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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수입차 시장, 올해 1만 대 클럽은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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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7. 22:26417 읽음

한국의 수입차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1987년, 한국에서 2,000cc 이상 수입차 판매가 허가되었을 때, 한성자동차에서 들여온 벤츠 10대를 시작으로 수입차 시장은 꾸준히 성장해 왔습니다. 한때 질투의 대상이었고, 그다지 좋지 않은 눈으로 보이기도 했으며, 일명 '애국 소비'를 하는 소비층에게 있어서는 철저히 배척받아왔던 수입차는 이제 국산차와도 비교되는, 대중적으로 탈 수 있는 차가 되었습니다. 사장님들이나 탈 수 있었던 수입차였지만 이제는 '현대 싼타페'와 '폭스바겐 티구안'의 가격이 엇비슷한 시대가 온 겁니다.

어느덧 수입차 판매가 연간 27만 대를 넘어서는 이 시점에서, 여전히 '성공적 진출'의 지표는 연간 1만 대 판매입니다. 이 1만 대 클럽에 올해 가입할, 또는 유지할 회사는 누가 될까요. 작년도 판매량과 올해 3월까지의 판매량을 기반으로 올해 1만 대 클럽 가입 예상 브랜드들을 카고 스튜디오에서 소개합니다.

III 이미 1만 대 넘어선 벤츠와 BMW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와 BMW 3시리즈 투어링. 사진 =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BMW 코리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단연 투톱을 차지하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는 이미 2월부로 진작 1만 대를 넘어섰고, 3월에는 누적 2만 대에 가까워졌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76,879대를 판매한 메르세데스 벤츠는, 올해 3월까지 작년 같은 기간의 15,400대에서 수직 상승한 19,222대를 판매함으로써 8만 대 고지에 다가섰습니다. 국내 수입차 시장 1위로 굳건히 올라서고, 국산차의 지위까지 위협하고 있는 벤츠는 올해도 연초부터 AMG GT R, G400d 등의 신차를 출시하며 분위기를 잡고 있습니다. 이후에도 이달 중 신형 S클래스를 출시하고, 연내 신형 C클래스, EQA 등을 출시해 국내 시장에서의 상승세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올해 벤츠가 '8만 대 클럽'에 최초로 가입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됩니다.

한때 일인자였지만 이인자로 추락한 BMW도 판매량에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올해 3월까지의 판매량은 17,389대로 작년 동기의 11,331대를 훌쩍 넘어서며 심지어 작년 4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인 16,454대까지 넘어서는 수준입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BMW의 신차들이 대부분 성공을 거두면서 판매에도 탄력을 받고, 벤츠를 따라잡는 데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실적과, 올해 iX3과 iX가 새롭게 출시됨을 감안하면 올해 판매 실적은 작년 58,393대에서 크게 늘어나 약 6만 3천 대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III 완벽히 복귀한 아우디/폭스바겐, 다시 1만 대의 자리로

폭스바겐 티록과 아우디 R8. 사진 = 폭스바겐 코리아, 아우디 코리아

한때 디젤 게이트로 전 모델이 판매 중지, 0대라는 사상 초유의 판매량을 보였던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2019년을 기점으로 하여, 2020년 완전히 시장에 복귀했습니다. 아우디는 2019년, 신차인 A6와 함께 '중고 신인'들을 우선 등판시켜 1만 대를 채운 후, 작년 신모델을 쏟아내며 화려한 부활을 선언했습니다. A 시리즈와 Q 시리즈의 모든 라인업이 국내에 출시되었고, 고성능 S 라인업도 한국에 상륙했으며, 2021년 초에는 슈퍼카인 R8까지 나왔습니다. 3년 연속 1만 대 이상 달성을 노리는 아우디는 올해 3월까지 7,401대를 팔았으며 이는 전년 동기의 2,449대 대비 3배 수준입니다. 올해 아우디 코리아는 판매 성장을 위해 Q5의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고, S4, S5RS 라인업을 대거 출시하며 전기차인 E-트론 스포트백E-트론 GT도 투입할 계획입니다. 증가세인 판매량과 새롭게 신차들이 투입됨을 감안하면 올해 판매량은 작년 2만 5천 대를 가볍게 뛰어넘고 3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제타, 티록, 파사트를 새로 내놓은 폭스바겐은 작년 동기 3,535대보다 1천 대가량 증가한 4,647대를 3월까지 판매했습니다. 월평균 1,500대 가량을 판매하고 있으므로 올해도 1만 대 판매는 무난해 보입니다. 2020년 3월 이후 무려 3종의 신차가 출시되었고, 2021년부터 출고를 시작한 차량만 해도 2종인데, 타 브랜드 대비 적은 증가세는 아쉬운 부분입니다. 올해 판매량의 변수는 티구안 페이스리프트 신형 골프가 될 전망입니다. 주력 모델인 티구안은 재고 소진 이후 올스페이스의 판매만 이어가고 있고, 골프는 판매 중단 이전 베스트셀링 모델이었기 때문에, 이들이 출시되면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들의 반응이 좋다면 폭스바겐 브랜드는 올해 2만 대 이상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내년도에는 I.D.4, 티구안 올스페이스 페이스리프트 등의 판매가 예정되어 있는데, 정상적으로 일정이 진행된다면 2022년에는 더욱 가파른 판매 성장이 이뤄질 걸로 보입니다.

