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알레르기로 인한 급성 쇼크 급증… 우유·유제품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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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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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필락시스’ 발생 4배 넘게 증가… 원인 물질로 식품이 90%이상 차지


근래 0~2세 영·유아에서 알레르기로 인한 급성 쇼크인 ‘아나필락시스’ 발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 물질로는 식품이 90% 이상을 차지했고 우유와 유제품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우유로 인한 아나필락시스의 경우 기존 혈액을 통한 항체검사로는 예측이 힘든 만큼 평소 알레르기가 의심되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전유훈 교수와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 식품알레르기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대한의과학저널 4월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국내 23개 병원에서 아나필락시스로 치료받은 0~2세는 2009년 32명에서 2013년 132명으로 4.1배 늘었다. 2009~2013년 0~2세 아나필락시스 치료 환아는 모두 363명이었다.

전 교수는 13일 “식품 알레르기 체질을 가진 아이들이 늘고 있으며 아나필락시스에 대해 많이 알려지면서 진단율이 높아진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아나필락시스의 원인은 식품이 93%(338명)로 가장 많았고 항생제·진통소염제·조영제 등 약물(3%), 식품 섭취 후 운동을 했을 때 나타나는 ‘운동 유발성 아나필락시스’(1%) 등이 있었다. 식품 가운데 분유와 우유, 유제품(치즈, 요거트 등)이 44%(148명)로 가장 많았다. 달걀(22%) 호두(8.3%) 밀(7.7%) 땅콩(4.7%) 등이 뒤를 이었다.

환아의 절반 이상이 원인 물질 섭취 후 30분, 늦어도 2시간 안에 증상이 나타났다. 대부분 두드러기 등 피부 발진(사진)과 함께 호흡곤란을 겪었다. 입과 눈·귀가 심하게 붓는 혈관부종, 구토, 혈압저하, 입술이 파랗게 되는 청색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심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알레르기 검사는 식품 등 알레르겐(항원)이 몸에 들어왔을 때 항체 역할을 하는 ‘특이면역글로불린E’ 수치가 얼마나 되는지 보는 것인데, 높을수록 알레르기 중증도가 높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우유 아나필락시스가 나타난 0~2세 119명 가운데 53.8%(64명)는 면역글로불린E 수치가 낮게 나왔다. 우유의 경우 면역글로불린E와 알레르기 증증도의 연관성이 떨어짐을 보여준다. 우유 다음으로 아나필락시스가 많은 달걀의 경우 92~100%의 환자가 높은 면역글로불린E 수치를 나타냈다.

전 교수는 “우유는 아이 성장과 발달에 중요한 식품이고 알레르기가 진단돼 우유 섭취를 제한할 결우 비타민D 결핍으로 키가 안 크는 등 우려가 있기 때문에 보충 영양제를 처방받고 우유 알레르기가 없어지는지 정기검진을 받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2세 이하 아이들은 가려운 증상이나 숨쉬기 힘든 증상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부모도 증상을 겪어보지 않는 이상 아나필락시스를 인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가 늦어질 수 있다”며 “아이가 아나필락시스 경험이 있을 경우 비상시에 대비해 ‘에피네프린 주사(급성 쇼크시 기도를 열고 혈압을 높여줌)’를 처방받아 휴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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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사회부에서 보건의료, 의학, 과학 보도를 맡고 있습니다. 암 등 질병예방, 금연, 자살 예방, 생명 윤리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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