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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슈가, 거성들이 뭉치는 이유는?

아이즈 ize 글 윤준호(칼럼니스트)

아이유(왼쪽)과 슈가. 사진제공=EDAM엔터테인먼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이쯤되면 반칙 아닙니까?"

한 가요계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가수 아이유와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의 컬래버레이션에 대한 평가다. 소위 말하는 ‘음원 깡패’라 불리는 두 사람이 만난다고 하니 어찌 두렵지 않을 수 있으랴.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볼빨간사춘기는 그룹 엑소 멤버 백현과 손을 잡았고, ‘양화대교’의 자이언티의 짝은 ‘벌써 12시’의 청하다. 혼자서도 능히 음원차트를 ‘씹어 먹을’ 깜냥을 가진 그들은 왜 ‘어벤져스’가 되려 하는 것일까?

#‘K-팝 어벤져스’의 탄생

7일 오전 8시 현재, 멜론과 지니를 비롯한 주요 음원차트는 ‘에잇’(Eight)으로 도배됐다. 신곡을 발표하기만 하면 차트 1위를 차지하는 아이유와 슈가가 만났으니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1993년생 동갑내기인 두 사람의 교감은 빼어났다. 아이유는 싱어송라이터답게 ‘에잇’을 직접 만들었고, 래퍼인 슈가는 전공을 살려 랩메이킹과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가장 원초적인 질문을 던져보자. "누가 더 이득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선뜻 내리긴 어렵다. 전 세계 시장으로 보자면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BTS의 유명세를 얻게 될 아이유의 이익이 더 클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유 역시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한 데다가 ‘호텔 델루나’와 ‘달의 연인’ 등 출연작이 해외에 수출되며 엄청난 팬덤과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인물이다. 결국 우열을 가리기 보다는 ‘윈윈’(win-win)으로 보는 것이 옳다.

7일에는 볼빨간사춘기와 백현의 합작품인 ‘나비와 고양이’가 공개된다. 발표하는 노래마다 음원차트 최상단에 이름을 올려놓는 볼빨간사춘기가 다른 가수와 컬래버레이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게다가 그 상대가 백현이다. 엑소의 멤버로서뿐만 아니라 솔로로도 강력한 음원 파워를 자랑하고 그룹 슈퍼엠의 일원으로 미국 빌보드 앨범차트 정상까지 밟는 등 탄탄한 팬덤을 자랑하는 터라 두 사람의 만남 역시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5월 초가 아이유X슈가와 볼빨간사춘기X백현의 맞대결이라면, 5월 중순에는 또 다른 구도의 컬래버레이션 맞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자이언티와 청하는 케이블채널 Mnet 예능 ‘곡팜’(Farm)을 통해 호흡을 맞춘다. 두 사람의 합작품은 18일 공개된다. 이에 앞서 12일에는 가수 백지영과 옹성우가 힘을 보탠 신곡 ‘아무런 말들도’이 대중과 만난다. 자이언티와 백지영이 빼어난 보컬을 바탕으로 한 정통파 아티스트라면, 청하와 옹성우는 공교롭게도 Mnet ‘프로듀스 101’ 시즌 1, 2가 각각 배출한 프로젝트 그룹인 아이오아이와 워너원 출신이다.

물론 이들과 대결해야 하는 다른 가수들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도무지 넘기 힘든 이들을 한꺼번에 상대해야 하는 버거운 싸움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가요계에서는 "반갑다"는 반응이 더 지배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침체된 시장을 다시금 부흥시킬 불쏘시개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발표하는 노래들은 ‘보는 음악’보다는 ‘듣는 음악’에 가깝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연 시장은 완전히 잠기고, 방송사 음악 순위 프로그램은 무관객 녹화가 진행되는 상황 속에서 눈보다 귀로 즐기는 음원 시장으로 쏠리는 수요는 많아졌다.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대중의 기대치를 한껏 올릴 수 있는 음원이 발표되는 것은 가요계 전체로 봤을 때 반길 일이다.

