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거짓말 지시…국민이 피눈물 흘린다

입력
수정2016.12.13. 오전 8:32
기사원문
정성엽 기자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앵커>

검찰 취재하는 정성엽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정 기자, 어서 오십시오. 그러니까 미르와 K스포츠재단 의혹이 자꾸 커지니까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거짓말을 하도록 해라, 이렇게 지시했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안종범 전 수석에게 이런 지시를 내린 날이 10월 12일 무렵입니다.

이 전날에 무슨 일이 있었느냐면요, 10월 11일은 미르와 K스포츠재단 관련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날입니다.

시민단체 대표가 고발인 자격으로 검찰청에서 조사를 받았습니다.

12일 당일날에는 아까 리포트에서 보셨다시피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이 국정감사에서 증언을 합니다.

그때까지 계속 자발적인 모금이라고 주장했던 이 사람이 그날부터 "검찰 수사 중이니까, 말 못한다."

이렇게 뉘앙스가 바뀝니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야, 뭔가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가 않구나.' 이렇게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고요.

그래서 평소 대면보고 별로 안 좋아하던 대통령이 안종범 전 수석을 직접 불러서 이런 거짓 지시를 내린 게 아닐까, 이런 추정이 가능합니다.

<앵커>

그런데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할 때도 이건 선의의 모금이었다, 이렇게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이건 그럼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박 대통령이 2차 담화를 한 게 11월 4일입니다.

최순실 씨가 구속된 직후죠.

그때까지도 박근혜 대통령은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모금은 기업들의 선의였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기업들의 선의였다고 생각했다면, 그리고 끝까지 한 점 부끄러움 없다고 생각을 했다면 굳이 청와대 경제수석을 불러서 청와대 책임 없게 하라. 이런 지시를 내릴 필요가 있었을까요?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것 아니냐. 이렇게 해석하면 좀 확대 해석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그런 해석이 가능할 것 같고요.

또 지시를 받은 안종범 전 수석도 대통령에게서 받은 지시 중에는 거짓 내용이 있었다, 라고 검찰에 실토할 정도였으니까 대통령의 해명 중에 도대체 어떤 것까지, 뭣까지 믿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제(11일) 대통령은 피눈물이 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겠다. 이런 말을 하셨죠.

그만큼 여전히 억울하다는 취지일 겁니다.

그런데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시점에 권력의 최정점에 있으면서도 거짓말을 지시한 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과연 어떤 눈물을 흘려야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앵커>

대통령의 말을 믿는다면 이걸 거짓말로 생각을 안 했다, 이렇게밖에는 해석이 안 되는 것 같은데, 특검이 이제 밝혀내겠죠? (특검이 반드시 밝혀내야 할 사안이라 생각됩니다.) 네, 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 [단독] 안종범 수첩 "박 대통령이 위증 지시"

▶ 머릿수 많은 친박…대선 주도권 '치킨 게임'

▶ '연말 시한' 국정 교과서, 황교안 체제 첫 시험대; 

정성엽 기자(jsy@sbs.co.kr)

※ ⓒ SBS & SBS콘텐츠허브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 기사 모아보기

기자 프로필

2002년에 SBS로 둥지를 옮겨 사회부 검찰 출입기자와 정치부 외교안보팀, 뉴스추적팀 등에서 취재력을 과시해왔으며 사회부 사건기자들의 짱인 시경캡을 맡기도 했습니다. "제대로 보고, 정확히 쓴다"는 좌우명을 가진 정기자는 법조기자 시절 삼성그룹 후계자인 이재용 씨의 이혼소송 사실을 발빠르게 취재, 특종 보도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
댓글

SBS 댓글 정책에 따라 SBS에서 제공하는 정치섹션 기사의 본문 하단에는 댓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