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rn this way
레이디 가가의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고 노랫말을 따라가는 조권, 신주협, MJ, 렌을 보며 누구든 ‘청춘’이란 단어를 떠올릴 것 같다. 뮤지컬 <제이미> 속 ‘제이미’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이들은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작품에 쏟아 부으며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통과하고 있었다.
editor 이민정, 손정은, 정연진 photographer ROBIN KIM stylist 김혜미 hair 김환 makeup 김범석·박수연 cooperation 페리에
‘조권’이라는 서사
어디에 있든 조권은 빛난다. 그 반짝임은 재능과 끼라는 바탕 위에 지독한 연습이 만들어낸 산물일지 모른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프리실라><체스>는 물론 군생활을 하면서도 <귀환>과 <신흥무관학교>에 출연했던 그는 무대가 주는 무게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1대 제이미’로서 자부심과 부담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알고 있다. 조권은 오리지널 제이미를 넘어 ‘독보적인 제이미’를 창조해내리라는 것을!
공연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무대에 올라갈 생각을 하면 기분이 어떤가요.
압박감이 엄청나지만 사실 요즘은 날짜를 계산할 정신도 없어요. 많은 넘버와 대사, 움직임 등 너무나 많은 것들을 소화해야 하니까 시간적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한민국은 물론 아시아 초연이라 자부심이 크지만 빨리 완성시키고 싶은 마음에 살짝 조급함이 있어요.
뮤지컬 <제이미>에 출연하고 싶은 결정적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1년 반쯤 전이었어요. 군대에 있는 동안 <신흥무관학교>에 출연하기 위해 분장을 받고 있는데 뮤지컬 잡지가 눈에 띄더라고요. 슬슬 넘기다가 청량한 에메랄드빛 바탕에 ‘제이미’란 단어가 눈에 확 들어왔어요. ‘이게 뭐지?’하며 봤더니 오디션 공고였어요.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는데 무언가 마음 속으로 확 다가오는 게 느껴졌어요. 이 작품을 놓치면 죽을 때까지 후회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죠. 군부대 간부님들에게 허락 받아 정기외박을 써서 최종 오디션까지 보았고, 강원도 홍천에서 합격 소식을 들었습니다. 부대 안이다보니 밤 늦게까지 연습을 못하니까 저는 늘 ‘내적 열창’을 하고 커피포트에 비춰진 모습을 보며 춤 연습을 했어요.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엄청 감격했겠어요.
전역하기 전이라 부대에서 합격 소식을 들었어요. 결과가 생각보다 늦어져서 얼마나 노심초사했는지 모릅니다. 불침번을 서는 동안에도 오직 제이미 생각만 했어요. ‘설마 떨어졌겠어? 떨어졌을라나? 내가 좀 부족했나?’ 오만가지 생각이 교차했죠. 최종 합격 통보를 받는 순간,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시간이 다가오는 것 같아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난 이제 제이미야!”를 달고 살았어요.
연출님, 감독님, 선배님 등 조권 배우의 칭찬이 어마어마합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오디션을 보기 전부터 주위에서 한 명도 빠짐없이 붙을 거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제이미? 딱 너야!” ”너를 놓치면 쇼노트가 후회하는 거지.” 제가 황송하게 느껴질 정도로 좋은 말씀을 해주셨어요. 제이미라는 인물을 떠나서 조권 자체로 받아주시기 때문에, 제 모습을 그대로 인정해주시기 때문에 저로서는 너무 좋아요. 지금까지 활동했던 제 포트폴리오들이 많은 영향을 끼친 걸 수도 있고요.
모두가 ‘픽’한 조권의 제이미가 벌써부터 궁금합니다.
제이미라는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다큐멘터리, 실화에 대한 소스들을 찾아 공부하고 연구했지만 오리지널 공연의 전체 실황은 일부러 보지 않았어요. 조권의 제이미를 만들고 싶어서요. <제이미>라는 작품이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았더라면 ‘조권’이라는 비슷한 작품이 생기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저와 너무 많은 부분이 닮아있어요. 그가 받은 오해와 따가운 시선, 엄마와의 관계, 학교 다닐 때 받았던 상처, 어려운 가정 환경, 세상의 편견에 맞서는 당당함… 레플리카 방식이기 때문에 오리지널 제이미로부터 배우고 가져와야 할 것들을 가져오되, 이미 했던 공연에 갇히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고 할까요. 아시아 초연의 제이미를 제가 만들고 싶어요.
