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또 쐈다… 한·미에 보란듯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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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5.10. 오전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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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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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북 구성서 2발 270·420㎞ 날아… 5일 만에 의외 강수 비핵화 미궁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쏜 지 5일 만에 다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잇따른 도발로 비핵화 협상 지렛대를 한층 높이는 동시에 한·미 양측에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한 선물을 빨리 내놓으라는 압박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이 미국의 암묵적인 동의를 얻어 대북 식량지원을 추진하던 상황에서 의외의 강수를 날린 것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 기념 대담을 불과 몇 시간 앞둔 시점에 도발을 해 남측에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9일 “북한은 오후 4시29분과 4시49분쯤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불상(미확인) 발사체를 각각 1발씩 2발을 동쪽 방향으로 발사했다. 추정 비행거리는 각각 420여㎞, 270여㎞”라고 밝혔다. 두 발 다 정점 고도는 50여㎞를 찍은 것으로 파악됐다. 합참은 발사 지역을 평안북도 신오리 일대라고 했지만 2시간11분 만에 인근의 구성 지역으로 정정했다.

이 발사체는 지난 4일 발사됐던 신형 전술유도무기와 같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낮은 고도 50여㎞를 찍은 것에 비춰 지난 4일 쐈던 러시아제 단거리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를 개량한 미사일을 이번에 실거리 사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을 발사한 뒤 18개월 만에 연이어 무력시위를 감행했다.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한 240㎜, 300㎜ 방사포를 다수 발사한 뒤 닷새 만에 압박 수위를 높인 모양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방한 중인 때 무력시위를 함으로써 대북 인도적 지원을 최대한 끌어내려 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비핵화 대화 동력을 가까스로 살리려는 한·미를 역이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노딜’ 이후 올해 말을 협상 시한으로 제시하며 미국 측에 새로운 셈법을 요구해 왔다.

대미 압박과 함께 북한이 남측에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경제협력 사업이 대북 제재에 묶여 있는 상황을 빨리 타개하라고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은 비핵화 협상을 오래 끌 수 없다고 보고 확실하게 베팅한 것”이라며 “협상 판이 깨질 것을 각오하고 크게 한번 흔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인내심을 테스트하려는 듯한 북한의 잇따른 무력시위가 이번에도 통할지는 미지수다.

김경택 이상헌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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