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도 “공식 요청 없어” 선 그어
문정인 “미·중 대립 韓선택지 제한
협력 유지 초월적 외교만이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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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앞줄 오른쪽부터),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이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인근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에 참석해 함께 걸어가며 대화하는 모습. 외교부 제공, 연합뉴스 |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2일 회담에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중국을 염두에 둔 쿼드 틀에 참가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1일 한·미·일 협의 소식통을 인용해 서울발로 보도했다. 서 실장은 설리번 보좌관의 이런 요구에 “기본적으로 동의하지만, 우리(한국)의 입장도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신문은 또 “회담에서는 북한 정책을 둘러싸고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와 대북 유화 노선을 취하고 있는 문재인 정권의 견해차가 부각됐다”며 “서 실장은 북·미 교섭 조기 재개를 요구했으나 미국 측은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정권과 같은 무분별한 대화는 앞으로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서 실장은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대면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하는 것이 목표였다”며 “미국 측은 서 실장의 한·미 정상회담 조기 개최 제안에 ‘검토한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의 핵심관계자는 이날 “(요미우리의) 인용이 매우 부정확하며, 기사 내용도 한·미 간 협의 내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측의 대북정책 검토 막바지 단계에서 개최된 이번 한·미 안보실장 간 양자협의와 한·미·일 안보실장 간 3자협의에서는 대북정책 전반과 역내 협력문제에 대한 긴밀하고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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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 조지타운의 홀리트리니티 성당을 방문했다가 떠나며 시민들한테 손을 흔들고 있다. 워싱턴=UPI연합뉴스 |
한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을 지낸 문정인(사진)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이날 보도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대립이 격화할수록 한국의 선택지는 제한되기 때문에 대립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나는 이것을 한국이 살 길로 초월적 외교라고 부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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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 연합뉴스 |
도쿄=김청중 특파원, 이도형·홍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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