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 2.1조 잠실 마이스 사업도 '빨간불'...서울시 "국토부 제재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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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1.20. 오전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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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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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마이스 복합개발 조감도. /사진제공=한화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이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여파로 총사업비 2조1000억원이 넘는 잠실 마이스 복합개발 사업에서 빨간불이 켜졌다. 우선협상대상자인 한화 컨소시엄과 실시협약을 앞둔 서울시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정부의 행정명령 처분 결과에 따라 사업자 교체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HDC그룹 컨소시엄 지분 20% 참여...행정처분 결과 따라 교체 가능성도


서울시 관계자는 19일 "잠실 마이스 복합개발은 지난해 말 한화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컨소시엄에 참여한 HDC현산이 최근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로 인해 국토교통부의 행정 제재 처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 결과를 반영해서 실시협약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잠실 마이스 복합개발 사업 공고에 따르면 사업 시행자는 출자자의 부도나 이에 준하는 사유 등으로 사실상 사업 참여가 어렵거나,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주무관청이 인정할 경우 실시계획 승인 전까지 법인설립 계획을 변경할 수 있다.

또 현행 민간투자법에 따르면 주무관청은 실시협약 이행을 해칠 염려가 있거나, 사업에 참가시키는 것이 부적합하다고 인정하는 자에 대한 참자가격을 제한할 수 있다.

국토부 결정에 따라 시가 한화 컨소시엄과 실시계약 협의 과정에서 HDC현산을 배제할 근거와 법적 기준은 마련된 셈이다.

잇따라 대형 인명피해 사고를 낸 HDC현산은 고강도 제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지난 17일 "현재 운영되고 있는 모든 법규와 규정을 동원해 내릴 수 있는 가장 강한 패널티를 줘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건설산업기본법 처벌 규정에 따르면 부실시공 등이 사실로 확인되면 HDC현산은 최장 1년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확정된 영업정지 처분 기간에는 공공발주 공사, 민간사업 신규 수주 등 모든 영업활동이 금지된다. 가능성은 낮지만 노 장관은 '건설업 등록말소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 같은 제재 조치는 시가 HDC현산의 컨소시엄 참여가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릴 근거가 된다. 이에 따라 실시협약 협의 과정에서 컨소시엄 구성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 부지 전경. /사진제공=한화건설


돌발악재에 고민 깊어진 한화...새로운 파트너 찾나


HDC현산이 컨소시엄에서 빠지면 사업 지분 구조가 대폭 바뀔 전망이다. 한화 컨소시엄은 한화건설이 주간사로 총 39%의 지분을 보유한 한화그룹의 비중이 가장 크고, HDC그룹은 HDC현산 등 5개 계열사가 참여해 총 20%의 지분이 있다. 특히 HDC현산은 시공능력평가 9위로 컨소시엄에 참여한 건설사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예기치 못한 돌발 악재로 주간사인 한화의 고민도 커졌다. HDC현산이 제외되면 컨소시엄에 새로운 건설사를 영입하거나, 기존 참여자의 지분을 조정하는 등의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까닭이다.

잠실 마이스 복합개발은 랜드마크 상징성이 커서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건설사가 많았다. 앞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놓고 경합한 무역협회 컨소시엄에는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 7개 대형사가 참여했다. 다만 HDC그룹이 건설사인 HDC현산 외에도 금융, 운용 분야 계열사도 다수 참여했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잠실 마이스 복합개발은 잠실 종합운동장 일대 35만㎡의 부지에 연면적 12만㎡ 규모 전시·컨벤션 시설과 야구장(3만3000석) 스포츠 다목적 시설(1만1000석) 및 호텔(900실) 등 문화·상업·업무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총사업비는 2016년 사업계획 발표 기준 2조1672억원으로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하는 복합시설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시는 내년 상반기 실시협약 체결과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연내 한화 컨소시엄과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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