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보건소 감염예방의학팀장이 '신천지 교인'임을 숨기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관련 업무를 총괄하던 중 '확진'된 것으로 밝혀졌다.
24일 대구시 정례브리핑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확진된 대구 서구보건소 공무원 2명 중 1명, A(58) 씨가 신천지 신도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A씨는 보건소 감염예방팀장으로 확인됐다.
시는 지난 20일 질본에서 받은 제2차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명단에 A씨가 포함되자 문자와 전화로 자가 격리 권고를 했다. 21일부터 자가격리를 시작한 A씨는 당일 오후 보건소에 연락해 자신이 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22일 검체 검사를 받아 전날 확진 판정이 됐다.
A씨는 격리 통보 전까지 정상적으로 업무를 했으며, 별다른 이상 증상은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31번 환자가 참석했던 지난 9일과 16일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같은 보건소 동료 직원(감염예방팀) 50명이 자가격리를 시작했다. 서구 방역 대책 추진에 공백이 생겼다.
신천지 교인이 신원을 숨긴 채 코로나19 업무를 총괄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높다.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에 신천지가 문제된 만큼, 자신의 종교를 밝히고 자발적으로 업무에서 배제됐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대구시 측은 이와 관련, "신천지 신도라 해서 현재 감염병 관련 업무를 맡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신원을 숨긴 것도 아니고 자발적으로 검사에 응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시장은 "그 분(감염예방팀장)이 해당 직무를 맡고 있었던 것은 결과이고, 그에 앞서 그분이 신천지 신도였을 뿐이다. 이를 문제삼기는 어렵다"면서 "오히려 지금까지 그가 검사를 받지 않고 숨어 있었다면 그의 종교도, 확진 여부도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준헌 기자 h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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