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아내 리설주와 함께 1일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진행된 우리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우리측 예술단의 공연을 직접 관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공연 종료 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가) 예술단 평양공연(에) 참석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악수하는 김정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가운데 붉은색 원)이 1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 직후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왼쪽은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오른쪽은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을 직접 관람한 것은 처음이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김 위원장은 출연진과 인사하는 과정에서 이번 공연의 주제가 ‘봄이 온다’임을 언급하며 “문화예술 공연을 자주 해야 한다. 남측이 ‘봄이 온다’라는 공연을 했으니 가을엔 결실을 갖고 ‘가을이 왔다’라는 공연을 서울에서 하자”고 말했다고 참석자가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원래 3일 (남북합동)공연(을) 보려고 했다”며 “다른 일정이 생겨 오늘(1일) 공연에 왔다”고 말했다.이어 “북남 합동공연이 (관람의) 의의가 있을 수 있으나 순수한 남측 공연만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2월11일 서울)합동공연을 봤는데 단독 공연이라도 보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소감을 밝혔다고 정부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앞서 방남(訪南)한 북측 예술단의 2월11일 서울 남북합동공연을 김여정 부부장과 관람해 이번에 우리 측 예술단의 평양공연에 김 위원장이 관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었다. 김 위원장이 우리측 평양공연을 직접 관람한 것은 향후 남북 관계를 속도감 있게 진전시키겠다는 적극적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일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봄이 온다`라는 주제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에서 서현이 사회를 보고 있다. |
1일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공연 리허설에서 가수 조용필이 '여행을 떠나요'를 부르고 있다. |
1일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봄이 온다'라는 주제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리허설에서 가수 백지영이 열창을 하고 있다. |
이날 공연은 오후 6시50분(서울시간 기준)부터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은 지난 2005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조용필 콘서트 이후 13년 만이다.
이날 공연의 공식 명칭은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이며, 남북 관계의 역사적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의미에서 ‘봄이 온다’라는 부제가 달렸다.
한편 이번 방북 예술단에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포함됐다. 윤 실장은 문 대통령 최측근인 데다가 대북(對北) 특별사절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구면이어서 방북 기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예진 기자, 평양공연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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