III 테슬라와 지프, 미국차의 부활

테슬라 모델 Y와 신형 지프 그랜드 체로키. 사진 = Tesla, Jeep

국내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미국차 브랜드는 테슬라의 합류로 그 기세가 더욱 강해졌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는 단차 논란, 품질 논란 등에도 불구하고 혁신적인 이미지, 높은 인지도 등을 바탕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작년 한 해 동안 11,826대를 판매했으며,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1만 대 클럽에 가입했습니다. 이 판매량 중 대부분인 11,003대가 모델 3이었습니다. 타사랑 비교했을 때 주력 모델의 판매량 편향이 심각할 정도로 큰데, 이의 해소를 위해 올해 모델 Y가 출고를 시작합니다. 아직 모델 Y가 출고되지 않은 3월에도 테슬라의 누적 판매량은 총 3,232대로 충분히 연간 1만 대의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모델 Y가 더해진다면 올해 1만 5천 대 이상의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내 모델 S와 모델 X의 부분변경 모델 인도가 개시된다면 판매에는 더욱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변수라면 타 수입차 브랜드가 월별로 대량으로 물량을 들여온다면, 테슬라는 분기별로 대량으로 들여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2019년 1만 대 클럽에 진입했다가 작년 8,753대로 안타깝게 1만 대를 놓친 지프는 올해에는 다시 1만 대 클럽에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3월까지의 판매량 누적은 2,68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00대 가량이 증가했습니다. 여기에 작년 하반기부터 판매를 시작한 글래디에이터의 반응이 좋고, 올해 하반기 완전 신형으로 거듭난 그랜드 체로키도 판매를 개시할 예정입니다. 현재로서 판매에 특별한 문제가 없고, 신차가 정상적으로 출시된다면 1만 대 클럽 재가입은 사실상 확실해 보입니다. 내년에도 컴패스 부분변경 등의 신차가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에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III 볼보와 미니, 신인에서 고정 멤버로

볼보 S60과 미니 클럽맨. 사진 = 볼보자동차코리아, 미니코리아

2019년 1만 대 클럽에 등장한 신예 볼보와 미니. 국내 ‘니치 마켓’의 대표 주자였던 두 브랜드는 이제 엄연한 주류가 되었습니다. 한때 '올드한, 안전하기만 한 차' 이미지였던 볼보는 XC90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와 적극적 마케팅으로 색다르고 젊은 프리미엄 자동차의 지위를 성공적으로 획득했습니다. 현재 볼보의 차량들은 대기 기간이 수개월에 달하는 등 최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왜건 불모지인 한국에서 크로스오버 왜건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도 했습니다. 작년 볼보는 1만 2천 대를 판매하며 판매 목표치를 달성했고, 올해는 1만 5천 대를 판매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3월까지의 판매량은 3,651대로 작년 동기 대비 460대 가량 증가하였는데, 언뜻 목표치 달성에는 적은 증가 수치로 보입니다. 그러나 쌓인 물량을 적당히 수요와 목표에 맞춰 풀어내는 볼보 특성상 목표 달성은 어렵지 않아 보입니다. XC60과 XC90의 새로운 파워트레인인 B6의 출고가 개시되었고 올해 내로 전기차인 XC40 리차지가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에 더욱 판매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니는 소형차 브랜드로 기존에도 인기는 있었지만, 중대형차를 선호하는 국내 수입차 시장 지형상 틈새 모델로 있었습니다. 그러나 콤팩트한 소형차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고 클럽맨, 컨트리맨 등 포트폴리오를 착실히 넓혀가면서 판매가 크게 성장했으며, 2019년 1만 대 클럽에 진입하고야 말았습니다. 이후 2020년에도 1만 대 판매를 달성했고 올해는 3월까지 2,831대를 판매하며 전년도 동기 대비 570대 가량 높은 판매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일단 뚜렷한 신차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미니의 모델들이 워낙 아이코닉한 차량들인 만큼 판매량은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III 렉서스와 포르쉐, 1만 대 달성할까

