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처] "온라인 개학 후 식비만 30% 증가"…엄마들이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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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4.29. 오전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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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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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초중고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이 장기화하면서 학부모의 부담이 크게 늘었습니다.

자녀들이 강의를 틀어놓고 딴짓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공부를 제대로 하는지 옆에 붙어 감시하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자녀가 어릴수록, 맞벌이 가정일수록 꼼꼼하게 챙기기가 어려운 법, 학부모는 힘들기만 합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초등학생 학부모는 "숙제를 안 한 아이들이나 수업을 안 들은 아이에 대한 피드백이 적다 보니까 부모가 옆에서 신경을 써주지 않으면 그냥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선생님이 진도를 잘 못 따라가는 아이들에게 매일 한 번씩 전화해서 안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습니다.

온라인 수업이 처음인 선생님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

동영상 제작뿐 아니라 학생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과제를 부여하는 것이 더 큰 숙제입니다.

수업을 제대로 이수하지 않은 학생에게 문자와 전화로 독려하고 학습 방법을 코치하다 보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는 것.

같은 내용을 PC와 태블릿, 모바일 환경에 맞게 설명하다 보면 콜 센터 직원이 된 것 같다는 얘기가 절로 나옵니다.

서울의 한 중학교 영어 교사는 "과제 같은 게 어려울 경우에는 따로 문의해 달라고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며 "소통할 수 있는 여러 도구들을 잘 활용해 학생들과 좋은 환경에서 수업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집에만 있는 자녀들의 먹거리도 큰 문제입니다.

한창 많이 먹을 나이의 아이들이라 식사와 간식 준비에 손이 많이 간다고 하는데요.

일이 늘어난 것뿐만 아니라 식비가 30% 이상 증가했다는 가정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보상은 전무한 실정.

만 7세 미만 아동에게만 지급되는 '특별돌봄 쿠폰'은 상대적 박탈감마저 느끼게 합니다.

서울시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김예슬(가명) 씨는 "매일 세끼를 집에서 먹다 보니까 일단 점심에 대한 부담이 커졌는데 학교에서는 상대적으로 급식비가 줄어드니까 그 줄어든 급식비용만큼을 초등학교 학부모들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것으로 정부가 대책을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초중고 학부모들의 형평성 주장에 대해 정부는 현재까지 확대 계획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온라인 개학으로 인한 문제점이 많이 드러나긴 했지만, 이 시간을 잘 활용하면 뜻밖의 소득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자녀의 학습 태도에 이상은 없는지 부모가 살필 수 있어서인데요.

교육전문가들은 온라인 개학의 첫 시작이 미래의 교육 틀을 바꿀 거라는 기대감도 나타냅니다.

유웨이 교육연구소 이만기 상무는 "언택트(비대면) 시대가 되면 인공지능 같은 걸 가미해서 대면식 수업보다는 훨씬 다양한 기자재라든가 기능을 이용해서 아이들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훨씬 효율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온라인 개학으로 인한 새로운 경험이 가정과 학교를 넘어 우리 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에너지로 발전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왕지웅 기자 최수빈 인턴기자 / 내레이션 송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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