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금지' 첫날, 체념한 상인들…"더 나빠질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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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2.23. 오후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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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식당 등 5인 이상 집합금지
사적모임 대상…동창회·송년회 등
상인들 "집합금지, 달라지는것 없어"
"차라리 한 대 세게 맞고 끝났다면"
"찔끔 거리두기로 코로나19도 못잡아"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수도권에서 5명 이상의 모든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특별방역 조치가 시행되는 23일 오전 인천시 서구 청라동 한 음식점에서 '5인 이상 집합 금지로 방문 포장 판매만 한다‘는 현수막을 부착하고 있다. 2020.12.23.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김승민 수습기자, 박현준 수습기자 =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1000명대를 웃도는 등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내려진 서울시 등 수도권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이 23일 0시를 기해 시행됐다.

상당수 상인들은 이같은 조치에 체념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시기를 놓쳐 코로나19도 완전히 잡지 못했고, 이미 매출은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내년 1월3일까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의 5인 이상 실내·외 사적모임이 전면 금지된다. 이번 행정명령은 5인 이상의 사적모임 대상으로, 실내·외를 불문하고 친목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모든 모임이 금지된다.

사적 모임에는 동창회, 동호회, 야유회, 송년회, 신년회, 온라인카페 정모, 직장회식, 워크숍, 집들이, 돌잔치, 회갑·칠순연 등의 모임 등이 해당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취식 등 마스크를 벗을 수 밖에 없는 식당이나 모임·행사 인원을 특정하기 어려운 영화관, 공연장 등의 다중이용시설이 취약하다"며 "사전예약제(4인 이하), 이용인원 기재 등 5인 이상 집합금지 이행을 담보하기 위한 방역수칙 추가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바라보는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등 당사자들의 반응은 반발이나 우려보다는 '체념'에 가깝다. "이미 (방역 조치가) 늦었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지난 22일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 중고매입 상점에 식당용 중고 불판이 쌓여있다. 이날 한 중고매입 상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식당 폐업은 늘었지만, 상대적으로 창업은 줄어들어 코로나19 초기보다는 중고 물품 거래는 줄고 있다"고 밝혔다. 2020.12.22. myjs@newsis.com
뉴시스가 전날 서울의 대표적인 번화가인 중구 명동거리와 종로구 대학로 등에서 상인들을 만나봤지만, 이들 대부분이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에 대한 기대감은 없다는 취지로 입을 모았다.

명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A씨는 "(집합금지가) 마음에 안 든다. 방역 기준을 5인 이상 금지로 바꾼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집합금지 이전부터 이미 다 4인 자리로 띄워놨고, 전·후·좌·우 한 칸씩 띄어 앉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점심 시간에도 손님이 4팀밖에 안 왔다"며 "차라리 한 대 세게 맞고 끝냈으면 좋겠는데, 한 대 때리고 또 일어날만하면 다시 때리는 정부 정책이 1년째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초기에 (강도 높은) 거리두기를 해서 확실하게 잡았어야 하는데, 정부의 정치적 고려로 조절하면서 지금은 코로나19를 뿌리뽑을 수 없게 됐다"며 "코로나19는 접촉을 막는 게 유일한 해결책인데 거리두기를 찔끔찔끔 하다보니 결국 지금 상황에 온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명동에 위치한 다른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 B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정말 셀 수 없이 손님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아무도 없다"며 "일하는 직원도 원래 4명이었는데 사장님이 저 말고는 다 그만두게 했다"고 말했다.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에서 5명 이상의 모든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특별방역 조치가 시행된 23일 오전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 한 식당에서 직원이 음식을 포장하고 있다. 2020.12.23. jc4321@newsis.com
B씨는 "단체손님이 안 온지가 하도 오래 돼서 5인 이상 집합금지를 한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며 "최근에 (손님이) 가장 많이 온 날이 7팀이었다"고 했다.

대학로의 한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 C씨도 "거리두기 2.5단계 이후 단체 예약은 하나도 없다. 지금 매달 임대료 감당하기도 벅찬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배달하는 양이 늘었다고 해도 배달 수수료가 너무 비싸서 남는 것도 없다"고 전했다.

C씨는 "집합금지가 5인 이상이면 안 된다는 것인데, 6명이 와서 일행이 아닌 척 4명·2명으로 나눠 앉겠다는 손님들도 있고 5인도 가족이면 괜찮지 않냐고 물어보는 손님들도 있다"며 "우리도 5명 이상이 와도 4명씩 나눠서 앉게 하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관련 방침에 대해서 정확히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서울시에 이어 정부도 오는 24일부터 식당 등 5인 이상의 예약을 금지하는 특수방역대책을 시행한다.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에는 5인 이상의 사적인 모임, 회식, 파티 등을 취소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식당에서는 5인 이상의 모임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같은 정부 조치는 24일 0시부터 내년 1월3일 24시까지 전국적으로 시행된다. 이에 대해서는 지자체에서 자체적인 완화 조치를 시행할 수 없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k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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