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학

고기를 먹어 진화한 인류 : 왜 인간은 밥만으로는 살 수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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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1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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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숭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은?

 

원숭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은 무엇일까?

 

 

 

① 잘 익은 새빨간 과일

상큼한 풋과일

벌레 먹은 과일

썩은 과일

 

 


잘 익은 새빨간 과일?

 

물론 영장류만이 모든 동물 중에서 

녹색과 붉은색을 구분할 수 있다.

 

이는 잘 익은 과일을 구분하기 위해 생긴

영장류 고유의 능력이다.

 

하지만 새빨간 과일보다 

더 좋아하는 과일이 있다.

 

 

"읭?"

 

정답은

벌레가 들어간 과일이다. 

 

오히려 원숭이들은 

과일보다 벌레 유충에 더 관심이 많다.

 

심지어 벌레 먹은 과일을 따다가

벌레만 먹고 과일을 버리기도 한다.

 

 

어떤 원숭이들은

벌레먹은 자국이 없는 과일은 아예 무시한다.

 

 

"쳇! 내 입맛이 얼마나 고급인데.."

 

일반적으로 원숭이와 유인원들은 

채식동물이라 여겨지고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영장류들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잡식성이다.

 

 

잡식성일 뿐만 아니라

고기를 열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은 

더욱더 인간을 닮았다.

 

다만 원숭이는 원체 작은 동물이라 

대개 벌레를 잡아먹는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벌레를 잡는데 소진하고 있다.

 

 

또 대부분의 원숭이들은

벌레 먹은 과일을 발견하면

 

벌레와 과일을 

통째로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이유가 뭘까?

 

귀한 고기를 좀 더 배불리 먹기위해 

탄수화물과 곁들여 칼로리를 채우려는 것이다.

 

 

"밥 위에 삼겹살을 얹어 먹듯이..."

 

인간의 방식과 

흡사한 것이다.

 

 

이런 방법은 과학적으로도

단백질을 아끼는 효과가 있다.

 

 

"만약 고기와 함께 

탄수화물 음식을 먹지 않는다면.."

 

 

"고기 안의 단백질이 에너지원으로 쓰여

소중한 단백질을 낭비하게 되는 결과가 나타난다능."

 

 

● 침팬지의 고기에 대한 집착

 

작은 원숭이들이 

주로 벌레를 잡아먹는다면

 

좀 더 큰 원숭이들은

노골적으로 작은 포유류 등을 사냥하고 다닌다.

 

개코원숭이는 특히 사냥솜씨가 좋아

새끼 가젤과 영양까지도 잡아먹는 수준이다.

 

물론 개코원숭이는 

보통의 시간들은 대부분 채식을 하며 보낸다.

 

하지만 이는 

채식을 선호해서가 아니다.

 

적당한 사냥감을 찾지 못해서 

채식을 통해 배를 채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잘 익은 과일과 

사냥거리가 동시에 눈 앞에 놓인다면

 

개코원숭이들의 판단은 뻔하다.

과일은 아예 눈에 들어오지도 않게된다.

 

 

벌레가 많은 계절이면 

개코원숭이들은 그동안의 채식습관에서 벗어나

 

하루 종일 벌레를 잡아먹는데 

시간을 소진하게 되는데

 

이런 모습들만 보더라도

원숭이들이 평소 


얼마나 육식에 갈증하고 있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사람과 가장 닮았다는 침팬지의 경우

육식의 형태는 더욱 놀랍다.

 

야생에서의 침팬지들은 

그들의 시간 중 10%를 사냥하는데 투여한다.

 

 

이들이 주로 잡는 사냥물은

새끼 개코원숭이, 다른 종의 원숭이, 


야생돼지 등 

작은 포유동물들이 주종이지만

 

고기에 대한 탐닉이 지나쳐

동족을 잡아먹거나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인간의 아이를 낚아채 잡아먹은 기록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사냥 솜씨가 

좋은 편이 아니라서


침팬지들은 보통 2주에 한번 씩 

고기맛을 보게되는데

 

사냥을 할 때면, 평소 싸우고 다투기를 좋아하는 

폭력적인 침팬지들이라도

 

고기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협동을 하고

 

사냥감을 잡은 후에는

시체를 찢고 먹으면서 몇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때 모습이 가관이다. 

