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트렌드] 중국의 비트코인 거래소들이 한국에 상륙한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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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랩 공식블로그

2017. 11. 2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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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코인(OKcoin). 비트코인 등을 사고 파는 중국의 가상화폐 거래소다. 지난 2013년 서비스 시작 이후 누적 거래액이 2조 위안(330조원)이 넘는다. 중국 최대 규모다. 이 회사는 지난달 한국 진출을 선언했다. 오는 12월부터 한국 내 가상 화폐 거래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3대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인 오케이코인(왼쪽)과 훠비왕 [출처: 바이두 백과]

오케이 코인과 함께 중국 3대 가상화폐 거래소로 꼽히는 훠비왕(火币网) 역시 국내 시장 진출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훠비왕은 지난 10월 31일 한국에 사무실을 개설하고, 원화 전문 거래 플랫폼인 '훠비 코리아(Huobi Korea)'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한국 관련 인력 조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의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한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 거래소들의 한국 시장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출처: 셔터스톡]
한국, 中 가상화폐 거래의 대체시장?

지난 9월 10일, 중국의 중앙 은행인 인민은행이 중국 내 모든 가상 화폐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 화폐 거래가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중국의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수단이 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계기로 오케이 코인, 훠비왕, BTC 차이나 등 중국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거래가 전면 중단됐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이같은 가상화폐 규제에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11월 20일 오전(호주 시드시 시간 기준) 8000 달러를 돌파,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연초와 비교해 700% 이상 급등한 가격이다. 

지난 1년 비트코인 가격 추이 [출처: 빗썸]

중국의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본격적으로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 이유다. 한국, 일본 등 해외에 거래소를 만들어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비트 코인 등 가상 화폐 거래 업무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에 진출한 오케이 코인의 경우 전세계 100여개 국가의 약 2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과거 한때 가상화폐 거래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육박했다.

그러면서 주목한 게 바로 한국 시장이다. 한국은 일본, 미국에 이어 세번째로 큰 가상화폐 거래 시장이다. 일일 거래 규모가 3조원에 육박한다. 동시에 관련 규제가 높은 거래량에 비해 다소 허술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본력과 높은 인지도를 앞세우면 승산이 있다는 게 중국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셈법이다.

실제로 한국은 중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군침을 흘리는 시장이다. 미국의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비트렉스, 일본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포인트 등이 국내 업체들과 합작 법인을 만들며 한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이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피난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中 비트코인 거래소들이 한국 상륙한 진짜 이유?

전문가들은 중국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한국에 자리를 잡는 '또 다른' 이유에 주목한다.

"만약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한다면 거래소만 만들면 충분하다. 그러나 해외에 진출한 거래소들의 대부분이 P2P(개인 대 개인) 서비스를 함께 준비하고 있다. 이는 중국 금융 당국의 규제 밖에 있는 P2P 거래 서비스를 통해 중국 내 투자 수요를 끌어오기 위안 포석이다."쉐훙옌 쑤닝 금융 연구소 인터넷 금융센터 주임의 설명이다.

비트코인 [출처: 바이두 백과]

P2P 거래란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주동적으로 가격을 정하고, 주동적으로 거래를 하는 것을 말한다. 거래 대금 역시 매입자의 계좌에서 판매자의 계좌로 바로 전달된다. 이는 그동안 가격을 고시하고, 가상의 계좌를 제공했던 거래소의 역할을 건너뛴, 개인 대 개인의 장외 거래 방식이다.

지난 10월 중국 금융당국이 발표한 가상화폐 규제는 개인이 아닌 거래를 중개하는 사업자를 향해 있다. 가상 화폐 거래 중개, 가상 화폐의 현금화 업무, 가상화폐 관련 정보 제공 등이 규제 항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개인과 개인을 통해 이뤄지는 장외 거래가 금융 당국의 규제를 우회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이유다. 

중국 금융 당국의 대대적인 가상화폐 규제 이후, 중국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쓰리 트랙 전략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하나는 해외 거래 플랫폼 운영, 또 다른 하나는 중국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장외 거래
서비스 , 마지막은 중국 내 블록체인 기술 개발 및 관련 서비스 제공이다

실제로 이같은 P2P 장외 거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중국 업체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지난 11월 2일 오케이 코인은 자사의 글로벌 디지털 자산 거래 플랫폼인 OKEx를 통해 P2P 가상화폐 거래 서비스 시작을 알렸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세계 각국의 이용자들이 간단하고, 간편하게 현지 화폐를 이용해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을 사고 팔 수 있는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훠비왕 역시 최근 P2P 거래 플랫폼을 출시, 비트코인, 라이트코인,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시 등에 대한 거래가 가능하다고 밝힌 상태다.

P2P [출처: 셔터스톡]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한 이후 위챗(모바일 매신저) 등을 이용한 장외 거래가 성행했다. 수백명이 하나의 채팅방을 만들고 이곳에서 매일 수천만원 어치의 비트코인을 사고 팔았다. 실제로 중국 국가핀테크 보안기술 전문가 위원회에 따르면 장외거래에서 위안화 비중은 거래소 폐쇄 이전인 9월 초 5%에서 10월 초 20%로 늘었다.

이같은 사설 거래소에 다양한 안전장치와 시스템을 마련, 새로운 거래 플랫폼을 만든다는 게 중국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구상인 것이다.

가상화폐 P2P 거래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중국의 유명 경제 칼럼니스트 샤오레이는 "P2P 방식의 가상 화폐 거래는 투자자들의 거래 비용을 절감하고 편리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투명하고 안전한 시스템만 갖춰지면, 가상화폐 거래의 새로운 방식이 제안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 증권망은 업계 전문가를 인용해 "비트코인-위안화 장외 거래의 결제 수단을 보면 약 96.3%가 알리페이(알리바바 산하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통해 위안화 현금화가 이뤄졌고, 2.7%는 위챗페이로, 0.56%는 아이튠즈 기프트 카드로 이뤄졌다"며 "장외시장의 익명성과, 체계화되지 못한 결제 방식으로 인해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차이나랩 이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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