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일 것 같아요.



Q 브라운관과 스크린, 그리고 뮤지컬에 대한 경계가 크게 없는 배우 중 한 명이다. 뮤지컬이 매력적인 이유는 뭘까.
▲ 현장에서 관객의 호흡을 바로 느낄 수 있다는 것? 그 점이 가장 크죠. 영화나 드라마나 촬영 후 대중이 접하기까지 시차가 발생하잖아요. 그런데 뮤지컬뿐만 아니라 모든 공연은 실시간으로 관객과 호흡할 수 있으니까. 그게 참 매력적인 것 같아요.



Q 또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나 장르가 있다면.
▲ 고전극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지난해가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이었잖아요. 관련 작품이 많았거든요. 보면서 저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Q 이제 2017년의 하반기다. 지나온 2017년을 평가하자면.
▲ 초반에 드라마를 끝냈고 ‘헤드윅’을 준비하면서 2017년 상반기를 보냈지만 아직 평가하기엔 이르지 않나 생각해요. 아무래도 ‘헤드윅’을 온전히 잘 끝냈을 때, 그때 되돌아보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11월에 막을 내리거든요. 그럼 그땐 이미 2017년의 막바지니까. 올해는 이런저런 많은 생각이 들 것 같네요.

Q 그럼 남은 2017년의 4개월, 어떻게 보내고 싶나.
▲ 전 즐기고 싶어요. 관객분이나 팬분들도 그걸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복잡하게 계산하고 도전하며 살기보다 현재를 즐기고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게 올해를 보내는 제 역할이자 자세라고 생각해요.

에디터 김두리 인터뷰 김두리 스타일리스트 지경미 포토그래퍼 이경진 비하인드 포토그래퍼 정유진 헤어 하나(컬처앤네이처) 메이크업 주미(컬처앤네이처)

dd@atstar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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