어떤 놈은 지배자 수컷의 턱 밑에

 

손바닥을 내밀어 

한 입 달라고 구걸을 하고

 

또 어떤 놈들은 다른 침팬지로부터 

고깃 조각을 가로채거나 


떨어진 조각들을 찾아서 

서성거린다.

 

 

침팬지 삶에서 이보다 

열망에 불타오르는 순간도 없을 것이다.

 

 

● 인간은 고기를 먹는 데 있어 가장 성공한 영장류

 

대부분의 영장류들은 

기본적으로 고기를 탐닉한다.

 

그렇지 않은 예외로 고릴라가 있지만,

대신 고릴라는 자신의 똥을 먹는다.

(아주 예외적이지만 곤충을 잡아 먹기도 한다.)

 

▲ 주의 : 식사 중 클릭 금지

 

"우엑!"

 

 

"고릴라는 육식을 포기한 대신에 

영양분을 최대한 추출하기 위해 자신의 똥까지 먹는거임."

 

 

"마치 토끼처럼.."

 

어쨌든 

고릴라는 예외로 치자.

 

모든 영장류들이 고기를 탐닉하지만

이 중 인간이 가장 육식에 성공한 영장류가 되었다.

 

인간이 뇌가 커질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육식에 있었다.

 

먼저 직립보행을 하다보니 

두 손이 자유로워졌기 때문에

 

한층 더 곤충(특히 개미)을 

잡아먹기 용이해졌다.

 

 

그러다가 직립주행의 능력이 

생겨나게 되니


이번에는 사냥도 가능해졌고, 

더 많은 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여기서 불의 사용은 

화룡점정을 찍는 일대의 사건이었다.

 

음식을 익혀 먹기 시작하면서  

영양 흡수는 더욱 좋아졌고 


인류의 뇌는 

더욱 더 빠르게 성장했던 것이다.

 

 

 

"일부 채식주의자들은 

인간은 원래 초식동물이라고 말하는데.."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임."

 

인간이 육식에 성공한 영장류라는 사실은

소화기관을 통해서도 발견할 수 있다.

 

육식동물의 큰창자는 

초식동물에 비해 짧다.

 

▲ 육식동물의 내장(좌), 초식동물의 내장(우)

 

고기는 섬유질이 가득한 

식물성음식에 비해 


찌꺼기가 적게 남기 때문에

쓸데없이 장이 길어질 필요가 없다.

 

오히려 장이 길어지면 

음식이 통과하는 시간이 길어져


장에 발암물질이 측적될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육식을 즐기는 현대인들이 

요즘 부쩍 대장암이 많아진 원인도 바로 이런 탓이지."

 

반면에 초식동물들은 

섬유질이 많은 음식에서


최대한 영양소와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길고 큰 내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인간의 내장은

침팬지와 고릴라와 비교해서

 

기다란 작은창자를 

갖고 있는 것은 동일하지만


큰창자가 

두드러지게 짧다는 특징이 있다.

 

▲ 침팬지, 오랑우탄, 사람의 내장 비교

 

때문에 고릴라와 침팬지가 먹은 음식이

배설물로 나타나기까지는 35시간이 걸리지만

 

인간은 짧은 창자로 인해 

25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 문명사회는 인간의 육식을 억제했다

 

하지만 인간은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차츰 육식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농경문화에 안착한 이후 
인류의 신체 변화를 보면 그 정도를 실감할 수 있는데,
 

만 3천년 전 구석기인들의 경우
평균신장은 남자 175cm, 여자 165cm 정도였다.

반면 5천년 전 신석기인들의 경우
남자 160cm, 여자 152cm로 

각각 15~13cm 정도 
키가 줄어들게 된다.

 

육식을 포기한 대가였지만
대신 인류는, 인구를 급속히 늘릴 수 있게 됐다.

또 덕분에 
문명을 이룩하게 되었다.

이후 육식은 
소수 권력자들을 위한 사치에 가까웠고
 

육식에 대한 사회적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종교를 통해 합법적으로 금기시키기도 했었다.

