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심 잃은 이용규…루비콘 강 건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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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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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용규가 팀에 트레이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연합뉴스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한 한화 이글스 이용규(35)가 급기야 육성군으로 자리를 옮긴다.

한화 구단은 16일 “이용규와 면담을 진행했고 이 자리에서 육성군행을 통보했다”며 “구단은 내부 논의를 통해 이번 사안에 대한 후속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이용규는 구단 측에 자신의 트레이드를 두 차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팀을 떠나기로 한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올 시즌 자신의 보직과 타순에 대해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 입장에서는 충분히 아쉬울 법한 최근의 전개였다. 이용규는 지난 연습경기서부터 좌익수 포지션, 그리고 9번 타순에 배치됐다. 익숙한 보직인 중견수와 테이블 세터에서 물러나자 팀에 자리가 없다고 판단, 고심 끝에 트레이드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타이밍이 좋지 않았고 명분 또한 없었다. 특히 한화 팬들은 물론 야구팬 대부분이 이용규의 프로답지 않은 자세에 십자포화를 가하고 있다.

먼저 이용규는 지난 1월 한화와 2+1년간 최대 26억 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FA 재자격 취득 재수까지 하면서 열의를 불태웠던 것을 감안하면 기대 이하의 액수였다.

하지만 이용규는 첫 번째 FA 계약 기간 내내 잔부상에 시달렸고 이름값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냈다. 한화 구단은 단호했고, 여기에 FA 한파까지 몰아치면서 몸값이 크게 떨어졌다. 그럼에도 이용규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겠다”며 각오를 다진 터였다.

갑작스런 트레이드 요구에 한화 팀 분위기는 뒤숭숭할 수밖에 없다. 구단 프런트는 이번 사태를 해명하기 위해 불난 전화기를 붙들고 있는 상태며, 시범경기를 치르는 중인 코칭스태프와 선수들도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력 구상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보직과 타순이 이동됐지만 한용덕 감독의 머릿속의 이용규는 주전 자원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1군 멤버를 넘어 주전급 선수의 갑작스러운 이탈은 시즌 개막을 불과 6일 남겨둔 상황에서 메우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한화 이용규가 팀에 트레이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연합뉴스

선수의 바람인 트레이드는 더더욱 어렵다. 이미 스프링캠프를 마쳤고 개막을 코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나머지 9개 구단의 전력 구상은 이미 끝난 지 오래다.

여기에 희소성이 떨어지는 외야수 포지션도 걸림돌이다. 또한 이용규는 예전과 같지 않은 수비범위와 평균 이하의 어깨 등 수비 면에서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타순 역시 장타력을 지니지 못해 테이블 세터 또는 하위타선에 배치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잡음을 일으킨 선수를 받아줄 구단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점이다.

결국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인 이용규다. 그리고 한화 구단은 육성행 통보에 이어 다시 한 번 내부 회의를 통해 이용규의 거취를 결정할 전망이다. 지금 상황에서 긍정적 결론은 크게 기대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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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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