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추미애…뚜렷한 공과 남긴 1년 1개월

입력
수정2021.01.27. 오후 5:13
기사원문
박의래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1년 내내 尹과 갈등…정치권·법조계 비판 한 몸에
검찰개혁 기틀마련…상법·자녀체벌금지법 성과도


법무부 떠나며 손 흔드는 추미애
(과천=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장관 이임식을 마치고 청사를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see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물러났다. 지난해 1월 2일 취임 이후 약 1년 1개월, 작년 12월 16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힌 지 42일 만이다.

추 장관은 취임식에서 "검찰개혁은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가 됐다"고 밝힌 이후 임기 내내 `검찰개혁'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과제를 완수하는 데 매진했다.

그 결과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제한하고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을 부여한 검경 수사권 조정이 올해부터 시행됐고, 검찰개혁의 상징으로 꼽혔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했다.

실제로 추 장관은 임기 동안 적잖은 개혁 성과를 일궈냈다. 무엇보다 무소불위의 검찰권을 감시·견제하고 형사사법제도의 공정성을 높일 공수처를 25년 만에 출범시키는 데 최일선에서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검찰과 경찰의 대립 속에 십수년을 끌어온 검경 수사권 조정을 일단락지어 수평적인 검경 관계를 정립하고 국가·자치·수사로 나뉜 새로운 경찰상을 수립하는 데도 기여했다.

지지자들과 포옹하는 추미애 장관
(과천=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치고 청사를 나서며 정문 부근에서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seephoto@yna.co.kr


일명 '3%룰'이라 불리는 상법 개정안과 부모의 자녀 체벌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민법 개정안도 성사시켰다. 증권 분야에 한정된 집단소송제를 전 분야로 확대하는 집단소송법 제정안과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일반화하는 상법 개정안을 마련해 소비자 보호와 피해구제 강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추 장관은 임기 내내 윤석열 검찰총장과 극심한 갈등을 겪으며 정치권과 법조계의 비판을 한 몸에 받아야 했다. 추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검찰 고위간부급 인사를 둘러싼한 의견청취 문제로 윤 총장과 부딪혔다.

추 장관은 지난해 7월에는 이른바 `채널A 사건' 수사와 관련해 윤 총장이 '측근 감싸기' 논란 속에서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강행하려 하자 이를 중단하라며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10월에는 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 사건과 윤 총장 가족 의혹 사건 등에서 윤 총장을 배제하는 수사지휘권을 다시 행사하고 각종 감찰 지시를 내리면서 윤 총장과 정면 충돌했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는 2005년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강정구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 대해 발동한 이후 처음이었다.

윤 총장과의 갈등은 지난해 11월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 청구를 하며 윤 총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명령을 내리면서 절정에 달했다. 하지만 법원은 직무집행 정지 효력중단을 결정해 윤 총장을 직무에 복귀시켰다.

추 장관은 각종 잡음 속에서도 검사징계위원회를 강행, 윤 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끌어냈지만, 법원이 징계처분 효력정지를 결정하면서 윤 총장은 다시 복귀했다.

추미애 눈물
(과천=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치고 청사를 나서다 정문 부근에서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seephoto@yna.co.kr


결국 1년간의 싸움 끝에 추 장관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지만, 윤 총장은 자리를 지키며 대선주자 반열에까지 올라있다. 법조계 안팎에서 `추-윤 갈등'에서 추 장관이 판정패했다는 해석이 나온 이유다. 두 사람의 갈등 속에 정권 지지율도 떨어져 추 장관이 정치적으로도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도 받았다.

추 장관은 임기 동안 야당 의원들과도 불화를 겪어야 했다. 특히 국회에서 아들 특혜휴가 의혹과 관련해 야당 의원들의 거센 공격에 "소설을 쓰시네", "저 사람은 검사 안 하길 참 잘했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최근에는 서울동부구치소에서 1천명이 넘는 대규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교정시설 책임자로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국민께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퇴임 전 마지막 일정' 동부구치소 찾은 추미애
(서울=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6일 서울동부구치소를 찾아 이영희 교정본부장으로부터 코로나19 대응실태 및 후속조치 계획을 보고받고 있다. [법무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laecorp@yna.co.kr

▶네이버에서도 뉴스는 연합뉴스[구독 클릭]
▶[팩트체크]강제추행, 피해자 고소 없으면 처벌불가?
▶제보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https://www.yna.co.kr/),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