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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류유산 그리고 소파술

안녕하세요
요즘 소소한 일상 포스팅도 없고
블로그 관리도 엉망

4월 말에 임테기 두 줄을 보고
임신 6주차 증상까지 꼼꼼하게 기록했는데

제목처럼 계류유산과 소파술을 하게 되어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더라고요

아무렇지 않은 척 넘어가고 싶기도 했지만
이미 포스팅으로 이웃님들에게
축하도 많이 받아서
이렇게 다시 돌아왔습니다
♡˖꒰ᵕ༚ᵕ⑅꒱

며칠 동안 남편, 가족들과 함께
펑펑 울고 또 울고
마음의 준비도 많이 하고 수술했던지라
지금은 많이 안정된 상태에요

계류유산 기록 천천히 포스팅해볼게요

2018. 04. 30
이건 임신 4-5주차
처음 산부인과 방문해서
초음파 확인했을 때

이때까지만 해도 자궁도 건강하고
아기집 자리도 이쁘게 잘 잡았다고 해서
남편이랑 너무 기뻐했어요

그 사이 입덧이 살짝 있다가
급 먹덧으로 돌변하여 미친듯이 먹을 때
(이때 바로 병원에 갔어야 해요..)
입덧이 갑자기 사라지면
바로 의심해봐야 한다고!!!

2018. 05. 23
일이 너무 바빠서
병원 가는 날을 미루고 미루다
8주 정도 접어들었을 때
해맑게 산부인과에 방문

병원에 있는 뚱뚱이 곰돌이한테
아니 여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냐며
그저 해맑게~

오늘은 우리 블리 심장소리 듣는 날 ♪⁺
다들 심장소리 들을 때 눈물 난다고 ~
엄청 두근 두근하며
블리 심장소리를 기다렸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계속

“아기가 없네~”
“음.. 심장소리도 안 들리고”

근데 아기집 안에 뭔가 있어서
설마 아니겠지~~하고 계속 지켜봤어요
아무래도 계류유산인거 같다고
밖에 나가서 얘기하자고

젤리곰과 심장소리를 기대하고 갔다가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게 된거죠

"계류유산인거 같아요"
"마음의 준비하셔야 할거 같습니다..."

남편이랑 저는 너무 당황스러워서
그냥 아무 말이 안나옴

부동산에 급한 계약이 있어서
남편은 출근했다가
2시간 만에 다시 저한테 달려왔어요
입술 부르르 떨며 아무것도 못하겠다며

밥 먹고 바람 쐬러 드라이브 갔다가
카페가서 계류유산에 대해 폭풍 검색

자연유산이 아닌 계류유산인 경우
소파술까지 진행하여
잔류하고 있는 태아를 꺼내야 한다는
무시무시한 말들


입덧 없어진 거 말곤
출혈이나 다른 증상이 아예 없었기 때문에
유산을 의심해볼 여지가 없어
더 충격적

2018. 05. 28
계류유산 소파술 받은 날

소파술 받기 전날
블리의 블자만 들어도 눈물 펑펑
남편이랑 너무 울어서
둘 다 팅팅 부은 눈으로 병원행
혹시 모르니까 초음파 한번 더 확인
뛰지 않는 심장과
확연히 줄어든 아기집 확인하고
바로 수술 진행하기로

이때 자궁이 안 열려 있으면
자궁 열리는 시술 후 1~2시간 후에
수술해야 한다고 해요
저는 다행히 자궁이 열려있어
바로 수술 가능했어요

수면마취
1시간 뒤에 깨어나니까
링겔(영영제) 맞고 있었고
남편은 밖에서 기다리고 있고
고생했다고 토닥토닥하고
집에 도착

시엄마가 미역국이랑 밑반찬 해주셔서
그거 먹고 바로 누워서 하루 종일 잤어요

생리통처럼 아랫배가 슬슬슬 계속 아프고
한 3일째까지 계속 피가 나와요

최소 3일은 푹 쉬어야 한다는데
전 하루 쉬고 바로 업무복귀 ㅠ.ㅠ

수술한 지 며칠이 지났고
수술하면서 마음의 정리도 됐다고
생각했는데 쓰다 보니 또 눈물이 난다는

짧은 기간이었는데
너무 많은 정을 쏟아부은 거 같아요

계류유산 선고? 받고 임신 실패로 인해
감정적 기복이 심해지고,
심한 경우 우울증까지 온다고 하는데
옆에 있는 남편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요!

(물론 남편도 굉장히 힘들겠지만
내가 더 힘들다고!!!)

계류유산 검색하고 계신 분들한테
조금이나마 위로 드리고 싶어요

훨~씬 더 건강한 아기가
찾아 오려고 하는 거니까
너무 슬퍼하지 마시고
다시 건강한 자궁 만들어서
이쁘고 건강한 아기 기다려 보자고요!!!


계류유산 소파술 후기
블리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