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온 헬기 추락사고 순직 장병 눈물의 영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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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7.23. 오후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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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3일 합동영결식…살아생전 추모영상 나오자 유가족 오열



23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해병대 제1사단 도솔관에서 열린 ‘상륙기동헬기 추락사고 순직 장병 합동영결식’에서 순직 장병 동료가 분향하고 있다. 포항/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잊지 않겠습니다.’

고 김정일(45) 대령·노동환(36) 중령·김진화(26) 상사·김세영(21) 중사·박재우(20) 병장의 살아생전 모습이 담긴 추모영상은 이 짤막한 글로 끝났다. 영상이 나오자 해병대와 해군 동료들은 참았던 눈물을 흘렸고, 유가족들은 오열했다. 영결식장에서 어느 아이는 울며 “아빠”를 애타게 불렀다. 포항 마린온(MUH-1) 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해병대 장병 5명의 합동영결식이 23일 눈물 속에 치러졌다.

해병대 사령부는 이날 오전 9시30분 경북 포항시 남구 해병대 제1사단 도솔관에서 해병대장으로 ‘상륙기동헬기 추락사고 순직 장병 합동영결식’을 열었다. 1000여명이 참석한 영결식은 영현 입장, 고인께 대한 경례, 고인 약력보고, 조사, 추도사, 종교의식, 헌화 및 분향, 조총 및 묵념, 영현 운구 순서로 진행됐다.

해병대 사령관 전진구 중장은 조사에서 “5인의 해병을 뼈 속에 새기고 뇌리에 각인하겠다. 그들의 꿈과 우리의 꿈은 하나였다. 해병대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더 안전하고 튼튼한 날개를 달고 5인 해병의 꿈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밝혔다.

23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해병대 제1사단 도솔관에서 열린 ‘상륙기동헬기 추락사고 순직 장병 합동영결식’에서 순직 장병들의 살아생전 추모영상이 나오고 있다. 포항/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전 중장의 조사에 이어 순직한 장병 동료들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고 김정일 대령의 해군사관학교 50기 동기생 이승훈 중령은 추도사에서 “너를 이렇게 허망하게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에 비통함이 밀려온다”며 울먹였다. 고 노동환 중령의 사관후보생 99기 동기생 김성준 소령은 “마지막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았을 모습을 떠올리면 가슴 아프지만 좋았던 시간과 아름다운 기억만 가지고 하늘에서 지켜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료들은 울먹이며 힘들게 추도사를 읽어나갔다.

이날 영결식에서 순직한 장병들의 영정 양쪽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가 보낸 조화가 놓였다. 하지만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이 영결식에 참석하려다가 유가족들에게 항의를 받고 쫓겨났다. 유가족들은 김 비서관에게 “(청와대가) 일찍도 조문객을 보낸다”, “한국당도 조문하러왔는데 민주당은 한 명도 안 왔느냐”며 항의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자유한국당 박명재·정종섭, 바른미래당 유승민·하태경, 정의당 김종대 의원 등이 참석했다.

지난 17일 오후 4시41분께 포항시 남구 해군 제6항공전단 안 비행장에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이 추락해 5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순직한 장병 유가족들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장례 절차를 거부해왔다. 해병대와 유가족들은 지난 21일 포항 마린온 헬기 추락 사고를 조사할 민·관·군 합동 조사위원회를 양쪽 동수로 구성하고, 유가족들이 추천하는 인사를 위원장에 선임하기로 합의했다. 순직 장병들의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포항/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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