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병원 '7백 곳'에 처방 대가 뒷돈…현금에 골프 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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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2.14. 오후 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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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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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앵커 ▶

국내 대형 제약 업체인 JW중외 제약이 한 해에 백억원이 넘는 뒷돈을 종합병원과 의사들에게 제공했다는 이른바 '리베이트 의혹'의 전모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름만 대면 아는 대형 병원을 포함해서 6백여곳의 병원도 뒷돈을 받은 혐의로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올랐는데요.

경찰은 중외제약의 대표이사와 본부장을 비롯한 임원 네 명을 형사 입건했고, 오늘 다시 중외제약 본사를 압수수색했습니다.

먼저 김수근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서초동의 JW중외제약.

이 회사 사업부 소속 전 직원은 2016년 5월, 사내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제목은 <휴가자 파악 요청의 건>이었지만 첨부된 엑셀파일은 다른 걸 묻고 있었습니다.

영업사원별로 거래처, 다시 말해 어느 병원에, 얼마나 자주 '뒷돈'을 줬고, 앞으로 줄건지, 1년 동안 약정한 총금액은 얼마인지 적어야 했습니다.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가 확보한 이 내부 문건엔, 병원에 제공하기로 약속한 금품이 의약품 처방 대가라는 점도 명시돼 있었습니다.

2016년 한 해에만 JW중외제약이 약정한 뒷돈의 규모는 100억 4790만원.

돈을 받은 병원은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삼성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대형 병원을 포함해 전국 683곳에 달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의사가 수액이나 항생제 같은 중외제약 의약품을 처방하면 그 의약품 가격의 35%를 리베이트로 주는 수법.

서울아산병원은 철분주사제와 수액, 항생제 등을 처방해 준 대가로 2016년에만 2억 4천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병원 과장급 의사에게는 현금이나 골프접대 등을, 의국장에게는 운영경비를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엑셀파일에는 돈을 받은 의사 대부분은 익명 처리됐지만, 의사 27명의 실명이 적혀 있었습니다.

확인 결과 이들은 실제로 당시 근무했거나 지금도 일하는 현직 의사들이었습니다.

[전 중외제약 영업사원]
"아산병원 팀이 딱 존재를 하고, 삼성병원 팀이 딱 존재를 하고, 세브란스 팀이 딱 존재를 하고. 그들이 영업을 하고 리베이트 관리도 다 했었는데…"

수사 결과 대표이사는 물론 회사 주요 부서가 일사불란하게 총동원된 정황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리베이트 영업 관련 정책을 기획한 부서는 영업지원실.

마케팅본부는 '돈줄'을 조성하는 예산 근거를 마련해줬고, 재무관리본부는 영업사원에게 자금을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이 지금까지 형사 입건한 피의자는 중외제약 영업·생산부분 대표이사 A씨와 판매 유통영업을 총괄하는 병원사업본부장 등 4명입니다.

중외제약에는 오늘 다시 경찰 수사관들이 들이닥쳤습니다.

경찰은 중외제약의 본사 건물 등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벌여 리베이트가 더 없는지, 윗선이 개입하진 않았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수근입니다.

(영상취재: 노성은 / 영상편집: 김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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