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노마드 族, 공기난민이 된 사람들
공기의 종말
‘미세먼지 농도 나쁨’
올해 우리나라 일기예보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던 문구입니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가 뇌졸중, 성조숙증, 심혈관 질환, 치매 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또한, 발암물질인 미세먼지는 절대 안전 허용치가 존재할 수 없다고 합니다. 소량의 미세먼지라도 우리가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최근에는 공기난민, 에어노마드 족이라는 신조어도 생겼습니다. 미세먼지를 피해 공기 맑은 지역으로 떠나는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올해, 미세먼지 발령 주의보 횟수는 1분기에만 무려 86회였습니다. 작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때문에, 우리나라의 공기 질 지수가 세계 최하위권이라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도 있었습니다. 정말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요?
미세먼지는 그 자체로도 나쁘지만, 공기 중의 각종 화합물 및 오존 등과 결합하면 유해 물질이 되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합니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입니다. 아이들은 푸른 하늘을 보기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과연 미세먼지는 어떤 존재일까요?
어쩌면, 장차 우리 아이들에게 ‘하늘색’은 더 이상 우리가 알고 있는 ‘하늘색’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유치원의 소풍 날입니다. 소풍 날이면 응당 푸른 잔디밭에서 즐겁게 뛰어 놀아야 하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아이들은 밖에 나가지 못했습니다.
먼지는 우리 몸에 들어올 때 코∙기도에서 제거되며, 기침 등으로 배출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몸 깊이 침투하여 염증을 유발합니다. 그리고 작은 입자의 상당수는 폐포까지 침투하여 우리의 폐를 망가뜨립니다.
임신 27~40주 산모가 미세먼지에 노출되었을 경우, 조산의 위험이 11%나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치매, 우울증, 뇌졸중에 이르기까지, 미세먼지가 우리 몸에 끼치는 나쁜 영향은 제대로 헤아리는 것 조차 힘들 정도입니다.
충격적인 것은, 세계적으로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알코올과 약물보다도 더 많다는 사실입니다. 더 이상 남 얘기가 아닙니다.
만일, 미세먼지에 5일 간 노출되었을 경우 우리 몸에 축적되는 양은 얼마나 될까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그 양을 측정해보았습니다.
미세먼지 ‘나쁨’ 5일을 기준으로, 우리 몸에 축적되는 양은 적지 않았습니다. 올해와 같은 대기 상태라면, 그 양은 더 많을 것입니다.
중국의 자우타우 씨는 베이징에서 잘 나가는 의사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젊은 나이에 폐암을 진단받아, 폐의 대부분을 절개하고 귀향했습니다.
그는 과거 대기가 좋지 않은 지역의 아이들을 수술할 때에, 폐가 회색이거나 폐에 검은 점이 있는 아이들도 적잖이 보았다고 합니다.
지난 5월 24일, 한 환경단체는 자발적 시민참여자를 대표해 중국과 한국 정부를 상대로 미세먼지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들은 ‘우리 앞마당에 독가스가 살포된 것’이라며, “국가는 중국이 겁나는지 가만히 있는다.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들은 우리 정부도 미세먼지 저감 노력을 하며 중국에게 목소리를 내야 중국도 동참할 수 있다며, 한국과 중국 양쪽에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지난 5월 27일에는 광화문 광장에 3,000명의 시민이 모여 원탁회의를 열었습니다. 서울시는 여기서 도출된 의견을 반영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공기질은 벼랑 끝에 서 있습니다. 현재 쏟아지고 있는 많은 대책들이, 그저 신기루가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어쩌면,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 일지도 모릅니다. 과연 우리는, 온전한 사계절과 파란 하늘을 아이들에게 되돌려줄 수 있을까요?
[2017. 6.4 (일) <SBS스페셜> 방송내용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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