‘제이미’ 중에서 가장 선배입니다. <제이미>를 통해 뮤지컬에 입문하는 아이돌 후배가 있는데, 많은 도움을 줬을 것 같습니다.
본의 아니게 ‘제이미’ 중 맏형이자 작품으로서도 선배라 깜짝 놀랐어요. 그러다 보니 동생들이 제게 의지를 많이 해요.(웃음) 신주협 배우와는 연습 시작할 때부터 작품에 대해 많은 정보와 이야기를 나눴고요, MJ와 렌은 뮤지컬이 처음이기 때문에 저 역시 부족하지만 아기 젖병 물리듯 처음부터 차근차근 알려주고 있죠. 무엇보다 “우리가 언제 힐을 신고 걸리시하게 연기할 수 있겠어? 이 순간만큼은 즐기자!”고 얘기하곤 합니다. 우리 4명이 모여있을 때는 작품에 몰입하기 위해 네 자매처럼 행동하려고 노력하고요.
뮤지션으로서 <제이미>의 음악은 어떤가요.
굉장히 트렌디하고 감각적이고 젊어요. 뮤지컬에서는 대개 성악적인 발성을 요구하는 넘버가 많은데, 이 작품은 팝적인 느낌이 강하고 어렵지 않아서 남자든 여자든 모두 함께 리듬을 탈 수 있고 흥얼거릴 수 있어요.
‘제이미’의 캐릭터는 말할 것도 없고 아들과 엄마와의 관계도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제이미의 엄마 마가렛은 특별한 분인 것 같아요. 솔직히 저희 엄마를 보는 기분이에요. 어렸을 때 저는 엄마 옷 다 꺼내서 입어보고 이모들 뾰족구두 신다가 망가뜨리는 등 제이미와 꽤 비슷한 아이였는데, 엄마는 한번도 나무란 적이 없거든요. “너는 도대체 누구 배에서 나온 애냐. 커서 뭐가 될지 엄마는 늘 궁금해.”라고 말씀하셨어요. 파란만장하고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고, 초등학교 6학년 때 오디션을 봐서 방송에 나오고, JYP에서 오랜 연습생활을 했을 때도 언제 데뷔하냐는 둥 그럴 거면 그만 두라는 둥 한 번도 싫은 소리 하신 적이 없어요. 그저 묵묵히 응원해주셨죠. 자아형성이 시작될 무렵에는 제가 뭔가 특별한 사람인 것 같았거든요. 하나님이 내게 주신 끼와 재능은 뭔가 특별하다고 생각했고, 이런 유별남은 내가 선택한 게 아니라 하나님이 날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믿었어요. 이때도 엄마는 말씀하셨어요.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을텐데 네가 풍파에 맞설 생각을 하면 가끔은 네가 평범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그런데 어쩌겠니. 이게 바로 너인데.”
지금은 열심히 활동하는 아들을 보면 뿌듯하시겠어요.
그럼요. 며칠전 ‘제이미’로 분장한 모습을 찍어 엄마에게 보냈더니 “아이고 예쁘다, 우리딸.”하고 답장이 오던 걸요.
꿈이 벽에 부딪힌 제이미와 같은 경험을 했을 때 어떻게 극복했나요.
오로지 음악이었어요. 제가 앞으로 나가고자 하는 방향성에 대한 믿음이요.
뮤지컬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가수 생활할 때도 뮤지컬을 너무 좋아했어요. 2013년 제가 첫 작품을 했을 무렵에는 뮤지컬계에아이돌 출신이 많이 도전하던 때였는데, 저 역시 새로운 판에 발을 내딛었다가 발목이 삐면 어쩌나 두려웠어요. 뭔가 색안경을 끼고 보시는 관객도 많았으니까요. 그러던 차에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라는 대작에 헤롯 캐스팅이 들어왔어요. 비중이 큰 역할은 아니었지만 신스틸러였기 때문에 작품이 시작되기도 전에, 어떻게 헤롯을 조권이 할 수 있냐며 엄청 욕을 먹었어요. 그때 이지나 연출님이 넌 잘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북돋아 주셨고, 저 역시 진심을 다해 연습했죠. 그 결과 관객의 반응은 180도 달라졌고, 커튼콜에서 느껴지는 관객의 환호에 희열을 느끼면서 뮤지컬을 계속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뮤지컬이 왜 매력적인가요.
살아있음이 느껴지니까요. 관객의 반응과 리뷰가 요일마다 연령대마다 달라요.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매번 살아있음을 느껴요.
