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들, 정비사업 수의계약으로 곳간 채워…중견사들은 군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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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지방서 수의계약 앞둔 사업지 대부분 대형사 선택
업계에선 조합들 고의유찰로 대형사를 시공사로 정하기 위한 꼼수


최근 대형사들이 수의계약을 통해 정비사업 시공권을 확보하고 있다. 사진은 한 지방 도심 전경.ⓒ뉴시스

최근 서울·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 시공사를 찾는 대다수 정비사업들이 대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수의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사업지 대부분은 그동안 경쟁입찰이 성사되지 않아 시공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던 곳으로, 수의계약 조건이 갖춰지자 대형사와 우선협상을 맺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사업지의 사업성이 높지 않아 그동안 시공권 수주에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조합들이 수의계약으로 입맛에 맞는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입찰조건을 높였기 때문에 수의계약이 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방 사업지들의 대형사 선호현상이 짙어지고있어 중견사들의 설자리가 더욱 비좁아지고 있다며 지역 건설사들조차 대형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곳은 군침만 흘릴뿐이라고 분석한다.

20일 도시정비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사들이 수의계약을 통해 정비사업 시공권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 포스코건설은 서울 신반포18차 337동 재건축 단지의 시공사로 최종 선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해당 조합은 최근 포스코건설을 재건축 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조합과 포스코건설은 오는 23일 조합원 총회에서 추인을 받은 후, 연말께 재건축 추진을 위한 시공사 수의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앞서 포스코건설은 조합이 추진한 시공사 입찰에 세 차례나 단독으로 도전장을 던지며 수주에 공을 들여왔다.

해당 조합은 지난 6월 입찰이 2회 무산되자 총 공사비를 440억1330만원에서 473억7350만원으로 늘렸다. 시공사들이 공사비가 너무 낮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GS건설은 대구 중동희망지구 재건축 시공사로 유력해진 상태다. GS건설은 지난달 28일 열린 2차 현장설명회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해당 재건축 조합은 오는 30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조합원 찬반 투표로 GS건설을 시공사로 확정지을지 결정할 계획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과 창원 지역 2곳의 정비사업에서 수의계약을 노리고 있다. 서울에서는 보문5구역 재개발은 최근 기존 시공사인 호반건설과 결별하며 새로운 시공사로 떠오른 HDC현대산업개발과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앞서 조합은 지난달부터 일반경쟁입찰 방식으로 새 시공사 선정에 나섰지만, 두 번의 입찰에서 모두 유찰됐다. 조합은 다음달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어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창원시 신월2구역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현장설명회에 1개사 참여만 이뤄져 유찰되며,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과 수의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대우건설 창원시 가음4구역 재건축 사업의 현장설명회에 유일하게 참석한 뒤 우선협상대상자 후보로 떠올랐다.

조합은 다음달 14일 총회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대우건설을 시공사 선정할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지방 정비사업 조합들이 높은 입찰보증금과 저렴한 공사비를 내걸어 중견사들은 입찰 부담이 큰 편”이라며 “대부분의 조합들은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대형사를 중심으로 우선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데일리안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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