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대안 떠오른 컨테이너..."중증 환자는 절대 가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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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2.15. 오전 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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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공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병상 확보를 위한 컨테이너 임시 병상을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 병상으로 컨테이너를 활용할 수 있을까.

14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코로나 19 위중증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중환자 병상이 수도권에 8곳밖에 남지 않았다. 서울에 5곳, 인천 3곳이다. 전국적으로도 48개 수준이다. 병상이 없어 자택에서 대기 중인 코로나 19 확진자는 13일 기준 580명이다.

서울시는 급한 대로 중랑구 서울의료원 공터에 컨테이너식 이동 병상 48개를 설치 중이다. 서울의료원 강남분원에 60개, 서북병원엔 42개 컨테이너 병상도 추가로 만들 예정이다. 컨테이너 병상을 둘러싼 궁금증을 풀어봤다.

어떻게 생겼나
14일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컨테이너 임시 병상 설치작업이 한창이다. 뉴스1
컨테이너 병상은 1개당 폭 3.1m, 길이 7.5m 규모다. 총 3명이 한 컨테이너를 함께 쓴다. 컨테이너 안에 침대 3개를 설치한다. 침상별로 임시 벽과 문을 설치해 공간을 나눌 수 있다. 복도식 구조로 설계했다. 다만 샤워실·화장실은 외부에 별도 설치한다. 최대 6명이 함께 쓸 수 있다.

누가 쓰나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임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컨테이너 병상은 중증환자가 아닌 경증·무증상 환자가 쓴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컨테이너 병상은 감염병 전담병원 입원 환자 중 치료를 마치고 회복기에 접어든 환자들이 격리 해제 전까지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19 확진자 중 치료를 받고 증상이 나아진 환자들이 주로 사용한다는 의미다. 전국 23개 생활치료센터를 대체하는 역할을 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컨테이너 병상은 호흡기가 약한 중환자가 사용하기엔 난방이 취약한 구조다. 공간도 좁아 호흡기 펌프 등 크기가 큰 의료 기기가 들어갈 수 없다”며 “본원 의료진이 신속하게 갈 수도 없다. 중증 호흡기 환자는 절대 컨테이너 병상으로 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믿을 수 있나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컨테이너 병상 내부 모습. 뉴스1
전문가들은 컨테이너 병상에서 교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여러 명이 함께 사용하는 외부 화장실 등에서 교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컨테이너 병상에서 오히려 집단감염이 발생한 해외 사례도 보고됐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외부에서 음식을 주는 가져다주는 사람, 청소하는 사람이 왔다 갔다 하면 컨테이너 병상도 100% 안전하진 않다”고 설명했다.

대안 있나
전문가들은 “컨테이너 병상 설치는 최후 수단으로, 다른 효율적인 방안을 먼저 검토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국내엔 절대적인 병상 수가 부족한 게 아니다. 민간병원이 병상의 80%를 소유하고 있어 효율적인 병상 배분이 안 되고 있다”며 “일본은 정부가 민간병원에 지불하는 ‘병상 확보료’ 기준을 총 3차례에 걸쳐 명확히 공개했다. 그래서 일본은 확진자는 많지만, 의료붕괴는 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정부가 명확한 병상 확보료를 제시·협상해 민간병원 병상을 확보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있는 시립, 도립병원 병실을 코로나 19 병상으로 전부 전환할 경우 그 병원을 사용하는 경제 취약계층이 2차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대규모 체육관, 폐업한 병원 혹은 코엑스 같은 컨벤션 센터를 임시병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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