<제이미>를 어떤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가요.
외로운 사람들! 그말인즉슨 모든 사람들이요. 누군가 날 안아줬으면 좋겠고 위로해줬으면 좋겠고, 반대로 내가 누군가를 위로하고 안아주고 싶고 손 내밀어주고 싶고… 이 모든 사람들이 꼭 봤으면 좋겠어요.
이 작품을 관통하는 가장 큰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제 좌우명이 ‘킵 고잉(Keep Going)’이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가 레이디 가가의 ‘본 디스 웨이(Born This Way)’거든요. 극 중에 제일 많이 나오는 대사가 “난 그냥 나니까”예요. 넌 그렇게 태어난 거야!
<제이미>를 통해 배우 조권이라는 사람 또한 많이 성장할 것 같습니다. 굉장히 오래 전부터 익히 보던 얼굴인데 이제 겨우 서른 두살이네요. 조권의 30대는 어떨까요.
저는 늘 “조권은 조권이 장르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제 인생에서 연습생 시절이 챕터 1, 2AM으로 살았던 20대가 챕터 2라면, 전역 후 이 순간부터 챕터 3인 것 같아요. <제이미>란 작품은 챕터 3의 시작이 되겠죠. 욕심을 낸다면 이 작품으로 상 한 번 받았으면 좋겠어요. 시상식 레드 카펫에 멋진 수트를 입고 제이미의 레드 힐을 신은 채 걸어가는 즐거운 상상을 합니다.
신주협의 기억법
조곤조곤, 나긋나긋. 차분하고 겸손하게 인터뷰를 마친 뒤 예의 바르게 인사까지 하고 돌아선 그가 무언가 흥얼거리기 시작하더니, 스튜디오의 거울을 보고 몸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왠지 모르게 빠져들어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문득 ‘연습하는 거구나!’ 깨닫고는 알게 됐다. 신주협 배우는 본인다운 제이미를 만들고 싶다는 그의 말을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 제이미가 되어가고 있다는 걸.
요즘 뮤지컬 팬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신예 배우 중 한 명입니다. 스스로의 인기를 실감할 때가 있나요.
인기를 실감한 적도, 주목 받는 배우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어요. 좋은 작품을 운 좋게 만난 것뿐이지 아직 너무 부족한 실력이고, 활동 경력이 많은 것도 아니잖아요. 주목 받고 있다는 느낌도 못 받고 있고, 스스로도 아직 주목 받을만한 깜냥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제 이름을 검색해보지 않는 편이고, 동료들과 회사 식구들이 보고 평가해주는 이야기만 들으려고 하거든요. 작품을 같이 만드는 연출님, 감독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작품에 초점을 두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뮤지컬, 단편영화, 광고, 드라마, 연극을 오가며 바쁘게 활동 중입니다. 최근에 출연한 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은 ‘신주협의 다양성’을 경험한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뮤지컬이 아닌 다른 장르의 작품을 길게 촬영한 게 처음이라 새로웠어요. ‘카메라 앞에서의 연기는 이렇게 하는 거구나.’ 조금은 알게 됐죠. 뮤지컬은 꽤 긴 시간동안 준비하는데, 드라마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서로의 장점들만 골라내는 순발력이 필요한 즉흥적인 현장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좀 낯설었지만 계속 하다 보니까 적응하고 즐겁게 잘 마무리했어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죠. 매체마다 연기할 때 다른 점은 분명히 있지만, 임하는 자세는 다 똑같은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나에게 주어진 역할과 상황을 나만의 것으로 잘 표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 그 외에는 상황에 맞게 나름대로의 변화를 주면서 하고 있어요.
뮤지컬 <제이미>에 끌리게 된 결정적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제이미는 춤, 노래, 연기를 사랑하는 남자 배우라면 누구나 욕심이 날 만한 매력있는 역할이에요. 영상을 보고 나서 제가 그동안 했던 역할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고, 배우로서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서 오디션에 지원했어요. 배우라면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 마련이니까요. 또, 제이미가 성장하는 과정이 저와 우리 모두가 성장하는 과정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누구나 앞으로 가다보면 벽을 만나게 되고, 넘어야 되고, 많은 사람을 설득 시켜야 하잖아요. 모두가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작품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김문정 음악감독이 이 작품의 음악에 대해 ‘새로운 형식이라기보다 친숙한 팝 음악’이라고 하던데, 음악에 있어서 까다로운 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넘버는 무엇인가요.
