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터샷 다음은 파이널샷, 피니시샷?… N차 접종 아닌 장기적 대책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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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성 코로나 대비한 연 1회 접종, 환기 시스템 개선 등
3차접종 진행 중에 4차접종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자 코로나19가 사라질 때까지 백신을 계속해서 맞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중림동주민센터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3차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4차접종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에 코로나19가 사라질 때까지 백신을 계속해서 맞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3차접종이 부스터샷이니 다음은 파이널샷, 피니시샷, 터미네이터샷, 네버앤딩샷 등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4차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는 얘기는 백신제조사에서 나왔다. 지난달 8일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는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며 예상했던 12개월보다 빨리 4차접종을 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 6일에는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도 "3차접종 효과가 점차 감소하기 때문에 올 가을쯤 4차접종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미 여러 국가에서 4차접종을 위한 백신을 구매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 전문가들은 수개월 마다 백신을 맞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고, 오히려 예방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점차 계절성으로 변할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 백신 접종 반복할수록 오히려 역효과, 계절성 독감 백신 전략 따라야

4차접종을 최초로 시작한 곳은 '백신 모범국'인 이스라엘이다. 지난달 26일부터 셰바메디컬센터 소속인 의료진 150명을 대상으로 4차접종을 시작했다. 셰바메디컬센터는 지난 3일 4차접종자들이 일주일 후 3차접종 때보다 코로나19 항체가 5배 가량 늘어났으며 접종 후 이상반응도 심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디프타 바타차리아 미국 애리조나대 면역생물학과 교수는 6일 뉴욕타임즈를 통해 "추가접종을 하면 항체 수치가 높아지고 감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돼 바이러스 확산을 일시적으로 늦춰 의료시스템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전략은 아니"라고 말했다. 백신이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기간이 예상보다 짧기 때문이다. 또 오미크론 변이처럼 돌연변이가 많을수록 백신의 효과가 다소 떨어지는 것도 이유다.

셰인 크로티 미국 라호야면역학연구소 감염병및백신연구센터 교수는 "체내에 코로나19 항체가 많아도 바이러스를 장기간 예방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기존 백신 효과를 피하므로) 완벽히 예방하려면 오미크론에 특화된 백신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 엘레베디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의대 병리학및면역학과 교수도 "새 변이를 막기 위해 과거에 유행했던 변이를 대응해 만든 백신을 수 차례 맞는 일은 말이 안 된다"며 "오미크론 백신 1회 접종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백신 제조사인 화이자와 모더나, 존슨앤존슨에서는 오미크론을 표적으로 하는 백신을 개발해 임상 중이다.

새 변이에 특화된 백신이 나온다고 해도 확실한 답이 될 수 없다. 또다른 새 변이가 계속해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스크립스연구소나 미국 바이오제약회사 VBI백신 등 일부 연구팀 등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어떠한 변이도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범용 백신을 개발하기도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변이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부위를 표적으로 면역력을 만드는 원리다. 하지만 이미 수십년간 안정적으로 사용해온 독감 백신도 모든 변이에 대응할 범용 백신이 아직 나오지 못한 것처럼 코로나 범용 백신 개발도 실현되기 어렵다.

백신을 너무 자주 반복적으로 맞는 일이 오히려 예방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벤 카울링 홍콩대 공중보건대학 교수는 "백신을 초기 몇 번 맞으면 효과가 점점 좋아지지만 여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접종을 반복할수록 우수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크로티 교수는 "백신 접종 간격이 어느 정도 길어야 항체가 잘 생성돼 면역계에 장기기억이 생긴다"며 "하지만 접종 간격이 짧게 수 차례 맞으면 오히려 백신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변이가 등장할 때마다 그 변이에 특화된 백신을 수 차례 맞는 일도 부정적으로 봤다. 스캇 헨슬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면역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결국 독감처럼 계절적 패턴으로 나타날 것이므로 가능한 한 매년 겨울이 오기 전에 백신 접종을 하도록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독감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매년 그해 유행할 것으로 보이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 아형을 선정해 발표하면 제약사들이 개발해 내놓고 있다.

헨슬리 교수는 "전세계 코로나19 대유행이 느려지면 바이러스 변이가 나타날 확률이 낮아진다"며 "일부 국가에 속한 사람들의 부스터샷 횟수를 늘리는 것보다 가능한 한 많은 인구가 백신을 맞아 (전체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신 외의 다른 전략을 생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새라 코비 미국 시카고대 생태및진화학과 교수는 "가령 학교 내 환기 시스템을 개선하면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하더라도 바이러스 확산을 제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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