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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 “‘가짜’ 가사는 쓰기 싫어요” [화보&인터뷰]



Mnet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2’에서 ‘미친개’를 읊조리던 스물둘 예지는 아이돌 래퍼인 자신을 색안경 끼고 바라보는 이들을 향해 분노를 꾹꾹 눌러 담아 독기 서린 감정을 날카롭게 던졌다. 올해 스물넷이 된 그녀는 두 번째 솔로 앨범 ‘아낙수나문’을 통해 자신에게 각인된 센 이미지와 독할 것이라는 편견을 여유롭게 되받아쳤다. “현재의 내가 지금 아니면 할 수 없는 것에 몰두한다”는 예지는 자신이 쓴 모든 가사는 그 상황에서 해야 할 말들이었다고 담담히 말한다. 그녀는 언제나 매 순간에 충실하기에 후회하지도 미련을 남기지도 않는다. 예지가 단단히 쌓아올린 현재의 모습은 결코 우연의 결과물이 아니다.







Q 오늘 촬영 어땠어요?
▲ 사실 속옷만 입고 하는 화보 작업은 처음이라 걱정을 많이 했어요. 저는 비키니 정도의 수위를 예상했거든요. 그 정도는 아니라 다행이었어요.(웃음) 걱정한 거에 비해서 훨씬 수월했고, 재미있게 촬영한 것 같아요. 또 휠라 속옷이랑 의상을 같이 매치하니 정말 예쁘더라고요. 평소 스포티하고 힙스러운 느낌의 옷차림을 좋아하는데 휠라 옷을 이렇게 입어도 예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요즘 어떻게 지내요?



▲ 2년 전,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2’에 출연하고부터 바로 얼마 전까지 한 번도 쉰 적이 없어요. 그 프로그램이 끝난 뒤 제 솔로 앨범이 나왔고, 피에스타 앨범이 2장 나왔어요. 여기에 JTBC ‘힙합의 민족2’에 프로듀서로 출연해 레슨도 했죠. 또 얼마 전에는 제 두 번째 솔로 앨범에 이어 술제이 오빠와 컬래버레이션한 디지털 앨범을 발표했어요. 정말 쉴 틈 없이 2년간 일했어요. 현재는 휴식기인데 되게 오랜만에 쉬어서인지 ‘이게 휴가인가? 쉬어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에 오락가락해요. 쉬면서도 계속 뭔가를 더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래도 최대한 쉬려고 하고 있어요. 제가 집에 있는 걸 좋아해서 집에서 쉬면서 바빠서 못 들어본 음악을 여유롭게 듣고 있고, ‘하이킥’ 시리즈나 ‘순풍산부인과’ 같은 옛날 시트콤을 다시 찾아서 보고 있어요.

Q 올해 5월, 두 번째 솔로 앨범 ‘아낙수나문’을 발표했어요. 심의 탓에 방송 출연을 하지 않기로 선언했었죠.
▲ 이미 정해진 가사와 안무를 심의 문제로 인해 바꾸면 의미가 정말 말도 안 되게 바뀔 수 있겠다 싶었어요. ‘내가 보여주고 싶은 바가 명확히 있는데, 이것저것 따져가며 조금 변화시켜서 보여주는 게 큰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자칫하다간 가사가 유치해질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한 번쯤은 나를 궁금해할 팬분들과 대중들에게 해보고 싶었던 이야기예요. 그래서 방송 심의에 문제 될만한 부분을 바꾸지 않기로 결심했죠.



Q 방송이 수익이나 화제성을 얻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통로인데 아쉽지는 않나요?
▲ ‘이걸 가지고 음악방송에서 몇 위를 할 거야!’ 이런 마음은 전혀 없었어요. 수익도 화제성도 바라지 않았죠. 그래서 아쉽다는 마음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했으니 후회는 없다. 다음에는 대중들이 원하는 음악을 해야지’ 정도의 마음이었어요.

Q ‘이번 앨범이 잘 안 돼도 후회 없을 만큼 해보고 싶은 걸 다 해봤다’고 말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인가요?
▲ 저는 매 순간, 매 상황에 충실한 스타일이에요. ‘현재의 내가 지금 밖에 할 수 없는 것’을 되게 많이 생각해요. <언 프리티 랩 스타 2>에서 ‘미친개’를 불렀던 건 그 상황에서 해야 할 말들이었기에 했던 거고, ‘아낙수나문’은 지금 할 말이기에 한 거예요. 지금 밖에 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시간이 지나면 현재 가지고 있는 이런 마음조차 안들 것 같은 것들 있잖아요. 제가 지금 24살인데 ‘미친개’ 할 때가 22살이거든요. 22살 때가 조금 더 독했고 패기 있었죠. 24살인 지금은 패기는 있지만 그만큼의 독기는 없어요. 지금 밖에 할 수 없는 그 순간을 놓치면 절대 ‘미친개’나 ‘아낙수나문’ 같은 가사는 나올 수 없어요. 그렇기에 지금 할 수 있는 걸 해야겠다는 마음이었고 그런 의미에서 후회가 없다는 말이었어요.