가장 혹독했던 곳은 
인구밀도가 유난히 높았던 쌀문화권이었다.

"모든 살생을 금하라능."

쌀문화권의 종교, 
불교에서 내려진 조치였다.

당시 모든 육고기는 금기시됐지만
생선이나 가금류가 허용됐던 것만 보더라도

애초에 살생 금지(육식 금지)
쌀농사를 망치는 목축업을 하지 말라는 취지가 강했다.

 
"고려시대, 19세기 이전까지의 일본, 동남아 지역
모두 육식을 금지했지만, 어패류는 상관없었음."

반면에 물이 귀한 중동에서는
돼지고기를 금기시했다.

유대교와 이슬람교 모두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고 했는데

이는 돼지라는 동물이 땀구멍이 거의 없어서
주기적으로 진흙탕에 굴러야해서

기본적으로 물을 많이 
소비하는 가축이었기 때문이다.

 
"물 한방울이 아까운데, 
돼지를 키우는 건 엄청난 낭비."

한편 불교가 사라진(혹은 한물간) 
쌀 문화권에서는

공통적으로 육식을 허용하되, 
소를 먹지 않게 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예컨대 인도에서는 
소를 먹지 못하게 했고

조선시대에도 우금령을 내려
나라에서 백성들이 소를 잡아 먹지 못하도록 했었다. 

 
"소가 부족해져서 농사 짓기가 힘들어지는 
사태를 막기 위함이었음."

하지만 인도에서는 
종교적으로 금기시 한 나머지 소를 먹지 않게됐지만

조선에서는 처벌적 조치에 불과했으니
걸리면 뇌물 몇푼 쥐어주면 됐고,

민중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소고기를 먹어왔다.

물론 그렇더라도 조선시대에 
육식 소비는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식량 에너지원의 대부분을
곡물에 의존해야만 했고,

기근이 드는 보릿고개에는 먹을 곡식마저 없어져
궁여지책으로 소나무 껍질 등을 파먹을 정도였으니,

이때 섬유질을 
너무 과다 섭취한 나머지

항문이 찢어질 정도로의 변을 배설하면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이들도 많았다.


"똥구멍이 찢어지도록 가난하다는 말은
섬유질의 과다섭취가 원인이었음."

하지만 지나치게
섬유질 위주의 식사만을 해서였을까?

한국전쟁 당시 한국인들은
미군의 변을 보고 '아기똥'이라고 놀리기도 했다.

"코쟁이들은 덩치도 산만한 것들이
똥은 3살짜리 똥만큼만 싸네. 하하하"

평소 섬유질 위주의 식사를 했던 
한국인들과는 달리

미군들은 육식을 위주로 했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서글픈 얘기다.

 

● 고기가 좋은 이유는?

 

흔히 고기는 영양가가 높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단백질이 풍부하니깐 

영양가가 높은거 아님?"

 

대부분 이렇게 생각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우리 몸에서 단백질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 몸의 근육, 내장, 세포, 호르몬, 효소,


심지어 손톱, 발톱, 머리카락까지 

죄 다 단백질이다.

 

당연히 단백질을 많이 섭취해야 

우리 몸도 건강하게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통 30~40%가 단백질로 이루어진

고기·생선·가금류 등이

 

10% 내외의 단백질로 이루어진 곡물보다 

영양가가 우수하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얘기다.

 

 

"구체적으로 

쌀은 7%, 밀은 12%, 감자는 2%가 단백질임." 

 

하지만 식물성식품 중에서도 

고기 못지 않은 고단백질이 있다.

 

(대두)·땅콩·견과류 등이 그것으로

무려 30% 이상이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만주가 원산지로 알려진

대두는 엄청난 함유량을 자랑한다.

 

"그냥 완두콩이나 강낭콩은 15%가 단백질인데 비해

대두는 38%가 단백질이라지."

 

"와! 38%"

 

때문에 오늘날 대두는, 인도 같은 가난한 나라에서는 

고기를 대체하는 귀중한 식재료로 여겨지고 있다.

 

심지어 '식물성 밀크'라고도

불리는 두유제품은

 

젖당을 소화시킬 수 없는 동양인에게 

우유 대체재로 여전히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보자.

