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이런 정원이 -<죽설헌 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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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 22. 10:44

이웃추가

어제 '타샤의 정원' 이야기를 했는데요, 우연히 TV에서 우리나라에도 꼭 그런 분이 있다는 걸 접하고, 호기심에 책을 구입했습니다. 한국화가 박태후씨가 나주에 만여평 정도되는 정원을 가꾸셨다고 합니다. 인터넷으로 본 그의 그림도 아주 마음에 들었구요, '죽설헌'이라 이름붙은 그 정원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어요.

이 분이 가꾼 정원도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 같은 모습입니다. 나무와 꽃들이 한껏 우거졌는데 어떤 인위적인 손길을 거의 느낄 수 없습니다. 더구나 외래종의 식물보다 한국 토종 식물을 우선하여 심고 가꾸셨기에, '타샤의 정원'같은 화려함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만, 계절별로 꽃이며 나무들이 만발한 사진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여기에 이런 일이 얼마나 힘든지도 자세히 설명하셨어요. 시골생활이 만만치 않지요. 뱀이나 쥐, 각종 벌레들은 기본이고,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그렇게 보이도록 사람 손이 얼마나 많이 갔는지, 나무를 잘 자라도록 솎아주고, 키 큰 잡풀은 예초해주고. 하지만 가장 힘든 일은 이웃이라고 말합니다. 생계를 위해 과수원을 하는 농가 입장에서는 정원을 가꾸는 게 얼마나 한량으로 보이겠어요. 새들이 날아와 과수원에 피해가 심하니 나무를 베어버리라고 억지, 나무에 농약을 뿌리지 않아 병충해 옮겨온다고 야단. 현실이 녹록치 않습니다.
책에 실린 사진 몇 장만 옮겨봅니다.

이 죽설헌은 고기와를 쌓아 담을 만들고, 대숲을 조성했고, 여섯개의 연못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타인에게 개방할 목적이 아니고, 정원 주인이 즐기시는 목적이니 함부로 들어갈 수 없겠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한번 방문하고 싶은 정원입니다.

유리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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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많이 읽고 여행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