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변호인 "내주 조사 이뤄지도록 협조"…금주 무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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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6.11.17. 오후 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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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하변호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사 협조한다는 대통령 입장 변화 없어…신중한 보도 요청"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 의혹'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측 변호인이 조사 일정을 다음 주로 수정 제시했다. 검찰이 강하게 요구한 이번 주 조사는 사실상 무산됐다.

박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54·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는 17일 오후 입장 자료를 내어 "최대한 서둘러 변론준비를 마친 뒤 내주에는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늦어도 18일까지는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검찰의 최후통첩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의혹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60·구속)씨가 20일 구속 기한 만료와 함께 재판에 넘겨지는 점을 고려해 18일을 양보할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잡았다. 그날을 넘어가면 물리적으로 조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과 청와대 대외비 문서 유출 등 핵심 의혹 사안에 대한 박 대통령의 역할과 공모 여부 등을 좀 더 명료하게 공소장에 기술하기 위한 의도였다.

하지만 유 변호사가 조사 일정을 다음 주로 제안함에 따라 최씨 공소장에 박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 표현될지는 검찰 선택에 맡겨졌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일단 지금까지 확보한 진술과 증거물을 토대로 박 대통령 관련 내용을 공소장에 적시한다는 의견이 있다. 한편으로는 일단 박 대통령 관련 사안은 비워두고 다음 주 조사를 거쳐 법원에 공소장 변경을 신청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유 변호사의 입장 자료는 국회에서 '최순실 특검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취재진에 전달됐다. 일각에서는 특검법안 통과에 맞춰 수사 협조에 대한 의지를 표현한 뒤 상황 변화에 따라 선택지를 모색하겠다는 의도가 있는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유 변호사는 변호인 선임 다음 날인 15일 첫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미뤄달라고 밝혀 여론의 따가운 비판을 초래한 데 대한 해명도 내놨다.

그는 "대통령께서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린 바 없다"며 "다만 현직 대통령의 신분을 감안해 대통령을 둘러싼 모든 의혹 사항을 정리한 뒤 한꺼번에 조사를 받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는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시겠다고 확고한 의지를 누차 밝히셨고 지금도 그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박 대통령 의혹과 관련한 언론의 신중한 보도도 요청했다.

유 변호사는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구속 피의자의 휴대전화에서 복원됐다는 문자메시지와 사진' 등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마치 대통령에게 불리한 유력증거인 것처럼 보도된다"며 "때로는 관련자의 진술 내용이 생중계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자칫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만드는 수사기밀 유출이나 범죄 혐의와 관련 없이 개인의 인격을 심각하게 손상할 위험이 있는 보도가 줄어들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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