Q 쿨한 스타일인 것 같아요.
▲ 사람들은 저한테 ‘쿨하다, 시원시원하다’고 말씀해주시지만 저는 ‘쿨하다’는 말을 안 좋아해요. 제가 쓴 가사 중에 ‘쿨하지 못해 나쁜 사람 됐네’라는 부분이 있거든요. 저도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에요. 이 일을 하면서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지만 그에 반해 나쁜 사람도 많이 만났기에 사람에 대한 기대치가 많이 없는 편이에요. 그래서 모든 일에 무덤덤해졌어요. 어차피 날 싫어하는 사람은 내가 뭘 해도 싫어할 거고, 날 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뭘 해도 날 믿어줄 사람이라는 걸 알죠. 그래서 제가 어떤 일에 실패하면 크게 개의치 않고 ‘어? 그랬구나’라고 할 수 있는 거예요.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2’ 때도 “탈락했는데 기분이 어때요?”라고 물으면 “빨리 집에 가서 다음 곡을 써야 할 것 같아요”라고 했고, “탈락했는데 화 안 나요?”라고 하면, “화날 게 뭐 있어요. 영구 탈락된 게 아니니 집에 가서 다음 미션 곡 연습해야죠, 어서 가서 벌스 하나라도 더 쓸래요”라고 말했죠.

Q 모든 일에 덤덤해지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예요?



▲ 워낙 어릴 때부터 댄서 생활과 연습생 생활을 했어요. 그 안에서 숱한 과정을 겪다 보니 점점 실패가 무섭지 않게 됐죠. ‘나 실패했어. 어떡하지?’라는 마음보다는 ‘실패할 수도 있지, 넘어질 수도 있지’라고 생각해요.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2’ 출연하기 전에 전 이미 데뷔 4년 차였어요. 데뷔를 했지만 ‘내가 잘 안됐구나, 잘 안될 수도 있지, 내 생각대로 되란 법은 없어. 그렇지만 언젠가 잘되겠지’라는 마음이 항상 있었어요. 그리고 그때를 대비해 저만의 총알을 만들어뒀고,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2’라는 기회를 잡은 거예요.

Q 매 순간에 충실하기에 만족도와 행복감도 클 것 같아요.
▲ 맞아요. 저는 어릴 때부터 욕심이 크지 않아서 난 충분히 행복하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저는 작은 목표를 하나씩 이뤄나가는 타입이거든요. 예를 들면, ‘무대에 서는 게 꿈이야. 어? 나 무대에 섰네, 나 꿈 이뤘어. 무대에 서봤으니 다음 목표는 뭘로 정할까? 나 노래하고 싶어. 그럼 노래 연습을 해야겠네? 노래 연습을 해야 하니 회사를 들어가야겠네. 회사 들어왔네? 그다음에는 뭐 하지?’ 이런 식으로 작은 목표를 하나씩 차차 이뤄갔기에 1에서 10을 바라지 않았어요. 1에서 1.5만 되어도 난 행복하다고 생각했죠.



Q 힘들거나 지칠 때는 어떻게 극복해요?
▲ 제 팬카페에 ‘Dear 예지’라고 해서 팬들이 편지를 주세요. 저도 ‘From 예지’로 팬분들께 편지를 써요. 팬카페의 팬 레터와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세지도 다 읽고, 자필로 오는 팬 레터도 다 모으고 있어요. 힘들거나 지칠 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그런 걸 읽고 있으면 ‘나는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살면서 연애편지를 받아본 적이 없는데 연애편지를 받아보면 이런 느낌일까 싶은 간질간질한 느낌이 있어요. 나는 참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울해지는 일이 없어요. 기분이 조금 꿀꿀하다 싶으면 술 한잔하고 편지 한 번 읽고 잠들면 정말 물 흐르듯이 흘러가요. 다음날 잠에서 깨어나면 꿀꿀했던 일을 까먹어요. 하하.