팝 뮤지컬을 하는 건 처음이라 제가 팝 음악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루브 타는 것, 강약 조절을 하는 것, 애드리브나 음이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구간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김문정 음악감독님이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주시고, 조언도 해주시고, 많이 도와주셨죠.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연습했어요. 가장 좋아하는 넘버는 ‘Over the Wall’이에요. 제이미가 스스로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싶고, 그 벽을 넘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만 초반에는 못 넘거든요. 벽을 넘고 싶은데 아직 힘이 부족해서 못 넘는 그 상황이 제 마음에 와닿고, 공감이 돼서 좋아요.
이 작품을 연습하는 동안 심설인 연출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조언은 무엇인가요.
제이미가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지금 제이미가 당당하게 꿈을 향해 나아가려고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용기를 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하지만 속으로는 상처를 받고 있었고, 이겨내려고 하지만 상처가 쌓여간다는 것을 생각해보라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어떤 수식어를 갖고 싶은가요.
신주협다운 제이미. 뭔가 만들어내려고 하기보다 나답게 만드는 게 가장 공감대를 건드리는 제이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이미가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공감을 얻어야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제이미가 특정한 인물로 분류되는 순간,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신주협다운 제이미를 표현해야 사람들이 ‘저 사람 제이미스럽다. 그럼 내게도 제이미스러운 부분들이 있을까?’ 생각하게 되겠죠. 우리 모두가 제이미처럼 넘어야하는 벽을 항상 가지고 있는 존재들이잖아요. 그러면서 부딪히고 상처받고 성장하고 결국엔 이뤄내서 행복을 얻고. 그 모습에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공연을 하면서 만난 선배 배우들이 해준 말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전미도 배우가 “지금 네 나이에 그런 작품들을 계속 만나가는 게 너무 부럽고, 잘하고 있으니까 재미있게 해.”라고 말해줬는데, 저도 제가 이 나이에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운을 갖고 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거든요. 그래서 열심히 잘하려고 노력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요. 좀 더 즐겁게 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해준 고마운 말이었어요.
뮤지컬 무대에 서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관객들이 공연을 본 뒤에 “스스로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됐다.”, “내게 영향을 끼쳤다.”는 말을 할 때 보람을 느껴요. “이 작품이 내 인생작인데, 그때 이 작품을 만난 덕분에 내가 이렇게 변화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거든요. 작품으로 인해서 삶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용기 있는 사람이 됐을 때, 내가 연기를 한 작품이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때 배우로서 되게 행복해요. 연기를 잘한다는 얘기보다 그런 얘기가 마음에 더 오래 남는 것 같아요. 잘한다 못한다는 좋고 나쁨의 문제에서 끝나지만, 제가 연기한 작품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건 연기를 하는 이유를 돌아보게 만드는 값진 말이거든요.
연기가 왜 좋은가요.
연기를 하다보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매일 ‘나는 오늘 왜 살고 있을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배우로서 연기를 하는 것이 제가 사는 이유는 아니잖아요. 스스로 사는 이유를 모른다면 어떻게 살아가는지, 무엇을 하는지가 의미 없어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연기를 하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제 모습을 찾을 때도 있어요.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 깨달으면서 하나하나 스스로를 알아가고, 내면을 꽉 채우게 되는 게 가장 값진 일인 것 같아요.
<제이미>를 만나고 나서 발견한 스스로의 새로운 모습은 무엇인가요.
제가 제이미에 푹 빠져있다보니까 제 안의 아름다움을 찾게 됐어요. 예를 들면 연습하면서 몸을 관찰하다가 왼손 손가락이 괜찮다는 생각을 했고, 손톱이 정갈하게 예쁘다는 말도 많이 들었거든요. 그러면서 ‘나도 되게 아름답고, 멋있을 수 있고, 당당해도 되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저도 제이미처럼 스스로도 몰랐던 내 장점과 자신감을 발견한 거죠.
꿈은 무엇인가요.
즐겁게 살고 싶어요. 물론 즐거움을 위해서는 고난과 스트레스를 견뎌야하겠지만요. 큰 파도 위에 있기보다는 잔잔한 물결 위의 통통배에서 책 읽고, 오렌지 먹고, 좋은 사람들이랑 소소하게 차 한 잔하면서 여유롭고 평온한 삶을 살고 싶어요. 사실 그런 삶을 사는 게 가장 어려운 거겠죠?

