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살 차(差) 자칭·타칭 노벨평화상 후보들의 트위터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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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9.25. 오전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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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타칭 ‘노벨평화상 후보’로 거론되는 스웨덴 출신 10대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신경전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2003년생인 툰베리와 1946년생인 트럼프 대통령의 나이차는 57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전날 툰베리의 유엔 본부 연설 일부를 인용하면서 "그녀(툰베리)는 밝고 멋진 미래를 기대하는 매우 행복한 어린 소녀처럼 보였다! 만나서 반가웠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에 회의적 입장이다. 전날 유엔 기후 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하기는 했지만 14분만에 자리를 떠 툰베리의 연설은 듣지도 못했다.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2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 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노려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툰베리는 ‘기후 행동 정상회의’의 일부로 진행된 유엔 본부 연설에서 기후 변화 대처에 소극적인 세계 정상들을 향해 질타를 퍼부어 주목을 받았다. 그는 탄소 배출량이 최고치를 기록한 것을 지적한 후 "당신들은 온갖 공허한 말들로 내 꿈과 유년기를 빼앗아 갔다"며 "(많은) 사람이 (기후 변화 때문에) 고통받고, 죽어가고 있다. 우리는 거대한 멸종의 시작 단계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들이 얘기하는 것은 돈과 끊임없는 경제 성장이라는 환상 뿐"이라며 "우리는 당신들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당신들이 (기후 변화 대응 노력에) 실패하면 나는 당신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툰베리를 환경운동가가 아닌 ‘미래를 꿈꾸는 어린 소녀’로 묘사해 비꼰 것이다.

스웨덴 출신 10대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 트위터. 자기소개에 “밝고 멋진 미래를 기대하는 아주 행복한 소녀”란 문구가 쓰여 있다. 자신을 비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표현을 그대로 써 응수한 것이다. /툰베리 트위터

툰베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롱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트위터 자기 소개 문구를 "밝고 멋진 미래를 기대하는 아주 행복한 소녀"로 바꿔 당차게 응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개의치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툰베리는 노벨평화상을 두고 경쟁자하는 사이가 되어버렸다는 점도 흥미롭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노벨평화상 후보를 자처해 왔다. 지난 23일 유엔총회를 계기로 가진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선 "노벨 평화상이 공정하게 심사된다면 내가 많은 일로 노벨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해 노벨상 욕심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툰베리는 지난해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국회의사당 앞에서 매주 금요일 기후변화 대책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면서 전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올해 초부터는 노벨평화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선목 기자 letsw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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