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본토에서 건너온 가장 오래된 오랑우탄
“행동 및 유전자 달라…800마리 남아 멸종위기”
‘제3의 오랑우탄’이 확인됐다.
스위스 취리히대학교 알렉산더 네이터, 미셸 크뤼첸 교수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이제까지 밝혀진 오랑우탄과 완전히 다른 종인 ‘타파눌리오랑우탄’을 수마트라섬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종이 기존의 수마트라오랑우탄과 유전적으로 다르다는 연구 결과를 생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지난 2일 발표했다.
제3의 오랑우탄 ‘퐁고 타파눌리(Pongo tapanuliensis)’(타파눌리오랑우탄)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의 북쪽 고지대 밀림 ‘바탕 토루(Batang Toru)’에서만 서식한다. 1000㎢ 면적의 숲에 약 800마리만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간 오랑우탄은 수마트라섬에 사는 ‘수마트라오랑우탄’과 보르네오섬에 사는 ‘보르네오오랑우탄’ 등 두 종으로 분류됐다. 수마트라섬 바탕 토루에 오랑우탄이 산다는 사실은 1930년대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과학자들이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한 건 1997년 들어서다. 지금까지 연구는 타파눌리의 오랑우탄들이 다른 수마트라오랑우탄과 행동학적으로 다르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2013년 유전자 연구를 할 수 있는 다량의 오랑우탄 유골이 발견됐고, 37마리의 오랑우탄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전혀 다른 종임을 밝혀낼 수 있었다.
학계에서 타파눌리오랑우탄을 정식 종으로 인정할 경우, 인간을 제외한 유인원은 7종으로 늘어난다. 현재 학계에서 유인원으로 규정하는 동물은 침팬지, 보노보, 보르네오오랑우탄, 수마트라오랑우탄, 서부고릴라, 동부고릴라 등 6종이다.
환경단체 ‘수마트라오랑우탄 보전프로그램’(SOCP)은 댐과 금광의 건설 때문에 바탕 토루의 타파눌리오랑우탄 서식지가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의 닐랑가 자야싱에 아시아 프로그램 수석은 “새로운 종의 발견은 축하해야 할 일이지만, 서식지 파괴로 새로운 종을 찾자마자 잃어버릴 수 있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서식지 보호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박지슬 교육연수생 sb02208@naver.com,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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