Q 래퍼인데도 최근에 MBC ‘복면가왕’에 출연해 노래를 했어요. 랩, 노래, 춤 등 각 파트를 잘 소화해서 다른 사람 같은 느낌도 들었어요.
▲ 제가 순간 몰입도가 굉장히 높고 빨라요. ‘미친개’를 부를 때는 이거 하고 탈락해도 상관없으니 무조건하고 가겠다는 심정으로 했어요. 감정을 꾹꾹 눌러 담았죠. 사실 전 눈물이 거의 없어요. 너무 슬프면 목이 아프기까진 한데 그 이상 터지지는 않죠. 그래서 이런 감성으로 노래를 표현하는 게 가능할까 싶었어요. 제가 노래로 회사에 들어오긴 했지만 포지션이 나뉘면서 래퍼가 됐어요. 그래서 이젠 노래할 일 없겠다는 생각에 얼마 전까지 단 한 번도 노래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복면가왕’ 덕에 노래 연습을 하게 된 거예요. 어릴 때는 사랑 노래나 누군가를 위로하는 노래 감성이 와닿지 않았어요. 그런데 노래 연습하려고 가사를 하나하나 들여다보니 와닿는 게 정말 많더라고요. 그리고 ‘복면가왕’ 방송에서 들려드리진 못했지만 tvN 드라마 ‘도깨비’ OST인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는 노래도 준비했었어요. 가사가 너무 좋아서 하나하나 곱씹으면서 연습했던 곡이에요.



Q 베이빌론, 정채연, 술제이 등 많은 분들과 컬래버레이션 앨범을 냈죠. 함께 작업했던 앨범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아티스트는 누구예요?
▲ 키디비, 길미, 수민 언니랑 함께 작업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 첫 솔로 앨범에 수록된 곡 ‘쎄쎄쎄’죠(웃음). 넷이 술 마시다가 ‘야 쎄쎄쎄 훅 써보자’라고 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원래는 동요 가사인 ‘아침 바람 참 바람에 울고 가는 저 기러기’를 훅으로 쓰려고 했죠. 그러다 ‘아니야, 좀 더 웃기게 가자’라고 해서 지금의 ‘쎄쎄쎄’ 가사가 만들어진 거예요. 우리끼리 신나서 재밌게 만든 곡이에요. 친한 사람끼리 놀 듯이 작업할 때가 제일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아요. 일하는 것 같지 않잖아요. 녹음실에 있을 때도 누구는 녹음을 하고 있으면 또 누구는 옆에서 춤을 추고, 또 누군가는 밥을 먹고 있고 이런 게 정말 아무렇지 않았어요. 정말 놀듯이 일했거든요.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아요.

Q 대중들이 알고 있는 예지 모습이 아닌 실제 자신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궁금해요.



▲오늘 촬영하면서 보셨겠지만 저는 장난기도 많고 일상생활이 가능한 사람이에요. 하하. 제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충격받았던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친구랑 같이 길을 가고 있는데 어떤 분이 제게 와서 사인을 부탁하시길래 해드렸어요. 옆에서 친구가 웃긴 얘기를 해서 웃었는데 그분이 놀랍다는 표정으로 “어? 예지씨 웃기도 하시네요”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때 ‘아, 내가 대중에게 웃는 모습을 보여드린 적이 많이 없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평범한 저의 일상을 보여드리는 방송을 해보고 싶어요. 예를 들면 채널A의 <개밥 주는 남자> 같은 거요. 평범한 스물넷 예지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말 걸면 물 것 같다는 얘기도 가끔 듣거든요. (웃음) 물론 강한 모습도 제 모습이긴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장난기도 정말 많아요. 노는 모습, 풀어진 모습, 힘을 뺀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많이 없었던 것 같아서 그런걸 보여 드리고 싶은 마음이예요.

Q 가사를 쓸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뭐예요?
▲ 가짜를 쓰고 싶지 않아요. 예를 들면, 래퍼 중에 ‘나는 좋은 차를 타고 좋은 시계를 차고 다니지’라는 내용을 가사로 쓰시는 분이 있잖아요. 그런 분들은 놓여 있는 상황이나 환경이 그 가사처럼 정말 팩트예요. 그 가사는 정말 팩트라 멋있는 거죠. 그게 진짜니까요. 그런데 전 차도 없는데, 제 가사에 ‘난 좋은 차를 몰고 다니지’라고 쓰면 이건 거짓이잖아요. 그분들이 가사에 팩트를 써서 멋있는 것처럼 저도 제 상황에 놓인 팩트를 쓰고 싶어요.



Q 래퍼로서 목표로 하는 게 있다면요.
▲ 가사를 쓸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같은 건데 적어도 잘하고 못하고는 둘째고, ‘예지는 가짜를 말하는 래퍼는 아니구나’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지금이든 나중이든 저는 현재의 제가 할 수 있는 말을 할 거고,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고 제가 느끼는 감정을 가사로 쓸 거예요. 남들이 생각해도 ‘예지는 참 매 상황에 솔직한 래퍼야’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진행 김두리 인터뷰 정수미 스타일링 서하영 포토그래퍼 이경진 비하인드 포토그래퍼 정유진 헤어 애리(제니하우스) 메이크업 송이(제니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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