MJ라는 이름으로
“뭐가 더 맛있지?” 귀 기울이고 있지 않으면 못 들었을 법한 조권의 혼잣말에도, 긴 다리로 성큼성큼 달려가 “이 샌드위치에다가 이 소스 올려 먹으면 더 맛있어요!” 맛있게 먹는 법까지 알려준다. 껍질을 까는 순간 상큼한 향이 퍼지는 오렌지처럼, MJ는 함께 있는 공간을 웃음으로 가득 채워주는 사람이었다. 스태프들과 대화를 나누다가도, 인터뷰를 하다가도. MJ 특유의 해맑은 웃음을 터뜨려 보는 사람까지 같이 웃게 만들었다.
굉장히 많은 팬들이 MJ 배우의 <제이미>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지금 기분이 어떤가요.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막상 연습을 시작하고 나서 마음이 조금 편해졌어요. 지금은 오히려 실제로 공연을 하는 게 연습보다 훨씬 재미있을 것 같아서 기대되고, 팬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요. 무대 위에서 즐기면 팬들도 좋아해주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뮤지컬 <제이미>에 출연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이 작품이 주는 메시지가 공감을 불러 일으키잖아요. 어린 친구들, 또는 꿈을 찾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응원과 힘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꿈이 벽에 부딪힌 제이미와 같은 경험을 어떻게 극복했나요.
저도 가수라는 꿈을 키우면서 힘든 일이 있었죠. 오디션에서 탈락하기도 하고, 연습생 생활도 하고… 사실 도전이라는 것 자체가 용기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저는 용기를 잃지 않으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부모님께서 항상 저를 응원해주시고, 대견하다고 말씀해주시는 이유가 저는 부모님께 가수 준비를 한다는 말씀도 안 드리고 혼자서 조용히 차근차근 도전해왔거든요. 외롭고 힘들었던 그 시기를 홀로 견딜 수 있었던 건 제가 음악을 좋아하고, 가수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계속 도전할 수 있었고, 지금 이 자리에 서게 됐죠. 제이미처럼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좌절과 극복을 반복해온 제 경험이 지금 제이미를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뮤지컬에 관심이 생긴 계기가 있었나요.
뮤지컬 <엄마를 부탁해>에서 차지연 선배님이 노래하는 모습에 반했어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두, 세 시간 안에 많은 사람들에게 노래와 춤, 연기로 감동과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게 멋있어서 뮤지컬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을 해보고 싶습니다.
뮤지컬에 출연하게 된 것을 알게 된 아스트로 다른 멤버들은 반응이 어떤가요.
멤버들이 기대를 많이 하고 있어요. 제가 제이미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응원해주더라고요. 멤버들은 “저희가 보러 가면 형 긴장하는 거 아니에요?” 그러면서 장난 치는데, 저는 멤버 중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한다는 것에 무게감을 느끼기도 해요. 제가 시작을 잘 해놓으면 다른 멤버들도 도전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이 부담감을 이겨내고 잘해야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이 작품의 음악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제일 좋아하는 넘버는 무엇인가요.
한국 뮤지컬 하면 떠오르는 발성, 스타일과는 다른 팝 음악이에요. 그래서 너무 부담스럽지 않게 접근할 수 있었고, 제 스타일대로 해도 잘 소화할 수 있을 거라는 스태프분들 말씀에 걱정을 덜었죠. 저는 극 후반부에서 엄마와 함께하는 넘버 ‘My Man, Your Boy’를 제일 좋아해요. 가사와 슬픈 감정이 잘 어우러져서 그 넘버는 집중이 정말 잘 돼요. 많은 분들이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첫 연기 도전이 설레면서도 쉽지는 않을 텐데, 심설인 연출로부터 어떤 조언을 들었나요. 무대 경험이 있는 조권 선배나 신주협 선배의 도움도 받고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뮤지컬에 처음 도전한다는 것을 알고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심설인 연출님께서는 대사 하나하나까지 섬세하게 봐주세요. 합을 맞출 때 제가 너무 급하게 하면 “정말 천천히 해도 된다.”고 말씀해주셔서 연습할 때 도움이 많이 됐어요. 항상 “할 수 있다, 잘한다.”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자신감과 용기를 얻고,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들어주셨죠. 형들한테도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제가 틀리면 옆에서 바로 알려주고, 먼저 다가와서 “여긴 좀 더 이렇게 해보는 게 어떨까.” 조언도 해줘요. 제이미의 엄마 ‘마가렛 뉴’ 역할의 최정원, 김선영 선배님께서도 저희를 항상 아들 보듯이 엄마미소로 바라봐주세요. 사실 대선배신데, 저희한테 먼저 다가와서 가르쳐주시니까 너무 좋아요. 보면 아시겠지만 분위기가 되게 좋아서 너무 재미있어요. 어미새가 많은 아기새입니다.
