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엄포에도 '대장주' 집값은 꼿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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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8.28. 오전 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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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대표 아파트 단지들의 가격이 8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기로 하면서 일부 재건축 단지의 집값이 꺾였지만, 핵심 입지의 대단지 아파트의 상승세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2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8월 ‘선도 아파트 50’ 지수는 103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선도아파트 50 지수는 전국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의 시가총액을 매달 계산해 지수로 표시한 것이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재건축 추진 단지와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등 신축 단지, 이촌동 한가람아파트 등 10~20년차 단지가 대거 포함돼 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주상복합 단지와 과천 원문동 래미안슈르와 대구 황금동 캐슬골드파크 등 서울 외 지역 아파트들도 들어갔다.

그동안 선도 아파트 50지수는 시장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했다. 핵심 지역 대단지 아파트 값이 먼저 움직이고 기타 지역 및 중·소 규모 아파트 값이 따라 움직이는 흐름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선도 아파트 50 지수는 2010년 3월 67.9(2019년 1월=100)를 기록한 이후 2013년 여름까지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3년 8월 55.8까지 내린 지수는 서서히 오르기 시작해 2015년부터 오름폭이 커졌고, 지난해에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부동산 시장 과열을 그대로 보여줬다. 정부가 9·13 대책을 내놓던 9월 지수는 한 달 만에 5.43%나 올랐다.

하지만 9·13 대책과 9·21 대책이 연달아 나오면서 상승세는 주춤해졌고, 11월 101.8을 찍은 이후 올해 4월까지 줄곧 하락세를 이어갔다. 5월부터 조금씩 오르던 지수는 7월 들어 전월 대비 3.75%나 상승하면서 101.7을 기록했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추진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정부 발표에도 8월 들어 선도 아파트 50 지수는 다시 1.54% 오르면서 역대 최고치인 103.2를 기록했다. 다만 정부의 정책 발표 여파로 재건축 단지의 거래가 위축되며 지수의 상승 폭은 줄었다.

주요 단지의 시세(KB국민은행 기준)를 보면 대표적인 재건축 추진 아파트인 은마아파트의 전용면적 76.79㎡ 시세(일반평균가)는 작년 9월 18억원을 기록한 이후 올해 3월 15억1000만원까지 하락했다가 7월에는 17억6250만원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8월 들어서는 오름세가 멈춘 상태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97㎡의 시세는 8월 들어 직전 최고가인 29억원을 회복했다. 이촌동 한가람아파트 전용면적 84.89㎡는 올해 1월 12억원까지 올랐다가 2월 11억5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8월 들어 11억7500만원으로 시세를 회복했다.

일반 아파트보다 저평가됐던 주상복합을 보면 타워팰리스 1차 전용면적 84.13㎡가 지난해 1월 13억원에서 올해 1월에는 14억5000만원으로 올랐고, 8월에는 17억5000만원까지 호가한다.

지방 부동산을 보면 과천 래미안슈르 전용면적 84.96㎡는 작년 10월 11억5000만원까지 올랐다가 올해 3월에는 10억7000만원까지 내렸지만, 8월 들어 11억6000만원으로 전고점을 돌파했다. 대구 캐슬골드파크 전용면적 84.97㎡ 시세는 지난해 10월 5억4000만원으로 오른 이후 시세가 유지되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대출 규제에 금리 인상 우려가 더해지면서 1분기 주요 단지의 시세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금리가 오히려 내리면서 유동성이 풍부해졌고, 장기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서울 알짜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면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과 경기 침체 등이 수요를 다소 위축시킬 요인이긴 하나 알짜 아파트에 쏠리는 수요를 잠재우지는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강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재원 기자 tru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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