 

영양을 위해서라면 우리는

굳이 비싼 고기를 먹을 필요가 없지 않을까?


단백질을 위해서라면 

값싼 콩을 먹는게 훨씬 더 경제적이지 않을까?


 

하지만 그렇지도 않다.

식물성 단백질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단백질의 질이 

나쁘다는 점이다.

 

만약 단백질 함유량이 

비슷하다 하더라도

 

단백질의 품질에서 고기는 

식물성식품보다 훨씬 더 우수하기 마련이다.

 

 

● 사람은 왜 밥만으로는 살 수 없는가

 

인체를 거대한 단백질 덩어리라고 한다면

단백질을 만들어주는 원료가 바로 '아미노산'이다.

 

우리 몸에는 

총 22 가지의 아미노산이 있는데

 

이들 중 12가지는 

대충 아무 음식이나 먹어도


우리 몸에서 

스스로 합성할 수 있는 아미노산이다.

 

하지만 

나머지 10가지가 문제다.

 

이들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특정 음식을 섭취하여 보충해야만 하는데

 

이들을 지칭하여 

'필수아미노산'이라 한다.

 

그런데 우리 몸은 

참으로 심술궂다.

 

필수아미노산 중 

단 하나가 고갈되더라도 

 

다른 필수 아미노산이 

얼마나 많이 저장되어 있든지 상관없이 

 

아미노산이 단백질로 합성하는 작업을 

중단하고 마는 것이다.

 

"단백질 합성 전면중단! 파업! 

우리에게 부족한 아미노산을 채워넣어라."

 

때문에 단순히 

단백질의 양만 따질게 아니라


필수 아미노산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를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비율이다.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이 구성하고 있는

필수아미노산의 비율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가령 우리 몸에서 

아미노산 A가 50, 아미노산 B가 50 필요한데

 

식물성단백질을 100g 먹으면  

A가 5, B는 95 채워진다고 하자.

 

반면 동물성단백질은, 우리 몸의 구조와 비슷해서

100g을 먹으면 A가 40, B가 60 채워진다고 하자.

 

이럴 때 우리몸은 A 50, B 50을 채우기 위해

동물성단백질을 125g을 먹으면 된다.

 

하지만 식물성단백질이라면?

1kg이나 섭취해야 한다.

 

만약 인육을 먹는다면? 

정확히 100g만 먹으면 된다.

 

 

"그래서 인간의 살 그 자체가 

인간이 먹기에 가장 질이 좋은 단백질이라고 하지."

 

어쨌든 식물성단백질로 부족한 영양소를 채우기에는

가성비가 너무 안좋다. 

 

실제로 체중 70kg의 사람이 

아미노산을 충분히 섭취하려면 

 

하루에 고기 반근(300g)을 

섭취하면 된다.

 

하지만 밥은 

무려 13공기(쌀 1.3kg)를 먹어야만 한다.

 

 

"아놔, 배터진다능!"

 

우리가 밥만으로 

살 수 없는 이유다.

 

 

● 소소한 얘기

 

몸이 약할 때 고기를 먹어야 하는 이유

 

병에 걸리면 우리 신체는

아미노산 요구량이 증가된다.

 

면역을 위해 항체를 생산해야 하는데

항체는 곧 단백질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질병에 걸리면

단백질 소모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단백질을 보충해줄 필요가 있다.

 

실제로 홍역이나 디프테리아와 같은 

유아기 질병을 치른 어린아이에게 


단백질을 섭취할 경우

보통 때보다 5배는 빨리 자란다고 한다.

 

부상을 당했거나 

화상을 입은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팁

 

곡물과 콩을 같이 먹으면 

필수아미노산의 균형이 상당히 개선된다. 

 

예를 들어 밀가루는 

달걀에 비해 단백질 활용률이 42%밖에 안된다. 

 

콩 역시 

단백질 활용률이 낮다.

 

하지만 밀과 콩을 한 끼에 같이 먹으면 

단백질 활용률이 90%로 향상된다고 한다.

 

 

참고 도서 : 음식문화의 수수께끼 (마빈 헤리스), 문명의 씨앗, 음식의 시작 (찰스 B 헤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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