렉서스 LS, 포르쉐 911. 사진 = 렉서스 코리아, 포르쉐 AG

2019년 7월,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인해 촉발된 불매운동 이후 맥을 못 추던 렉서스는 탄탄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통해 부활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작년 8,911대를 판매하며 1만 대에 근접한 렉서스는 올해 3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약 600대 가까이 늘어난 1,980대를 판매했는데, 현재로서 속단할 수는 없지만 ES와 SUV 라인업이 호조를 보인다면 아슬아슬한 1만 대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국내 진출 20주년을 맞는 만큼 공격적인 판매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며, 실제로 1분기부터 LS 부분변경을 내놨고 전체 판매량에 큰 영향은 없지만 2분기 LC 컨버터블의 출시로 브랜드 위상도 재고할 방침입니다. 올해 10월에는 ES 부분변경과 F 스포트 트림의 도입과 내년에는 신형 NX, UX300e 등 주력 신차를 대거 내놓을 예정이라 지속적인 판매 성장이 예상됩니다.

한편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도 올해 국내 시장에서 1만 대를 노립니다. 작년 7,779대를 판매했던 포르쉐는 본래 2020년 1만 대 클럽 가입이 예상되었으나, 인증이 늦어지며 1월 판매량이 100대에도 채 미치지 못했던 점, 중간중간 관련 문제들이 생겼던 점, 파나메라 부분변경 출시 때문에 파나메라 출고가 중단되었던 점 등으로 인해 그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주력 라인업의 출고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파나메라 부분변경 모델의 출고를 개시하고, 타이칸 터보 라인업이 판매를 개시합니다. 이미 올해 3월까지 작년 동기의 두 배에 가까운 2,573대를 판매하며 판매 잠재력을 입증했고, 도입 물량 확보에 실패하거나 별도로 조절하지 않는 한 1만 대 클럽 진입은 시간 문제임을 보여주고있습니다. 포르쉐의 판매는 물량에 달려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은데, 대부분의 포르쉐 라인업은 볼보처럼 출고 적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III 격동의 수입차 시장

랜드로버 디펜더, 람보르기니 우루스. 사진 = 랜드로버 코리아, Automobili Lamborghini

1위였던 BMW가 2위로 떨어지고, 벤츠가 시장 1위로 등극했습니다. 전통적 1만 대 클럽이었던 혼다와 랜드로버가 추락하고, 테슬라, 볼보, 미니라는 슈퍼루키가 등장했습니다. 그대로 몰락할 것으로 보였던 미국차는 '신차 폭격'을 통해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습니다. 람보르기니가 연 판매량 3백대를 넘겼으며 닛산과 인피니티는 끝내 철수했습니다. 이처럼 수입차 시장은 그야말로 격동, 완벽히 예측할 수 없는 시장이 되었습니다. 이렇듯 기업들이 방심할 수 없다는 건, 소비자들에게는 오히려 긍정적입니다. 기업들이 판매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소비자의 눈치를 보아야 하고, 민감하게 신경쓸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멀리 갈 것 없이, 당장 소비자 서비스에 소홀했던 랜드로버의 추락이라는 사례가 우리에게 존재합니다. 이렇듯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당장은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도 점점 쌓여가고, 추후에 큰 반작용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여전히 갑 행세를 하며 '배짱 장사'를 하는 수입차 브랜드도 많지만, 이전보다는 한국 시장과 소비자에 신경쓰는 '제스처'를 하는 브랜드가 늘어난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결국 기업을 존재하게 하는 것은 소비자임을 자동차 기업들이 깨달아야 할 때입니다.

III CAR GO STUDIOS 권찬혁 대표
cargostudi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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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7. III CAR GO STUD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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