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발언 뜨거웠던 날, 네이버는 랭킹뉴스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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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0.24. 오후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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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포털 사이트에서 많이 읽힌 기사를 순위로 보여주는 ‘랭킹 뉴스’ 서비스를 22일 저녁 갑작스럽게 없앤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이날은 온종일 정부와 여당에 껄끄러운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기사가 랭킹 뉴스 상위를 휩쓸고, 네이버 대표가 국정감사에 출석해 야당 의원들로부터 여러 지적을 받던 때였다. 네이버가 “여야 모두한테 욕먹느니 그냥 바로 내리자”고 기습 결정을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는 것이다. 네이버는 그동안 정치·사회·경제 등 6개 분야에서 이용자들이 많이 본 기사를 조회 수·댓글 수에 따라 30위까지 순위를 매겨 공개해왔다.

네이버가 전체 기사를 기반으로 집계하는 섹션별, 연령별 등 기존 랭킹서비스를 폐지하고 각 언론사별 랭킹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네이버

문제는 랭킹 뉴스 폐지 시점이 하필 이날(22일)이냐는 것이다. 네이버는 22일 오후 “랭킹 뉴스를 없애겠다”고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중요한 정책을 바꾸면서도 명확한 시점은 밝히지 않은 채 이례적으로 ‘오늘 중’이라고만 했다. 공교롭게도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때다. 한 대표는 이날 국감에서 쇼핑 검색어, 뉴스 편집과 검색어 조작 의혹 등에 대한 여러 질의를 받았다. 또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농단’에 반발해 국감장에서 쏟아낸 발언 기사가 하루 종일 네이버 랭킹 뉴스 상위를 휩쓸고 있었다.

네이버가 많이 본 기사를 순서로 띄우는 '랭킹뉴스'를 폐지하고 섹션별 '많이 본 뉴스'의 자리에 각 언론사에서 가장 많이 본 기사 1건씩을 띄우는 등 새로운 추천 모델을 도입한다고 23일 밝혔다.
사진은 새로운 추천 모델을 도입한 가상 화면(오른쪽)./연합뉴스

서비스 개편 때는 후속 서비스를 준비해놓고 곧바로 교체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네이버는 후속 서비스 없이 랭킹 뉴스만 없애 의문을 낳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에서 네이버 랭킹 뉴스를 보면 ‘새롭게 준비 중입니다’라는 안내문만 보인다. 송경재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연구교수는 “랭킹 뉴스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회사 대표가 국감에 나간 날 없앴다는 것은 지나친 보신(保身)주의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랭킹 뉴스 폐지는 이용자들의 뉴스 소비 방식이 달라진 것을 반영한 서비스 개편이고 지난달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미 공개했다”면서 “다른 정치적 이유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최인준 기자 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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