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원장은 26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께서 교육부, 보건복지부 장관, 식약처장을 여성으로 지명하신 것을 환영하고 박수를 보냅니다. 아직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가 남아 있고 일부 지명자의 과거 발언 논란이 있지만, 일단 여성 배려 인사를 하신 것은 진짜 잘하신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순발력이 보통이 아니시네요"라고 치켜세웠다.
또 "美 WP 기자의 질문, 김상희 국회부의장의 지적에 '정치경력이 짧았다, 여성인사 배려하겠다'고 말씀하시고 하루 만에 시정, 실천하시네요. 다음 인사에는 배제된 호남도 배려하시면 균형과 조화를 이룬 인사라고 국민의 박수가 쏟아질 겁니다"라고 했다.
박 전 원장은 24일에 올린 글에서는 윤 대통령이 국회의장단 면담 중 김상희 부의장의 '젠더 갈등' 지적에 "시야가 좁았다. 여성에 과감한 기회 부여하겠다"라고 한 것을 두고 "솔직히 인정하고 개선하는 것이 정치입니다. 공직 등 여러 분야에서 등 여성에게 기회를 부여 하겠다는 대통령께 박수를 보냅시다. 또 있습니다. 장차관, 수석직에는 호남 출신이 거의 배제 되었습니다. 이것도 개선하겠다 약속하시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라고 적었다.
윤 대통령은 26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박순애 서울대 교수,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김승희 전 의원을 각각 지명했다. 차관급인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 오유경 서울대 교수를 낙점했다. 이날 인선이 발표된 세 사람 모두 '여성 전문가' 콘셉트다.
앞서 윤 대통령은 "남은 부처 장·차관을 임명할 때 여성을 우선으로 고려하고, 정 없으면 그때 남성으로 하라"고 인사라인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다소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일부 있더라도 과감히 여성을 발탁하자는 분위기가 내부에서 형성됐다"고 전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그동안 고수해온 인사 원칙과 배치된다. 윤 대통령은 인수위 단계부터 능력 본위의 인사를 강조하며, 인위적으로 내각의 30%를 여성으로 채우려 했던 문재인 정부와의 단절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 영향으로 이날까지 임명된 16개 부처 장관 가운데 여성은 김현숙 여성가족부·이영 중소벤처기업부·한화진 환경부 장관 등 3명(19%)에 그쳤다.
하지만 박순애·김승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무사히 통과해 임명되면 18개 부처 중 5개 부처(28%) 장관이 여성으로 채워지며 그 비율이 30%에 육박하게 되는데, 이는 문재인 정부 첫 조각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마지막 개각 때 여성 장관이 18개 부처 중 4곳(22%)이었던 것보다 높은 비율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