한 중견 가요기획사 대표는 "일단은 음원사이트로 대중이 유입되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노래를 듣기 위해 사이트를 방문한 이들이 결국은 다른 노래들도 찾아듣게 되기 때문"이라며 "영화계에서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텐트 폴’(tent pole) 영화, 즉 대작이 필요하듯 가요계에도 모두의 관심을 환기시킬 대작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볼빨간사춘기(왼쪽)과 백현. 사진제공=쇼파르뮤직

#왜 그들은 입을 맞출까?

우리는 이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시리즈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경험했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1∼2편의 관객은 각각 430만∼440만 명, 50만∼390만 명, 170만∼300만 수준이었으나 이들이 힘을 합친 ‘어벤져스’ 1∼2편의 관객은 700만∼1050만 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어벤져스’ 시리즈가 시작된 후 만들어진 독립 히어로물인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3편이 각각 900만, 867만, 485만 관객을 동원하며 개별 시리즈의 인기 역시 크게 높아진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미 정상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들이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면 향후 그들의 활동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게다가 그들의 컬래버레이션은 코로나19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일회성 도전이 아니다. 그들은 이미 수차례 성공적인 합작품을 만들어내며 컬래버레이션의 힘을 입증한 이들이다. 아이유의 경우 2AM 임슬옹과 함께 부른 ‘잔소리’ 이후, 지드래곤과의 ‘팔레트’, 성시경과의 ‘첫 겨울이니까’, 오혁과의 ‘사랑이 잘’ 뿐만 아니라 MBC ‘무한도전’에서는 방송인 박명수와 함께 발표한 ‘레옹’으로 히트를 쳤다.

슈가는 BTS 멤버 중 컬래버레이션 활동이 가장 활발하다. 특히 여성 가수와의 협업이 돋보였다. 이소라의 ‘신청곡’, 헤이즈의 ’위 돈 톡 투게더’, 수란의 ‘오늘 취하면’ 외에도 미국 톱스타 할시의 ‘슈가스 인터루드’ 등에 참여했다. 지난해에는 에픽하이의 신곡 ‘새벽에’의 작곡과 편곡을 맡았다. 슈가의 이런 행보는 한국의 실력 있는 가수들을 해외에 소개하는 효과도 내고 있다. 외신들이 BTS 멤버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좇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이 새 앨범을 준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슈가가 아이유와 컬래버레이션도 준비하고 있다"며 "아미(ARMY)에게 좋은 뉴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컬래버레이션은 세계 음악 시장에서도 선호하는 추세다. BTS가 할시, 라우브와 협업했듯, 오는 6월 컴백하는 걸그룹 블랙핑크는 미국 팝시장의 정점에 서 있는 레이디 가가와 동승한다. 이는 쉽게 싫증을 느끼는 동시에 다양성과 새로운 재미를 추구하는 요즘 세대에 발맞춘 행보라 할 수 있다. 유명 배우들의 경우 차기작에 출연할 때보다 새로운 얼굴들과 새 판을 짠다.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한 프레임에서 연기합을 맞춘다는 것만으로도 영화팬들은 열광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전혀 다른 음악과 이미지를 보여주던 정상급 뮤지션들이 함께 노래 부른다는 것은 대단히 매력적인 광경이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올해 블랙핑크의 활동을 전망하며 "블랙핑크의 명성을 더욱 높이 올리는 것은 지구 상에서 가장 큰 스타 중 한 명인 레이디 가가와의 협업이다. 레이디 가가는 곧 발매될 앨범 ‘Chromatica’의 트랙리스트를 공유했으며 블랙핑크가 피처링한 ‘Sour Candy’가 수록됐다"며 "블랙핑크의 커리어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는 한 해가 될 것을 암시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그 반대로도 생각해봐야 한다. 레이디가가는 이미 정점에 이른 반면, 블랙핑크의 주가는 여전히 우상향 곡선을 굵고 선명하게 그리고 있다. 이 때문에 그 결과물이 누구에게 더 큰 떡을 안겨줄 지는 쉽게 단정할 수 없다. 하지만 둘의 만남이 양쪽 모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게 바로 컬래버레이션의 힘이다.

윤준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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