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2005년 자서전서 후회 고백
ㆍ상인 면담 등 일부 일정 취소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63)가 12년 전 자서전에서 대학생 시절 친구의 부탁으로 성폭력 시도를 도왔다고 고백한 사실이 20일 뒤늦게 드러났다. 홍 후보는 논란이 확산되자, 일부 선거운동 일정을 취소했다.
홍 후보는 2005년 펴낸 자전적 에세이 <나 돌아가고 싶다>의 ‘돼지 흥분제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고려대 1학년 때인 1972년 하숙집에서 있었던 관련 일화를 적었다. 책에 따르면 당시 같은 하숙집에 묵던 친구가 짝사랑하던 여학생 등과 야유회를 가기 전 홍 후보를 포함한 하숙집 동료들에게 ‘흥분제’를 구해줄 것을 요구했고, 홍 후보는 동료들과 궁리 끝에 그 친구에게 이를 구해줬다.
그는 이어 “(친구 말을 들어보니) 야유회가 끝나고 여학생을 생맥주 집에 데려가 여학생 모르게 생맥주에 흥분제를 타고 먹이는 데 성공하여 여관까지 데리고 가기는 했는데 막상 옷을 벗기려고 하니 깨어나서 할퀴고 물어뜯어 실패했다는 것이다”라고 적었다.
홍 후보는 “그 흥분제가 진짜였다면 실패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친구의 주장이었다”며 “그래서 우리는 그럴 리가 없다. 그것은 시골에서 돼지 교배를 시킬 때 먹이는 흥분제인데 사람에게도 듣는다고 하더라. 안 듣던가”라고 적었다. 말미에 “다시 돌아가면 절대 그런 일에 가담하지 않을 것”이라며 “장난삼아 한 일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검사가 된 후에 비로소 알았다”고 했다.
홍 후보는 이날 오후 수원 지동시장 등에서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의 만남을 피한 채 차에 올라탔다. 한 기자가 “자서전에 돼지 흥분제”라고 크게 외쳤지만, 대답을 하지 않았다. 지동시장에선 시장을 돌고 상인들을 만나기로 했지만 취소했다. 당 관계자는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리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홍 후보는 인천 경인항, 경기 평택 해군2함대 등 수도권 지역을 찾았다.
<이용욱·허남설 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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