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 광주 사고 본 전문가들 “이 정도 사고면 건물 철거해야”

입력
수정2022.01.12. 오후 12:17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공사 중인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건물 외벽이 무너져 내린 사고와 관련해 사고 원인에 대한 분석이 다각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건축 전문가들은 “건물을 철거하고 재시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1일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내린 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공사현장. /연합뉴스

11일 광주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6분쯤 화정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조호익 광주 서부소방서 재난대응과장은 이날 사고 현장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 23~34층 외벽이 붕괴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크레인이 무너지며 건물 외벽과 부딪혔고, 이 충격으로 건물 외벽이 무너졌다고 보고 있다.

현재까지 타설 작업에 투입된 인원 중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고 부상자는 발생했다. 구조물이 땅으로 떨어지며 현재까지 3명이 자력으로 대피하고 3명이 구조됐다. 구조된 사람 중 2명은 도로변 지상 컨테이너에 있다가 잔해물이 떨어지면서 갇혔으며, 1명은 1층에서 공사를 하다가 잔해물에 부딪혀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만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이날 투입된 작업자 중 6명이 연락 두절인 상황”이라고 했다.

이 사고를 지켜본 건축 전문가들은 크레인 충격 이외에도 시공 불량의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조창근 조선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아직 단정할 수 없지만, 자연재해로 발생한 사고의 유형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벽이 탈락해 붕괴되는 사고는 웬만해선 일어나지 않는다. 공사 과정에서 무언가 잘못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조 교수는 “콘크리트 양생 불량이나 철근 연결 불량, 상층부 물건 과다 적체로 인한 하중 압력, 외부 크레인으로부터의 충격 등이 원인일 수 있다”면서 “건물의 다른 여러 부분에 균열이 나고 변형이 발생했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정도면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 지어야 한다”고 했다.

최창식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는 “외벽 시공을 할 땐 시공 순서와 밸런스를 잘 잡아가야 하는데, 시공을 급하게 하며 시공하중을 제대로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금만 원칙을 잘 지켰으면 방지할 수 있었을 만한 사고”라고 말했다. 이어 “내부는 슬래브가 균형을 잡아줄 수 있지만, 외부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철거 후 재시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형준 기술사업평가사는 “콘크리트 양생 불량의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콘크리트 양생은 통상 ‘7일 사이클’ 등으로 불리며, 7일마다 한 층씩 올라가며 시공한다”면서 “겨울엔 기온이 낮아 콘크리트 속 수분 증발이 제대로 안 되는데, 이 경우 충분히 열을 가하며 양생을 제대로 해야 하지만 시공사 쪽에서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급하게 양생을 올렸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평가사는 이어 “양생 강도가 충분히 확보됐는지, 피해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면서 “이 정도로 외벽이 무너졌으면 건물을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 짓거나 최고한 사고가 발생한 부분은 철거하고 재시공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 사고로 아파트 입주가 예정보다 1년 정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입주 지연 배상금을 피할 수 없다. 당초 이 아파트는 오는 11월 입주 예정이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