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호화 유학' 논란 여권, 내부서도 "특강을 해라"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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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7.17. 오후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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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미호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김두관·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권 인사들이 '자녀 호화 유학' 의혹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부동산과 함께 대표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사례로 비판받는 자녀교육 문제가 터졌다는 점에서 여권 내부에서조차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나온다.
권력층 자녀의 해외유학을 비꼰 패러디물



민주당 내부조차 비아냥 "차라리 특강을 해라"


17일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서 '없는 살림에 자녀 유학 보내는 비법'이라는 제목의 패러디물이 게시돼 누리꾼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 패러디물에는 지구본 모양과 함께 '운동권 부모 뒀다고 자녀가 유학 못 가면 그게 차별'이라며 여권 인사들을 겨냥해 비꼬는 문구가 실려있다. 또 '독일·프랑스 저렴이 국가 말고 미국·영국·스위스 찐부자 나라 보내기'라는 비아냥도 적혀있다. 지구본 옆 에는 륜미향·리인영·림종석·킴두관이라고 돼 있으며, 맨 아래에는 도서출판 내로남불이라고 적혀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 '저렴하게 해외 유학 보내기 특강 요청합니다'란 제목의 비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나라 중의 하나로 천문학적인 유학비를 자랑하는 스위스에 아들을 유학 보내신 평생 정치인 모태 정치인 이인영 의원님을 특강 강사로 초청한다"며 "저도 학창시절에 꽤 공부 잘했는데 돈 없어서 유학은 못 갔는데 이제 아이를 기르는 입장에서 방법 좀 배우고 싶다"는 내용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이인영, '아들 유학 자금' 논란…해명에도 공방 거셀듯


자녀 유학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 야권 등에서 가장 문제삼는 건 '유학 자금'이다. 스위스는 전 세계에서도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도시인데, 이 후보자측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 측에 제출한 자료는 사실상 터무니없이 적은 액수라는 점에서다.

이 후보자의 아들은 2013년 파주의 한 디자인 관련 교육기관에 입학했고, 이후 스위즈 바젤디자인학교에서 학사 학위 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김기현 미래통합당 의원 측은 이 후보자 아들의 SNS사진 등 관련 기록을 감안할때 스위스 체류 기간이 1년 이상 될 것으로 추정했다. 따라서 학비 뿐만 아니라 전체 체류비 관련 기록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이 후보자측은 등록금 고지서와 송금 내역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외화 송금 내역과 학교측 등록금 안내자료 및 인보이스(송장) 등을 냈는데, 이 후보자 아들은 2017년 7월 17일(5210스위스프랑)과 2018년 3월 5일(5010스위스프랑) 두 차례에 걸쳐 총 1만220스위스프랑(당시 한화 약1200만원)을 학교측에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에는 생활비 내역도 공개했다. 통일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후보자 자녀는 2017년 8월 중순부터 2018년 10월말까지 14개월 15일 동안 해외에 체류했다"면서 "이 기간 월세와 체류비 등 생활비는 총 3062만원"이라고 밝혔다. 3062만원의 생활비 내역에 대해서는 "집세로 월평균 50여 만원을 지불하고 생활비로 월평균 170여 만원을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공개한 스위스 디자인 학교 학비 1200만원과 합하면 모두 4262만원을 쓴 셈이다.

그러면서 통일부는 "야권과 일부 언론에서 지나친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면서 "이는 명백한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통합당이 '제1야당의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며 벼르고 있는 만큼, 통일부의 설명에도 관련 의혹을 둘러싼 여야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이 후보자의 배우자가 아들 유학 전 다닌 대안학교의 이사진을 맡아, 유학 선발에 영향을 미쳤다는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도 공방전이 예상된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끈한' 김두관 "내 아들 유학 무슨 상관"


자녀의 '호화 유학'에 가장 발끈한 사람은 김두관 의원이다.

김 의원은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보안요원의 정규직화에 청년들이 반발하는 등 불공정 논란이 일자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왔다. 이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김 의원 아들 SNS 계정을 통해 영국 유학,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관람 등 개인 신상이 퍼졌고, 관련한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그러자 그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혁파와 아들 유학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면서 "가짜뉴스를 규탄하기 위해 언론개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천장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가 기름을 부었다.

김 변호사는 지난달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두관 아들과 딸 유학자금 출처 문제는 사생활 보호의 영역이 아니다. 고위공직자 부패의혹 문제"라며 "공수처가 출범하면 제1호 수사대상은 김두관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김 의원은 2010~2012년 경남지사를 했고, 2011년 신고재산은 1억1919만 원이다. 아들은 2011년~2017년까지 7년간 유학했다. 딸도 중국에 유학했다"라며 "아들의 유학기간이 경남지사 재직시절과 겹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6년 20대 민주당 의원 시절엔 기획재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알짜배기 상임위원이었는데 그때도 아들은 영국 유학중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김 의원의 아들은 영국에 가서 축구 스포츠마케팅을 전공했고 5년전 귀국했다. 또 평창올림픽 때 잠깐 비정규직 일을 한 것 빼고는 아직도 일자리를 찾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종석 전 실장·윤미향 의원도…


윤미향 의원 자녀 유학비용에 대한 논란도 제기됐다. 윤 의원은 딸의 미국 유학 비용 출처에 대해 "간첩조작 사건으로 고통받은 남편과 가족의 배상금"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윤 의원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기부금을 딸의 유학비용으로 유용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과 관련해 "2018년 자녀 유학을 고민할 당시, 남편의 배상금 지급이 이뤄졌다"고 했다. 윤 의원의 딸은 현재 UCLA(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이들은 모두 월급이 많은 직장에 다니거나 사업을 한 적이 없어 돈과는 인연이 먼 것으로 보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후보자는 평생 정계에서 활동했고 김 의원도 남해신문 사장을 6년 지냈을 뿐 정치인으로 살아왔으며, 윤 의원은 위안부 활동만 해왔다.

이에 조해진 미래통합당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1년에 학비·생활비가 적게는 5000만원, 많게는 1억원까지 들어간다. (하지만) 윤 당선인 부군(남편)의 1년 수입은 2500만원 정도밖에 안 되는 걸로 계산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밖에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딸 역시 미국에서 연 학비 1억원에 달하는 명문 학교에서 유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권력층 자녀들이 해외에서 유학한다는 사실만 놓고 일방적으로 비판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금수저' '아빠 찬스' 등 불공정에 민감하고 공정에 목말라하는 청년 세대를 포함한 일부 시민들의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미호 기자 b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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