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킹 : 영원의 군주>
1과 0 사이의 세계, 숨겨둔 인물들의 진심①
두 곳의 세계, 두 명의 인물, 두 갈래 운명,
그리고 단 하나의 사랑
‘차원이 다른’ 판타지 로맨스, 그 내밀한 이야기
<더 킹 : 영원의 군주>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연인의 애절한 사랑,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긴박한 스토리, 각자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용기 있는 발걸음을 떼는 매력적인 인물들로 매 방송마다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김은숙 원작 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가 소설(전 2권)로 출간되었다.
평행우주론을 기반으로 두 개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배경 아래 갈라져 나간 대한민국과 대한제국이라는 세상을 다루며, 각각의 장소에서 두 가지 인생을 살아내고 있는 여러 인물들의 운명을 둘러싼 촘촘한 복선과 놀라운 반전으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소설 『더 킹 : 영원의 군주』는 화면으로, 대사로, 표정으로도 미처 다 담아내지 못한 등장인물들의 입체적인 면모와 내밀한 감정의 결, 방대한 세계관을 찬찬히 풀어냈다. 이곤, 태을, 조영, 신재, 루나 등 수많은 인물 각자의 요동치는 마음들을 세세히 담아내, 방송 영상과는 또 다른 색채를 띤 깊은 여운을 전한다.
“고마웠어. 자네가 어딘가에 있어줘서 덜 외로웠어. 이십오 년 동안.”
_매일 밤 죽음을 베고 잠드는 대한제국의 황제, 이곤
손에 쥔 공무원증은 그가 흘리고 간 유일한 흔적이었고, 의문이었다. 곤은 매일같이 이 신분증 속 여인에게 물었다. ‘그가 날 살린 이유를, 내가 살아남은 이유를 당신은 아느냐’고. 덕분에 여인은 곤에게 습관이 되었다. 이십오 년이 지난 지금은 누구보다 친숙했다. 곤에게는 위로였고, 위안이었다. 그렇게 묻다 보면 어느새 여인은 곤이 살아남은 이유가 되어 있었으니까.
- 1권 「그 밤, 부서진 피리」중에서
“드디어 자넬 보는군. 정태을 경위.”
자신이 살아남은 밤, 그 밤에 남겨진 유일한 흔적을 기다리고, 궁금해하다가 끝내는 그리워했었다는 것을 곤은 뒤늦게 깨달았다. 태을을 마주한 기분은 감격에 가까웠다. 곤은 주체할 수 없는 감정으로 불쑥 눈앞의 태을을 끌어안았다. 다시는 사라지지 못하게 붙잡고 싶은 사람처럼.
- 1권 「평행세계」중에서
“세상 모든 사람들이 용감해질 순 없는 일이니까. 내가 용감해지기로 했지.”
_지구가 둥글다는 것도 쉽게 믿지 않는 대한민국의 형사, 정태을
“자네 잘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 기가 막히게도 이 순간 태을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도 눈앞의 곤이 궁금했다는 것을. 아무리 찾아도 찾아지지 않았던 남자를 찾아서 헤맸다는 것을. 자신에게 덕분에 아름다운 것을 보았다고 말했던 남자를 은행나무가 보일 때마다 문득 생각했다는 것을.
- 1권 「첫눈처럼 나타난」 중에서
“내가 뭐 하나 물어볼 테니까 예, 아니오, 로만 대답해.”
아주 오래 생각할 것도 없었다. 태을이 이 세계에 온 이유 같은 건. 남들보다 용감하긴 했지만, 많이 용감해서도, 특별히 호기심이 뛰어나서도 아니었다. 제게 턱을 기댄 채 눈을 감고 있는 남자. 홀로 세워두면 외로워 보이다가도 정말로 자신이 옆에 있으면 조금 덜 외로워 보이는 남자. 남자가 끄덕이며 태을에게 답했다.
“물어봐.”
“연애 한 번도 안 해봤지.”
- 1권 「증명한 마음」 중에서
“제 일은 폐하를 지키는 겁니다.”
_임무에 충실하되, 그 외의 것에 침묵하는 대한제국의 근위 대장, 조영
“폐하께선 다른 사람의 손이 몸에 닿는 걸 싫어하십니다. 처음은 실수지만 다음엔 의도로 간주합니다. 명심하십시오.”
“예, 대장님. 죄송합니다. 폐하, 목의 상처는 가려드릴까요?”
상처를 언급하는 규봉에 영의 표정이 아예 일그러졌다. 딱딱하게 구는 영을 보며 곤은 웃음을 삼켰다.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무서울지 몰라도 곤에게는 우스웠다. 울고 있던 곤에게 다가와 아무것도 모르면서 ‘형아, 울지 마’ 하며 함께 울던 게 아직도 어제 같았으므로. 그리 말하면 영은 무척 자존심 상해할 것이다.
- 1권 「시계토끼를 찾아서」 중에서
“폐하, 궁으로 돌아가셔야 합니다. 여기선 폐하를 지킬 수가 없습니다. 대체 여긴 뭡니까? 폐하께서는 언제부터 드나드신 겁니까. 폐하, 여긴, 우리의 삶이 없습니다.”
그간 태을과 은섭이 있어 참았던 말들을 영이 쏟아냈다. 곤은 그런 영을 대견하게 보았다. 영에게 무겁고도 벅찬 짐을 지울 예정이었다. 곤이 여덟 살 때 만난 이래로 영은 곤을 한 번도 실망시킨 적 없었다. 언제나 충실한 신하이자 아끼는 동생이었다. 그래서 미안했고, 그렇기 때문에 영에게만 맡길 수 있는 일이었다.
- 1권 「공조 수사」 중에서
“언젠가 넌 누구냐고 묻는 순간에, 내 손에 든 게 총이길 바랐거든.”
_꿈과 기억, 과거와 현실 속에서 헤매는 대한민국의 형사, 강신재
신재의 발걸음이 어느덧 태을의 집 앞마당에 닿았다. 한때는 제집처럼 드나들며 태권도를 배웠던 태권도장 앞이기도 했다.
역시 이곳에 오니 마음이 조금 편하다.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들이 실제로 가벼워지는 것은 아닐 텐데, 마음만은 가벼워지는 기분이다. 티 없이 맑게 웃는 태을을 보고 갈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 1권 「믿고 싶은 미소」 중에서
극심한 혼란스러움에 공황에 빠진 듯, 신재가 소리치며 곤의 멱살을 붙잡았다. 동시에 영이 총구를 신재의 머리에 가까이 댔다.
“손 떼. 죽고 싶지 않으면.”
“하나 확실한 건.”
곤은 침잠했다. 태을은 이 세계에 발이 묶일 이유였다. 그리고 눈앞의 신재는 이 세계에 있을 수 없는 이유였다.
“자넨 내가 나의 세계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야. 아마도 내가, 자네의 주군인 듯싶거든.”
침묵에 휩싸인 방 안이 혼란으로 일렁였다. 운명이 빠르게 휘몰아치고 있었다.
- 1권 「오얏꽃의 잔상」 중에서
드라마의 여운을 오래도록 간직하고픈 당신에게
최고의 선물을 드릴게요 :)
- 더 킹 영원의 군주 1
-
출판 알에이치코리아(RHK)
발매 2020.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