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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요리사 '레오나르도 다 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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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3. 18:275,898 읽음

1981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누가 쓴 지 모를 책 한 권이 발견됩니다. 책에는 요리 방법에 관한 여러 아이디어들이 적혀있었습니다. 책에 적힌 요리 방법들은 당시의 요리 방식들과는 다르게 단순했고 기괴했습니다. 학자들은 이것이 누가 적은 책인지 밝히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 책의 이름은 '코텍스 로마노프'. 1982년 책 속에 적힌 필체와 구성들을 기반으로 책의 주인은 이탈리아 미술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우리에게 여러 명작들을 통해 감탄사를 자아냈던 그가 어쩌다 이런 이상한 요리 아이디어가 가득한 책을 적었던 것일까요?

그것을 알기 위해선 그의 유년시절로 돌아가 봐야 합니다. 1452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가까운 '빈치'에서 태어난 레오나르도. 그의 아버지는 과자 제조업자였습니다. 그의 아버지의 직업 덕분에 어릴 적의 그는 쉽게 단 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단것에 빠져 요리에 대한 취미와 열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단 음식에 중독되어 뚱뚱하게 살이 찌게 되었고 그것을 보다 못한 아버지가 그를 불러 베르키오의 작업장으로 보내 조각과 미술, 수학 등을 익히게 합니다. 베르키오의 작업장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또 다른 이탈리아의 거장 보티첼리와 만날 수 있었고 그와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베르키오의 작업장에서 3년간의 수학이 끝나고 나온 그는 딱히 생계를 이어갈 만한 일을 갖지 못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피렌체 번화가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이었던 '세 마리 달팽이 레스토랑'에서 신참 요리사로 일을 시작했고, 자신의 요리 철학을 모두에게 인정받을 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방장이 일을 하지 못하게 되어 그가 대신해서 레스토랑의 요리 메뉴들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 기회를 잡아 그는 그동안의 복잡했던 요리 방식을 단순화해 당근 4조각에 안초비 한 마리를 곁들인 기괴한 요리를 내놓았습니다. 당연히 레스토랑의 손님들은 냉랭했고 그는 레스토랑에서 쫓겨나고 맙니다.

그럼에도 그의 요리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몰랐습니다. 그는 그의 친구였던 보티첼리와 함께 '세 마리 개구리 깃발'이라는 식당을 열기로 합니다. 하지만 역시나 당시의 요리들과는 너무나 달랐던 그의 단순화된 조리법에 관한 요리 철학은 버리지 못했고 이런 음식을 내놓는 레스토랑을 찾아올 손님이 있을 리 만무했습니다. 그렇게 그의 첫 레스토랑은 2년 2개월 만에 문을 닫고 맙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요리 기계 아이디어 노트

레스토랑의 폐업도 그의 요리 열정을 꺽지는 못했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요리 아이디어를 내고 자동으로 요리를 만들어내는 기계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그만의 요리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그가 낸 아이디어 중 하나는 현대까지 이어온 것도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스파게티'입니다. 당시 이탈리아의 면들은 빈대떡같이 넓적한 것들이었는데 그가 반죽을 넣기만 하면 실처럼 뽑아주는 기계를 발명했고 그것이 현재의 '스파게티 면'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 수도원으로부터 벽화를 의뢰받았습니다. 주제는 '만찬'과 '요리'였습니다. 그는 이 벽화에 3년을 매달렸습니다. 작업 기간 동안 그는 왜인지 그림은 그리지 않고 매일 같이 제자들과 요리하는 일과 그것을 먹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그렇게 3년 끝에 완성된 '최후의 만찬'은 역시나 그의 요리 철학에 맞게 소박하고 단순하게 차려진 음식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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