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심해지는 저출산 “올 출생아 27만명, 출산율 0.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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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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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형수 저출산위 부위원장 전망
한해 출생아 수 5년새 40% 줄어
2090년엔 한국 인구 1800만명
올해 출생아동이 27만명대로, 합계출산율은 0.8명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9일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저출산·고령화 대응을 위한 인문·사회 포럼; 인구의 사회문명사적 관점, 미래사회의 삶의 양식’ 토론회에서 이 같은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서 부위원장은 “인류 문명사를 돌아볼 때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인구 현상’을 우리나라에서 목도하고 있다”며 “올해 1~3월 출생아 수가 전년 동기보다 10~12%가 줄었고, 합계출산율이 0.12명 떨어졌다. 이 추세대로 가면 올해 출생아수가 27만명대 초반, 출산율은 0.8명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합계출산율(이하 출산율)은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은 아이의 수를 말한다.

떨어지는 합계출산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한국의 출생아 수는 2018년 32만 6800명에서 30만3100명으로 떨어져 겨우 30만명대에 턱걸이 했다. 올해 1분기 출생아동은 7만405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만3228명)보다 11% 줄었다. 출산율도 지난해 1~3월 1.02명에서 올해 1~3월 0.9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전체 출산율은 0.92명이다.

줄어드는출생아수.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서 부위원장은 “올해 출생아 수가 27만명대 초반으로 떨어지면 2015년 이후 5년에 걸쳐 40% 줄어들게 된다”면서 “이런 추세가 내년, 후년에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부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 취업 상황, 결혼 상황을 감안할 때 (내년, 후년에는) 출생아 수가 20만명대 초반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출산율이 올라가도 한번 떨어진 출생아 수는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미래인구변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서 부위원장은 “출생아 수가 20만명대 초반에서 안정되더라도 장기적으로 한국 인구가 급격히 줄어 2090년이면 1800만명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9일 한국의 추계인구는 5178만명이다. 지금의 약 3분의 1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서 부위원장의 전망치는 통계청 추계보다 약 1000만명 적다. 지난해 3월 통계청은 장래인구특별추계에서 한국 인구는 2028년 정점(약 5200만명)을 찍은 뒤 2050년 4000만명대로, 2070년 3000만명대로 떨어져 2090년 2861명으로 줄 것으로 내다봤다.

서 부위원장은 “2017년 국제통화기금(IMF) 크리스틴 리카르도 총재가 방한해 이화여대 학생과 토론하면서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 얘기를 듣고 한국사회를 ‘집단 자살 사회’로 규정했다. 현재 저출생은 문명사회에서 처음 접하는 현상이며 고령화보다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의 고령화율(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올해 15%에서 2040년 34%, 2060년 44%로 올라간다. 서 부위원장은 “청년들이 결혼이나 출산을 선호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선택하는 걸 간접적으로 돕고, 이를 실현하는 데 조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박경숙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성장과 발전을 중시하는 발전주의 사회 구성의 모순에서 저출생의 이유를 찾았다. 박 교수는 “평등과 이동(계층)을 바라는데, 지금의 발전은 이를 보장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이들이 이탈했고, 인구 재생산이 멈춘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지금의 틀과 기성세대 관점으로는 젊은 세대가 더 이상 살아가기 어렵다. 이 틀을 바꾸는 정책, 삶의 가치를 바꾸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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