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우리와 출발선 같나?" 청년단체, 조국에 대담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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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8.31. 오후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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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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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에서 청년전태일 주최로 열린 '조국 후보에게 이질감과 박탈감을 느끼는 2030청년들과 조국 후보자와의 공개 대담 제안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의 고교 시절 논문 논란 등 의혹에 관해 청년 노동자 단체가 조 후보자에게 공개 대담을 제안했다.

'청년 전태일'은 29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후보자와 그의 딸이 살았던 삶은 우리 청년, 비정규직의 삶과 달랐다"며 조 후보자에게 "당신 딸과 우리의 출발선은 같습니까?"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조 후보자에게 공개 대담을 제안하는 것은 "흙수저 2030 청년들이 조국 후보자에게서 느끼는 이질감, 계급적 박탈감에 대해 직접 만나서 말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대담 제안의 성격에 대해 "서울대, 고대 등 1%의 엘리트 대학생들의 목소리에 가려진 99% 청년들의 목소리를 알리는 장을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를 잡은 전문대 출신 아르바이트생 임모(29)씨는 "매년 최저임금이 얼마 오르느냐가 큰 관심사였다. 최저임금이 얼마냐에 따라서 식사 메뉴가 달라지기 때문"이라며 "어머니는 고된 노동으로 다리가 아프셔도 제대로 휴가 한 번 다녀오신 적이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성실하게 학교 생활을 한 전문대 출신들이 아르바이트에 내몰리는 상황에 대해 전하며 조 후보자를 비판했다.

임씨는 "학교 다니는 3년 동안 자격증을 10개 이상 따고 좋은 성적을 유지해도 안정적인 일자리에 취업이 안돼 결국 알바를 선택하거나, 최저임금 수준을 주는 직장에 가게 되는 학생들이 많다"며 "개천에서 용 난다? 청년들은 저게 불가능한 말이란 것에 모두 공감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는 아무리 해도 용이 될 수 없는 계급 상승이 불가능한 사회에 살아가고 있다"며 "조 후보자는 청년들이 이 박탈감을 알아주시고 청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성화고 출신 일용직 노동자 서모(32)씨는 평소 옳은 말을 많이 해 온 조 후보자에 대한 실망감을 토로했다. 서씨는 "저는 일을 못하면 밥을 먹을 수 없고 하루하루를 걱정해야 하는데 조 후보자 딸은 그런 걱정 없이도 학교 나오고 의사 돼서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있다는 게 씁쓸하다"며 "조 후보자가 평소 옳은 말을 많이 했는데 딸 사태를 보며 실망감이 커졌다"고 토로했다.

'청년 전태일' 측이 제안한 조 후보자와의 공개 대담회 시점은 오는 31일 오후 1시다. 대담회 1부에서는 '구의역 김군 친구, 태안화력 김용균군 친구, 제주실습생이민호군 친구, 고졸 출신, 전문대 출신 비정규직 노동자 등이 바라보는 조국 후보자 자녀 입시 논란' 등을 주제로 패널 발언·자유발언을 진행한다.

조 후보자가 이들의 제안에 응한다면 대담회 2부에서는 조 후보자와의 질의응답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들은 "조 후보자의 사퇴냐, 아니냐의 진영 논리로 2030 청년들의 분노를 재단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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