이정현 감독이 이 작품의 춤을 스트리트 댄스, 보그 댄스라고 말하던데, 킬힐을 신고 하는 안무는 어떤가요.
신자마자 바로 ‘여성분들 진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루 종일 신고 일하시는 분들도 많잖아요. 처음에 딱 10분 신고 벗었는데 발바닥이 너무 아파서 깜짝 놀랐어요. 이걸 대체 어떻게 신고 다니는 건가 생각하다가 지금은 좀 적응이 됐는데, 그래도 힘들긴 해요. 춤도 동작이 많고 까다로운 편이에요. 그동안 추던 춤과는 스타일이 다르죠. 아이돌 가수로서는 파워풀한 안무를 소화해야했다면, 제이미로서는 그야말로 제이미스러운, 새로운 느낌의 춤을 춰야해요. 초반에는 가수로서 추던 춤이 몸에 남아서 연습할 때 힘이 너무 세다는 말도 들었어요. 제 안에 잠재돼있던 버릇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더라고요.
뮤지컬은 연기, 춤, 노래를 한꺼번에 다 잘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배우 MJ에게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요.
목 관리가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도 노래는 꾸준히 해왔던 건데, 말하는 거랑은 또 다르더라고요. 연기를 처음 하니까 목에 무리가 가지 않게 말하는 방법을 모르는 거예요. 그 상태로 하루에 8시간 이상 연습을 하니까 매일 목이 쉬었어요. 선배님들한테 어떻게 해야하는지 물어봤는데, 처음에는 어쩔 수 없고 스스로 방법을 터득해야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나름대로 방법을 찾으면서 열심히 관리하고 있어요.
몇 달을 ‘제이미’로 살면서 느낀 제이미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제이미는 자신만의 확실한 세계관이 있어요. 사실 자신의 꿈이 뭔지 주변에 말하고, 도움을 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제이미는 확고한 자신만의 꿈을 갖고, 그걸 이루기 위해서 주변의 도움을 받고, 용기를 얻고, 도전을 하잖아요. 어리지만 당찬 매력이 있는 아이예요.
어떤 수식어를 갖고 싶은가요.
17살에 딱 맞는 제이미. 학생 역할이 잘 어울리는 배우라는 느낌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른 것도 되게 많은데, 상상만 해도 행복해요. 언젠가는 ‘뮤지컬계의 새로운 강자가 나타났다!’는 말도 들어보고 싶고, 뮤지컬 꿈나무, 슈퍼 루키 같은 수식어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새로운 도전인 이 작품이 스스로에게 어떤 도움과 성장을 선사할 거라 생각하나요.
아스트로라는 팀으로 활동을 하다보니까 혼자 활동하는 게 좀 어려웠어요. 예전에 조금씩 개인 활동할 때마다 기죽고 위축됐었는데, <제이미>를 만나서 많이 극복한 것 같아요. 혼자서도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첫 번째 성장인 셈이죠. 앞으로 더 많이 성장할 거예요.
MJ의 꿈은 무엇인가요.
인간적인 꿈은 항상 한결 같이 착한 사람으로 사는 것이고, 아티스트로서의 꿈은 많은 분들께 알려지고, 인정 받는 거예요. “아스트로 MJ 이런 애구나!” 생각하실 수 있게 많이 알리고 싶어요. 가수면 가수, 뮤지컬 배우면 뮤지컬 배우. 다방면으로 인정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슬기로운, 렌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피부와 피지컬을 지닌 렌은 스튜디오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주위를 밝고 환하게 만드는 재주까지 지녔다. 깍듯하게 인사하고 시종일관 웃으면서, 예의 바르게 자신의 표현하기에도 주저함이 없다. 다방면에 관심이 많아 포토그래퍼에게 다가가 카메라의 작동기술에 대해 물어보기도 하고, 스튜디오에 있는 아트서적을 유심히 들여다본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렌의 제이미가 궁금해졌다.
뉴이스트 스케줄만으로 빠듯할 텐데 뮤지컬까지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요즘의 하루하루는 어떤가요.
