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위기서 450억 매출 '반전'…코로나 반사이익 누린 중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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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3.11. 오전 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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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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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매출 삼천리 38.7% 알톤 44% 성장
수년만에 '흑자전환' 성공
코로나19 활동제약에 자전거 인구 회복 영향
배달대행 등 전기자전거 시장 확대도 긍정적
경기 의왕시 삼천리자전거 공장. 한경DB

국내 자전거 업계 실적이 지난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실내·단체 활동이 제한되면서 자전거를 찾는 인구가 늘어난 영향이다. 배달대행 서비스 등에 쓰이는 전기자전거의 수요가 증가한 것도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삼천리자전거는 매출 120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871억) 대비 38.7% 매출이 성장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09억원으로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업계 2위인 알톤스포츠는 지난해 매출 4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311억) 대비 44%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52억원을 달성했다. 이 회사는 5년 연속 적자를 내면서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렸으나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두 회사는 국내 자전거 시장의 약 50%를 점유하고 있다. 나머지 시장은 대만 업체인 자이언트, 메리다 등 120여 개 해외 브랜드가 분할하고 있다. 자전거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는 주로 중저가 생활형 자전거 시장에 주력하고, 고가 프리미엄 자전거 시장은 주로 해외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자전거 시장은 2000년대 초 MTB(산악자전거)가 유행한 데 이어 2010년대 들어 로드바이크가 흥행하면서 급성장했다. 2016년 기준 약 7000억원에 달했던 국내 자전거 시장은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대기 중 미세먼지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자전거 인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서울시 `따릉이` 등 공공 공유자전거의 확산도 중저가 생활자전거 위주인 국내 자전거 회사의 실적을 끌어내렸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실내 및 집단, 장거리 이동 관련 스포츠·레저·여행 활동이 제한되면서 자전거산업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속도감을 즐길 수 있는 자전거를 다시 찾는 인구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맑은 날씨도 자전거 인구 증가에 한몫을 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초미세 먼지 농도는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현지 공장 조업 중단 등 영향으로 2015년 대비 26.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퇴근 및 배달대행 서비스에 사용하는 전기자전거 수요가 늘어난 것도 자전거 회사들의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알톤스포츠는 지난해 6월 서울시와 21억 규모 공유자전거 공급계약을 맺은 데 이어 11월 카카오모빌리티와 42억원 규모의 전기자전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자전거 시장 규모는 1700만 대로 오는 2025년 3350만 대까지 고속 성장할 전망이다.

토종 자전거 회사들은 전기자전거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최근 전기자전거 팬텀Q 시리즈의 신제품인 `팬텀 Q SF`를 선보였다. 기존 미니벨로형 접이식 디자인에 `브레이크 모터 전원 차단 센서`를 탑재해 안정성을 높인 게 장점이다. 알톤스포츠는 지난달 중저가 전기자전거 벤조 라인의 신제품 `벤조 20st`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스틸 소재의 프레임을 적용해 내구성과 가성비를 높였다.

지난해 국내 자전거(어린이용 포함 이륜 자전거) 수입은 전년 대비 55.8% 증가한 1억7233만 달러(약 1968억원)를 기록했다. 자전거 시장이 호황이던 2016년(2억767만 달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만정 한국자전거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국내 자전거회사들도 생산기지는 모두 중국으로 이전한 상황"이라며 "토종 회사도 프리미엄·엘리트 자전거 개발로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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