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품고 빙과업계 '실질적' 1위 도약

입력
수정2020.04.01. 오전 8:24
기사원문
최동현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인수…실질 점유율 42% '독주'
"해태 법인 유지한다"지만…빙과시장 '지각변동'
전창원 빙그레 대표이사© 뉴스1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품고 국내 빙과업계의 '실질적'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업계 2위 빙그레가 4위 해태아이스크림 지분을 100% 인수하기로 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절반 가까이 장악하는 모양새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의 브랜드파워를 고려해 법인을 유지하면서 주식만 전부 매입하기로 했다. 따라서 Δ롯데제과 Δ빙그레 Δ롯데푸드 Δ해태아이스크림으로 이어지는 '표면적' 점유율 순위는 그대로다.

하지만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완료한 이후부터는 해태아이스크림의 매출이 고스란히 빙그레에 꽂힌다.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빙그레가 무려 42.2%에 달하는 시장 지배력을 가지면서 독보적인 1위 기업으로 군림하게 된다.

31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해태제과식품과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양수주식은 해태아이스림의 주식 100만주 전량이며 양수금액은 1400억원이다. 이날 양수대금의 10%(140억원)을 지급한 빙그레는 매매계약상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면 잔금을 치른 뒤 해태아이스크림을 완전히 품에 안게 된다.

업계는 빙그레와 해태제과의 '빅딜'을 통해 국내 빙과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200%대 부채비율에 허덕이던 해태제과는 자금건전성을 높이고 내실을 다질 '실탄'을 확보하게 됐다.

해태아이스크림은 지난 1월1일 모회사 해태제과로부터 분사한 완전 자회사다. 해태제과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아이스크림 사업부를 분할하고 인수대상을 물색해왔다. 해태제과는 새로 확보한 1400억원의 유동성을 부채상환과 과자공장 신규 설비투자에 쓸 방침이다.

관건은 '빙과시장의 재편'이다. 빙그레는 업계 '빅4' 중 하나인 해태아이스크림 존재감을 고려해 법인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주식만 100% 매입한다는 전략을 짰다. 대외적으로는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이 각각 사업을 영위하지만, 수익은 빙그레가 모두 가져가는 셈이다.

2019년 3분기 매출액 기준 국내 빙과시장 점유율(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닐슨코리아)© 뉴스1

업계는 표면적으로는 롯데제과와 빙그레의 '양강구도'가 계속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빙그레가 시장 점유율 절반을 가져가는 '이중구조'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매출액 기준 우리나라 빙과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가 29%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빙그레는 26.9%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롯데제과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어 Δ롯데푸드(15.8%) Δ해태아이스크림(15.3%) Δ하겐다즈(3.4%) Δ롯데리아(1.4%)가 뒤를 잇고 있다.

매출액으로 보면 롯데제과가 1398억6900만원으로 빙그레(1300억6500만원)을 약 100억원 가량 앞선다. 이른바 '빙과업계 4대 기업'이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87%에 달한다.

하지만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과 실질적인 동일체가 되면 빙그레의 시장 점유율이 42.2%로 확장된다. 롯데제과를 13.2%포인트(p)의 격차로 따돌리며 독보적인 1위 기업으로 부상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을 동일체로 본다면 롯데도 그룹 단위로 비교해야 격이 맞다"고 주장한다. 이 경우 롯데제과, 롯데푸드, 롯데리아가 총 46.2%의 점유율을 확보하게 돼 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을 앞서게 된다.

하지만 "롯데는 계열사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의 지분을 전부 쥐고 있지만, 롯데 계열사는 각기 다른 회사여서 동일한 잣대를 들이밀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별로 본다면 업계 순위는 변동이 없겠지만,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1위는 빙그레가 될 것"이라며 "최종 인수가 끝난 다음 분기부터 시장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빙그레 관계자도 "해태아이스크림이 보유한 아이스크림 브랜드들을 활용해 양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해외 유통망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더욱 넓힐 수 있을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dongchoi89@news1.kr

▶ 네이버 메인에서 [뉴스1] 구독하기!

▶ 4.15총선 관련뉴스 ▶ 해피펫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