작품이 너무 즐겁고 재미있어서 뉴이스트 활동과 겹쳤을 때도 힘들다는 생각을 못했어요. 지금은 자나깨나 뮤지컬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굉장히 많은 팬들이 렌 배우의 <제이미>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죽을 때가지 끊임없이 도전하고 싶어요. 한 번 사는 인생인데 도전이 있어야 재미있지 않을까요. 평범하게 사는 것보다 새로운 걸 시도하면서 부딪혀보고 싶은 마음이 커요. 결과가 좋든 좋지 않든 말이죠. 이 작품을 제안 받았을 때도 하고 싶은 열망이 아주 컸어요.
렌에게 이 작품이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가 있었을 것 같아요.
대본을 다 읽고 제이미란 캐릭터를 공부했을 때 저와 비슷한 점이 너무 많아 깜짝 놀랐어요. 소신을 가지고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알며 다른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준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뉴이스트 활동을 하는 동안에 저도 언젠가는 사회적인 메시지든 위로든 사람들에게 힘들 주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거든요. 대본을 보자마자 그 바람에 가까이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너무 좋았어요.
뮤지컬을 한다고 했을 때 뉴이스트 멤버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제가 좀 엉뚱하기도 하고, 멤버들로부터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얘기를 듣기 때문에(웃음) 놀라지도 않더라고요. 다만 뮤지컬 출연이 흔한 기회가 아니기 때문에 함께 기뻐하고 축하해주고 지금도 응원해주고 있어요. 저는 남과 다르지 않아도 스스로가 특별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생각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요. 그래야 저만의 색깔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연습실에서 분위기 메이커라고 소문났습니다.
음… 전 태어났을 때부터 웃겼나봐요. (그랬을 것 같기도 해요) 다른 사람을 웃길 때 제가 희열을 느끼니까, 그래서 연예인이란 직업에 도전해서 지금까지 할 수 있는 것 같고… 쉬는 시간에 대사를 다르게 한다든가 제 개성을 마구 집어넣어 표현하면 선배님과 스태프분들이 막 웃으시더라고요. 제가 친해지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지만 친해지고 나면 허물이 없어지는 타입이라서요.
음악 활동을 병행하는 렌에게 <제이미>의 음악적 매력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넘버가 굉장히 많아요. 노래마다 스타일과 메시지가 다르고요. 댄스, 발라드, 대사 위주의 넘버…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 다양해서 아이돌의 느낌보다 저의 아티스틱한 면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아티스트로 한 발짝 나아가는 느낌이랄까요.
그럴 때가 됐지요.
네, ‘제이미’로는 막내지만 아이돌로는 벌써 9년차인 걸요.
팝적인 음악에 반해 안무는 굉장히 신선하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동안 연습했던 춤과는 많이 다르던가요.
뉴이스트에서 했던 댄스와 많이 달라요. 저희 그룹의 안무는 정해진 약속대로 합을 항상 맞춰야 했죠. 뮤지컬은 기본적인 안무가 있어도 있는 그대로의 저를 표현할 수 있어요. 자유와 희열을 동시에 느끼기도 하고요. 이 작품에는 ‘예쁘다’고 여겨지는 춤도 있는데 굉장히 유쾌해요.
원래 렌 배우는 상남자 아닌가요.
음… 상남자까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춤을 춰도 스스로 거리감이 들지는 않거든요.
연습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이나 심설인 연출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조언은 무엇인가요.
처음이다 보니 대사톤이나 속도를 모른 상태에서 그저 재미있으니까 흥분을 많이 했어요. 관객을 생각해야하는 건데 저만 신나하는 거죠.(웃음) 감독님께서 종종 “자, 한 템포만 낮추자”고 얘기해 주시면 그제서야 들떴던 마음을 진정시킵니다. 체력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힘든 부분은 딱히 없어요. 다만 생각할 게 너무 많다보니 잠을 깊게 못 자요. 불안한가봐요.
떨리나요?
첫 무대를 하지 않아서 아직은 잘 모르겠는데 설레면서도 엄청 긴장하고 있어요. 물론 저는 긴장하는 와중에도 “뭐 어때, 그냥 하는 거지, 내가 선택한 건데.” 하고 무대 위를 올라갈 거예요.
뮤지컬 세계의 특징 중 하나가 선후배의 관계가 끈끈하다는 거예요. ‘제이미’의 막내로서 형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나요.
너무 잘 챙겨주시죠. 조권 형과 주협이 형은 자기 연습하기도 바쁠텐데 모든 것이 새로운 제게 많은 걸 가르쳐줘요. 항상 모니터링을 하면서 이 부분에서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피드백도 주고요. 옆에서 세심하게 챙겨주는 마음과 진심이 느껴지니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감동입니다.
