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명 짓고, 분양가 협상…둔촌주공, 재건축 막판 스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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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1.30. 오전 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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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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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달 새 단지명 확정키로
- 관리처분계획변경안, 구청 넘어 곧 HUG로
- 4300억 늘어난 공사비, 3월 중순 검증 결과 날 듯

재건축 공사 중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단군 이래 최대 규모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의 둔촌주공아파트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전 일반분양을 하기 위해 막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모든 건축물 철거를 마친 둔촌주공은 새로 아파트 단지 이름짓기에 골몰하는 중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의 분양가 협상, 한국감정원의 공사비 검증에 따른 시공사와의 공사비 계약 조정 등은 남은 난관이다.

◇델루시아? 올림픽파크포레? 단지명, 내달 초 결정

28일 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은 새 아파트단지 명칭 선정을 위한 의견 수렴 작업을 벌이는 중이다. 시공에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 4곳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한 건설사의 브랜드를 쓸 수 없어, 조합원 뜻을 모아 새 단지명을 짓겠단 방침이다. 지난달 임시총회에선 ‘델루시아’가 1713표(36.1%)를 얻어 단지명 선호도 1위를, ‘에비뉴포레’ 14118표(29.9%)로 2위를 차지했지만 일부 조합원들이 강하게 반대하면서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임시총회 후 일부 조합원들은 뒤늦게 ‘올림픽파크’를 넣어야 한다면서 조합원 동의서를 걷고 있다. 송파구 올림픽공원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을 이름에 담아 단지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겠단 계산이다.

한 조합원은 “둔촌주공 재건축 네이밍에서 유일하게 고급이미지를 줄 수 있는 단어는 ‘올림픽파크’ 밖에 없다”며 “올림픽파크가 포함되지 않으면 우리 단지 이미지는 강동구 아파트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조합원도 “에비뉴포레에서 포레만 따서 올림픽파크포레, ‘올파포’로 부르자”고 제안했다. 또다른 조합원은 “6000여명 조합원 중 550여명이 변경 동의서를 냈고 계속 동의서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둔촌주공조합은 다음달 대의원 회의를 열고 최종적으로 단지명을 정한단 계획이다. 최찬성 조합장은 “올림픽파크포레를 새로 후보군에 넣어 다음달 초순 내로 대의원 회의에서 이름을 결정 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주 HUG에 분양 보증 신청…3월 중순엔 공사비 검증 결과 받아

일반분양가 책정은 둔촌주공 재건축이 맞닥뜨릴 마지막 큰 산으로 꼽힌다. 둔촌주공은 지난해 말 임시총회에서 관리처분계획변경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지난 16일엔 강동구청에서 이 변경안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전체 1만2032가구 중 4786가구에 달하는 일반분양가를 3.3㎡당 3550만원, 나머지 조합원 분양가는 2725만원으로 각각 정한 게 골자다. 하지만 HUG 측의 고분양가 관리 사업장 심사기준에 따르면 일반분양가는 인근에서 지난해 6월 분양한 ‘고덕자이’ 분양가의 105% 수준인 3.3㎡당 2600만원에 그친다. 3.3㎡당 1000만원에 육박하는 간극이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최찬성 조합장은 “다음주께 HUG에 분양가 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지금까진 HUG에서 같은 행정구역 내 분양단지를 기준으로 삼았지만 우리가 이의를 제기해 공시지가가 유사한 단지를 적용하는 방안을 내부검토 중인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공시지가가 3.3㎡당 1623만원으로 둔촌주공의 60% 수준인 서울 광진구 화양동 ‘e편한세상 광진그랜드파크’가 1년 전 3.3㎡당 3370만원에 분양한 만큼, 둔촌주공은 이보다 더 높은 분양가를 받는 게 합리적이란 주장이다.

HUG 측 관계자도 “꼭 둔촌주공아파트 때문은 아니지만 고분양가 심사기준에 있어 미진한 부분을 제도 개선하려 내부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3.3㎡당 2600만원보다 다소 높은 분양가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단 얘기다. HUG로선 둔촌주공이 워낙 대단지여서 분양가상한제 내 분양 일정을 맞추지 못할 경우 서울 전체 공급량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조합으로선 HUG의 분양 보증을 받지 못하면 분양가상한제 규제 속 후분양제를 택해야 해, 결국 양측이 적정 수준의 일반분양가로 타협할 수밖에 없으리란 관측이다.

한편 조합은 HUG와의 일반분양가 협상과 별개로 한국감정원에 의뢰해둔 공사비 검증 결과를 3월 중순께 받아들고 시공사들과 공사비 조정협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둔촌주공은 2016년 현대건설 등 컨소시엄과 2조6780억원 공사비를 계약했지만 최근 컨소시엄이 내민 공사비는 이보다 4307억원(약 16%, 상가 공사비 제외) 늘었다. 공사비 증액분이 1000억원이 넘어, 공사비 검증엔 최대 90일이 소요된다. 감정원 관계자는 “자료 보완 요구와 제출 등에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반분양가에 영향을 줄 요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미영 (bomna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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