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막까지 전이된 대장암 환자…하이펙 등 다양한 치료법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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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1.03. 오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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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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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차병원과 함께하는 중증질환 완전정복

김우람 외과 교수


[ 이지현 기자 ] “대장암이 복막까지 전이된 환자는 치료 초기부터 복강 내 온열화학치료인 하이펙 등 다양한 치료방법을 고려해야 합니다. 4기 대장암 환자에게 외과는 물론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 의료진이 모여 진료하는 다학제 진료가 효과적인 이유죠.”

김우람 분당차병원 외과 교수(사진)는 “복막전이 대장암 환자도 30~40% 정도는 하이펙을 활용해 완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전이암 환자들도 치료 희망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대장암을 수술로 치료하는 외과의사다. 복막으로 전이된 암 환자의 복강 내 암 덩어리를 모두 떼어내는 종양감축수술을 한 뒤 42~43도 정도 고온으로 중탕한 항암제를 복강으로 흘려주는 하이펙 치료를 한다. 지난해에는 대장항문학회 학술지에 국내 처음 하이펙의 장단점을 발표했다. 지난 3월 논문상도 받았다.

국내에서 대장암 환자 치료에 하이펙을 활용하는 의료기관은 십여 곳에 불과하다. 시술이 힘든 데다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종양감축수술을 포함한 하이펙 시술은 9~10시간 정도 걸린다. 일반적인 대장암 수술을 6~7번 할 수 있는 시간이다. 항암제를 고온으로 높이면 기화돼 시술하는 의료진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장갑, 마스크, 고글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시술한다. 김 교수는 “이전에는 복막전이암이라고 하면 제대로 식사도 못 하고 항암제 치료도 못 받고 사망하는 질환으로 생각했다”며 “최근에는 생물학적 항암제가 많이 개발되고 하이펙 등의 치료가 활용되면서 장기 생존하는 환자도 많다”고 했다.

국내 대장암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식습관이 바뀌면서다. 대장암은 환경 요인(90%), 유전 요인(5~10%) 등의 영향으로 생긴다. 육류를 조리할 때 헤테로사이클릭아민이라는 발암물질이 나온다. 육류를 많이 먹고 식이섬유 섭취가 줄면 대변이 장을 통과하는 속도가 느려져 대장 점막이 발암물질에 오래 노출된다. 이 때문에 대장암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장암은 암 덩어리와 함께 암이 주로 퍼지는 경로인 임파선을 절제해 치료한다. 1~3기는 주로 수술을 먼저 하지만 일부 국소 진행성 직장암이나 4기 대장암은 다학제 진료로 환자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대장암은 간이나 폐로 전이돼도 수술할 수 있으면 5년 생존율이 30~40%에 달한다. 수술을 못 하는 대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0% 미만이다. 일부 환자는 항암 치료 등을 통해 암 크기를 줄인 뒤 수술하기도 한다.

4기 대장암 중 가장 치료하기 어려운 환자가 복막전이 환자다. 4기 대장암의 5~10% 정도다. 혈관으로 항암제를 전달할 수 있는 장기와 달리 복막은 항암제가 잘 도달하지 못한다. 복막까지 항암제를 전달하려면 용량을 늘려야 하는데 이 경우 전신 합병증 위험이 높아져 사망률이 올라간다. 종양감축수술과 하이펙 시술을 하는 이유다.

김 교수는 “4기 대장암은 어떤 치료 방침을 정하느냐에 따라 환자의 치료 결과가 달라진다”며 “충수암 천공으로 복막전이된 환자에게 다학제 진료로 항암 치료와 하이펙 치료를 병행해 2년째 재발 없이 치료한 사례도 있다”고 했다.

암 환자가 외과로 가면 주로 수술 치료를, 종양내과로 가면 항암제 치료를 하게 된다. 그러나 다학제 진료를 하면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환자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을 수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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