작품 속 ‘제이미’ 캐릭터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허물 없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게 가장 큰 매력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결점이 있고 그 결점을 숨기기 마련이잖아요. 세상의 편견에도 ‘그래, 나 이런 사람이야.’ 당당하게 맞서는 모습이 멋있죠. 관객도 이런 제이미를 보면서 대리만족하지 않을까요.
꿈이 벽에 부딪힌 제이미와 같은 경험을 해본 적이 있나요.
당연히 있죠. 뉴이스트가 데뷔하고 대중들에게 점점 잊혀갈 때 엄청 큰 벽이 제 앞에 버티고 있었어요. 그때 정말 방황을 많이 했죠. 나는 이제 어떡하지, 뭘 해야 하지, 아이돌이 아닌 다른 걸 시도해야할까… 다행히 저희가 큰 결심 끝에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면서 다시 주목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저는 그때를 기억하면 팬들이 돕고 신이 도왔다고 생각해요.
어떤 마음으로 그 기간을 버티고 극복했나요.
‘이거 아니면 안된다’라는 생각이요. 제 학창시절은 물론 저의 모든 걸 다 쏟아부었기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도 아예 놓고 싶지는 않았어요. 돌아가기엔 오랜 기간 걸어온 인생이 아깝다고 해야할까요. 어떤 선배님이 이런 말씀을 하신 기억이 나요. 동틀 때를 기다리는 게 제일 힘들다고요.
4명의 제이미 가운데 렌이 보여줄 모습은 어떨지 기대됩니다.
꾸밈없는 제이미를 보여주고 싶어요. 조금 어려운 말이긴 한데, 연습한 대로만 하는 게 아니라 진짜 저의 표현, 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에요. 첫 도전이지만 제한 없이 자유롭게 하려고 합니다. 사실 모든 걸 기술적으로 다 잘할 수는 없겠지만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어요. 노래든 춤이든 연기든 다 자신있어요. 감독님 조언대로 절제하는 것만 배우면 됩니다!(웃음)
뉴이스트 멤버로서도 무대 위에서 절제하지 못한 경험이 있나봐요.
그럼요. 흥분하면 완전 난리나죠. 갑자기 대본에 없던 이상한 춤을 추면 리더인 종현이가 옆에서 말리곤 해요.
이 작품을 통해 렌은 무엇을 배우게 될까요.
뮤지션으로, 인간적으로, 아티스트로 성장할 거라 확신해요.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제가 참 우물 안 개구리였다고 많이 느꼈어요. 훌륭하신 선배님들을 보면서 ‘뻔한 대사를 저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노래를 저렇게도 부를 수 있구나’ 많이 배우고 있어요. 세상 밖을 완전히 나왔다고 할 수 없지만 다재다능한 사람들을 보면서 나를 드러내는 방법에 대해 많은 공부가 됐어요. 이 작품이 끝나면 또 다른 나를 위해 한 발짝 다가가는 사람이 되어 있을 거예요.
It’s SHOW TIME
‘아시아 최초’의 타이틀을 달고 무대에 서는 네 명의 ‘제이미’.
뮤지컬 <제이미> 속 특별한 소년으로 완벽하게 변신하기 위해 조권, 신주협, MJ(아스트로), 렌(뉴이스트)은 행동 하나, 손짓 하나까지 새롭게 익혔다. 제이미의 넘치는 끼를 표현해내려 높은 하이힐에 익숙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몸속 모든 감각을 깨우기 위해 노력했다고. 덕분에 연습실은 늘 이들의 에너지로 가득 찬다. 타이틀롤을 맡은 배우 중 맏형인 조권을 ‘왕언니’라고 부르며 따른다는 ‘제이미들’의 찰떡 호흡도 공연을 더욱 쫀쫀하게 만드는 힘이다. 사회의 편견에 당당하게 맞서는 제이미의 강인한 면 또한 놓치지 않고 잘 그려내기 위해 네 명의 배우는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사진제공 (주)쇼노트)
ATTENTION, PLEASE
뮤지컬 <제이미>
기간 2020년 7월 4일-9월 11일
시간 20:00(화~목)|15:00 20:00 금|14:00 18:30 주말
장소 LG아트센터
가격 VIP석 14만원|제이미석 13만원|R석 12만원|S석 9만원|A석 6만원
문의 02-3485-8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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