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문공연 스타 포켓걸스 "성 상품화? 섹시는 걸그룹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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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8.26. 오전 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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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세계-군 위문공연 논란②] 걸그룹 인터뷰
군 위문공연이 여성의 ‘성 상품화’를 부추긴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군 위문공연을 폐지해 달라”는 청원이 잇따라 오를 정도다. 한 청원자는 “여자들이 남자들 힘들 때 반쯤 벗은 옷으로 노래하고 춤추며 응원하는 게 역할이냐”며 군 위문공연 폐지를 주장했다.
군 위문공연에 출연하고 있는 포켓걸스. 출처=유튜브

세계일보는 23일 서울의 한 스튜디오에서 일명 ‘군통령’이라 불리며 군 위문공연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걸그룹 ‘포켓걸스’를 만나 ‘성 상품화’ 논란에 대해 들어봤다.

이들은 아이돌의 섹시 콘셉트에 대해 ‘대중문화의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심의에 걸리지 않는 선을 지킨다면 군인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아이돌의 섹시한 모습을 원한다는 것이다. 반면 한쪽에선 섹시 콘셉트에 대해 상처가 되는 악성 댓글을 달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국내 아이돌은 큐티·섹시·엉뚱…무명 아이돌에겐 섹시가 유리

포켓걸스는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아이돌을 보면 큐티·섹시·엉뚱 중 하나의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무명 아이돌이 가장 화제를 모을 수 있는 건 섹시 콘셉트라고 말했다. 이들은 “걸그룹 스텔라의 경우 무명으로 고생하다가 마지막이라는 느낌으로 섹시 콘셉트로 화제가 돼 성공한 케이스”라며 “유튜브 영상 조회 수도 큐트, 섹시를 비교하면 10배 정도의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포켓걸스 연지

노래와 안무도 섹시 콘셉트에 맞춰진다. 요즘 아이돌 안무들은 몸매를 부각하는 춤이 많다고 했다. 포켓걸스 멤버 연지(26)씨는 “유명 걸그룹 걸스데이의 ‘기대해’는 멜빵을 이용해 엉덩이를 돌리는 춤이고 EXID의 '위아래'도 몸매와 몸의 선을 강조한다”며 “댄스를 만들 때 몸매가 강조되는 안무는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포켓걸스 하빈

특히 군 위문공연에서 걸그룹 섹시 무대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걸그룹 입장에서도 자신들의 이름을 알릴 수 있고 호응도 일반무대보다 높아 힘이 되는 무대라고 했다. 포켓걸스 멤버 하빈(25)씨는 “군 위문공연의 환호성을 들으면 일반 공연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며 “군대 공연을 많이 다니다 보니 군대에서도 많이 불러줬고 길을 걷다보면 군인들이 먼저 알아봐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의상·안무에 대한 악성댓글 “적정선을 지키려 노력한다”

이들은 아이돌의 섹시콘셉트의 무대가 자극적이라는 일각에 지적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공연 반응은 뜨겁지만 포켓걸스의 유튜브 영상 채널에는 섹시 콘셉트에 대한 악성댓글이 달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상처가 된 댓글을 묻자 “옷이 너무 짧다” “술집 여자 같다” 등이 나왔다. 이에 대해 연지씨는 “처음에는 상처를 받았는데 요즘에는 무뎌졌다”며 “인터넷에는 남을 비하하는 게 허다하고 사실이 아닌 내용이 많으니까 가볍게 무시하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걸그룹 포켓걸스, 하빈, 연지, 세린(왼쪽부터)
사진=서재민 기자
이들은 섹시콘셉트에도 지켜야 할 선이 분명하다고 했다. 연지씨는 “적정한 선을 지키며 공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그 선을 넘어가면 ‘싼티’가 되고 사람들이 외면하지만 적정선을 지키면 섹시함이 된다는 것”이다. 선에 대해서는 각자 주관적이지만 방송심의 기준에 통과하는 수준을 지킨다고 했다. 포켓걸스 멤버 세린(21)씨도 “섹시하다는 기준은 유명, 무명에 따른 차이가 있다”며 “유명 섹시가수 현아가 섹시안무를 하면 섹시하다는 느낌이지만 무명가수가 비슷한 수위의 안무를 하면 싼티로 비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포켓걸스 기획사인 ‘미스디카’ 정재훈 대표는 “섹시한 콘셉트를 성 상품화라고 기준 짓는 것은 굉장히 주관적이고 이런 기준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미투 운동 등 여성운동 추세에 맞춰 논란이 되는데 여러 방면의 논의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아이돌도 트렌드에 맞춰나갈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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