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오랑우탄’ 발견…유인원 7종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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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11.04. 오후 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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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애니멀피플] 수마트라섬 타파눌리오랑우탄

아시아 본토에서 건너온 가장 오래된 오랑우탄

“행동 및 유전자 달라…800마리 남아 멸종위기”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 발견된 오랑우탄. 학명은 ‘퐁고 타파눌리’로 800마리 남았다. 앤드류 왐슬리 제공


‘제3의 오랑우탄’이 확인됐다.

스위스 취리히대학교 알렉산더 네이터, 미셸 크뤼첸 교수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이제까지 밝혀진 오랑우탄과 완전히 다른 종인 ‘타파눌리오랑우탄’을 수마트라섬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종이 기존의 수마트라오랑우탄과 유전적으로 다르다는 연구 결과를 생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지난 2일 발표했다.

제3의 오랑우탄 ‘퐁고 타파눌리(Pongo tapanuliensis)’(타파눌리오랑우탄)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의 북쪽 고지대 밀림 ‘바탕 토루(Batang Toru)’에서만 서식한다. 1000㎢ 면적의 숲에 약 800마리만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간 오랑우탄은 수마트라섬에 사는 ‘수마트라오랑우탄’과 보르네오섬에 사는 ‘보르네오오랑우탄’ 등 두 종으로 분류됐다. 수마트라섬 바탕 토루에 오랑우탄이 산다는 사실은 1930년대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과학자들이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한 건 1997년 들어서다. 지금까지 연구는 타파눌리의 오랑우탄들이 다른 수마트라오랑우탄과 행동학적으로 다르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2013년 유전자 연구를 할 수 있는 다량의 오랑우탄 유골이 발견됐고, 37마리의 오랑우탄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전혀 다른 종임을 밝혀낼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 사는 타파눌리오랑우탄. 맥시메 앨리아가 제공
타파눌리오랑우탄의 두개골. 유골의 유전자 조사 결과를 통해 신종임을 확인했다. 알렉산더 네이터 등 제공
타파눌리는 다른 오랑우탄에 비해 두개골이 작고 턱이 좁다. 길고 높은 울음소리를 낸다. 유전자 연구 결과, 타파눌리는 약 340만년 전에 분리·정착된, 가장 오래된 오랑우탄으로 밝혀졌다. 그 뒤 67만4000년 전에 수마트라오랑우탄과 보르네오오랑우탄으로 갈라졌다. 알렉산더 네이터 교수는 “타파눌리는 아시아 본토에서 이동한 최초의 오랑우탄의 직접적인 후손”이라고 밝혔다. 타파눌리의 서식지는 수마트라오랑우탄 서식지 남쪽 끝에 자리 잡고 있다.

학계에서 타파눌리오랑우탄을 정식 종으로 인정할 경우, 인간을 제외한 유인원은 7종으로 늘어난다. 현재 학계에서 유인원으로 규정하는 동물은 침팬지, 보노보, 보르네오오랑우탄, 수마트라오랑우탄, 서부고릴라, 동부고릴라 등 6종이다.

환경단체 ‘수마트라오랑우탄 보전프로그램’(SOCP)은 댐과 금광의 건설 때문에 바탕 토루의 타파눌리오랑우탄 서식지가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의 닐랑가 자야싱에 아시아 프로그램 수석은 “새로운 종의 발견은 축하해야 할 일이지만, 서식지 파괴로 새로운 종을 찾자마자 잃어버릴 수 있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서식지 보호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박지슬 교육연수생 sb02208@naver.com,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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