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동이 쏘아올린 반값 아파트…세텍·서울의료원에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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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11.11. 오후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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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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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텍·서울의료원 부지 활용 놓고 서울시-강남구 갈등 재점화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반값 아파트 후보 부지로 서울의료원, 세텍(SETEC) 등을 거론하며 서울시와 강남구 간 갈등이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세텍 부지는 2015년에도 서울시가 이곳에 제2시민청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강남구와 주민 반대에 부딪혔던 곳이다. 강남구 측은 "조율된 바 없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추진 과정에서 양측의 줄다기리가 예상된다.

1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전날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는 반값 아파트 공급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며 후보지로 △서울의료원 △세텍 △수서역 공영주차장 등을 꼽았다. 반값 아파트는 시행사가 토지를 소유하고 건축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주택이다.

문제는 해당 부지들이 활용 방안을 놓고 이미 수차례 강남구와 심각한 갈등을 빚었던 땅이라는 점이다. 앞서 서울시는 강남구 삼성동의 서울의료원 옛 부지활용을 놓고 강남구와 충돌했었다.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에 서울시가 공공임대주택 3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강남구가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지난달 온라인 기자회견까지 열어 "서울시가 독단적으로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할 경우 행정소송을 비롯한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역시 계획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를 둘러싼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대치동 세텍 부지 역시 과거 서울시와 강남구가 부지 활용을 두고 맞붙은 곳이다. 2015년 당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세텍 부지에 제2시민청 건립을 추진하려고 하자 강남구는 세텍부지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며 제동을 걸었다. 세텍부지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공사 중인 옛 한국전력 부지와 함께 강남의 대규모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곳이다.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가 반값 아파트 공급에 대한 의지를 재차 밝히고 후보 부지까지 공언한 것을 두고 서울시 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시와 SH공사가 지난 9일 함께 발표한 ‘SH 5대 혁신방안’에는 반값 아파트라 불리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을 본격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SH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일반분양하려던 곳에 대해 토지임대부 분양으로 분양전환하는 것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반값 아파트 후보 부지에 대해 서울시와 전혀 사전 조율이 없었다고 밝혔다. 강남구청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강남구와 조율된 것은 전혀 없고 서울시의 의지 표명으로 보인다"며 "강남구는 입장 변화가 없고 절차상 사전 협의와 절차를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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