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찰 “곽상도·김만배, 2015년 6월 통화 때 대장동 이익 분담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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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10.26. 오후 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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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곽상도 의원(왼쪽),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무소속 곽상도 의원이 화천대유 직원이었던 아들을 통해 화천대유 측에 대장동 개발사업 수익을 요구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화천대유 측이 수천억원의 배당금을 받은 2019∼2020년 곽 의원이 아들을 통해 대장동 개발사업 수익을 요구한 정황을 포착했다. 곽 의원 아들 병채씨는 지난 3월 퇴사하면서 성과급 등 명목으로 50억원(세금을 뗀 실수령액은 28억원)을 받은 게 알려져 논란이 됐다.

검찰에 따르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는 2015년 6월 친분이 깊었던 곽 의원(당시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에게 전화해 ‘대장동 개발사업 인허가 등 편의를 봐주면 아들에게 월급을 주고 추후 이익금을 나눠주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 곽 의원은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아들을 같은달 화천대유에 입사시킨 뒤, 화천대유가 엄청난 수익을 얻자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그 대가를 챙겼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는 그동안 ‘화천대유가 아들에게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한 사실을 뒤늦게 알았고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식의 곽 의원 해명과 배치된다.

검찰은 이 같은 수사 내용을 토대로 지난 5일 법원에 아들 곽씨 계좌에 대한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 김찬년 판사는 8일 검찰의 청구를 받아들여 곽씨 계좌 1개에 대한 추징보전을 결정했다. 김 판사는 “곽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및 (아들) 곽씨와 공모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행위로 불법 재산을 얻었고, 이를 추징해야 할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향후 추징재판을 집행할 수 없게 되거나 집행이 현저히 곤란하게 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곽 의원 측은 “2015년 6월은 (곽 의원이) 법률구조공단 이사장으로 재직 중으로 이때 대장동 사업 인허가는 직무와 전혀 무관한 사안”이라며 “할 수 있는 일이 아님에도 이익금을 나누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검찰이) 국회의원 직무를 이용했다고 주장하다가 다시 민정수석 당시 직무로 연관지었다가, 이번에는 법률구조공단 이사장 시절로 엮는 것은 억지로 잡아넣으려는 것”이라고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앞서 아들 곽씨도 최근 검찰 조사에서 “아버지는 퇴직금에 대해 몰랐고, 일반인이 볼 땐 많은 액수이지만 회사에서 일하며 산재도 입어 위로금 명목이 더해졌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수사팀은 이른바 ‘황무성 녹취록’에서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의 퇴진을 압박한 장본인으로 지목된 유동규(구속기소)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의 배임 및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등 ‘윗선’의 개입 여부도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전날 성남시청 추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이 후보와 최측근인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의 이메일도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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