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하다 덜미…시각장애 행세로 보조금 1억 챙긴 4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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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6.20. 오후 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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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수년 동안 시각장애인 행세를 하면서 1억원 넘는 보조금을 받아 챙긴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평소 시각장애 1급으로 알려진 이 남성은 차량 운전을 능숙하게 하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이웃 주민의 신고로 덜미를 잡혔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장애인연금법 등 위반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A 씨는 2010년 1월부터 2018년 8월까지 부산 한 병원에서 황반변성 등 안구 질환으로 시각장애 1급 판정을 받고 관련 서류를 구청 등에 제출해 8년간 장애인 활동 지원 급여 등으로 1억1,8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안구 질환은 있지만 안경을 쓰면 운전 등 정상적인 생활은 가능한 상태였다.

하지만 병원에서 앞이 보이지 않는다며 시각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이후 공무원이 현장 확인을 하러 오면 시각장애인 행세를 했다. 시각장애 1급은 교정시력이 0.02 이하로 눈앞에 있는 것만 겨우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이 같은 가짜 시각장애인 행각은 이웃 주민의 제보로 발각이 됐다. 평소 시각장애 1급으로 알려진 A씨가 차량 운전과 주차를 능숙하게 하는 것은 물론 필체도 시각장애인처럼 보이지 않아, 이를 수상하게 여긴 이웃은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에 제보했다.A 씨는 운전은 물론 노점상 영업을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를 접수 받은 권익위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A씨 휴대전화를 압수해 "여기 경치 좋다"고 말하는 동영상을 확보한 데 이어 A씨가 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직접 운행한 내용도 확인했다.

A씨는 도로교통법 위반 등으로 수 차례 통고 처분까지 받기도 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시각장애 1급 판정을 받아 각종 장애인 보조금을 많이 받기 위해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보건복지부와 도로교통공단에 시각장애인 관련 자료를 공유하도록 권고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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